[국가브랜드 표절 의혹]손혜원, “국제적 망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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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브랜드 표절 의혹]손혜원, “국제적 망신” 주장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7.06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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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국가브랜드 표절 의혹 제기하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 손에 든 종이에서 위가 프랑스 슬로건, 아래가 우리나라 슬로건이다. ⓒ 뉴시스

정부의 새 국가브랜드 '창의 한국(CREATIVE KOREA)'에 대한 표절 의혹이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MB(이명박 전 대통령) 정권 때부터 예견됐던 참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MB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빚어진 국제적 망신이라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6일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지난 4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국가브랜드가 '명백한 표절'이라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크리에이티브가 국가명 앞에 온 것과 빨간색, 파란색을 쓴 것을 보면 누가 뭐라고 해도 명백한 표절이다. (정부는) 빨간색, 파란색을 태극의 두 색이라고 우기지만 사실은 프랑스 국기 색깔"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새 국가브랜드와 프랑스의 경제투자 진흥캠페인의 슬로건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체부 측은 이날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비슷하게 보이지만 표절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국내외에서 많이 쓰는 용어(크리에이티브)를 우리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담아 재해석한 슬로건이다. 프랑스의 것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표절 여부를 떠나서 새 국가브랜드 자체에 대한 의문이 든다는 여론도 있다. 공모·제작하는 데 무려 35억 원이나 투자한 결과물치고는 창의적이지도 않고 평이하다는 비판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이 MB 정부 때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던 것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말도 나온다.

MB는 지난 2009년 국가 품격을 격상시키고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명분하에 국가브랜드위원회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설립했다. 당시 내각이 모두 위원으로 합류했고,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 정재계 유명 인사들이 위원장을 맡아 세간의 많은 관심을 끌었던 대형 프로젝트였다.

국가브랜드위원회는 이후 대한민국 명품 브랜드를 발굴하고 홍보하겠다며 한식 세계화, 한류 열풍 증대 등을 내세워 요란하게 활동했지만 그야말로 '요란한 빈 수레'에 그쳤고, 결국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기구 자체가 문을 닫기에 이른다.

MB 정부의 국가브랜드위원회 기업협의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한 인사는 지난 4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유명무실한 기구였다. 다들 한 자리 차지하느라 바빴고, 국가브랜드니, 한류니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다"며 "당시 열심히 참여했던 순진한 기업인들만 피해를 많이 입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국가브랜드위원회가 2009년 출범하자마자 후원을 맡아 야심차게 진행했던 AT&D(Advanced Technology & Design) 코리아 브랜드 사업(주최 지식경제부, 주관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코리아 브랜드로 선정됐던 한 강소기업 대표이사는 기자와 한 통화에서 "당시 코리아 브랜드로 선정되면서 많은 혜택을 정부 측 인사들이 약속했었는데 제대로 돌아온 건 하나도 없었다"며 "중소기업을 돕겠다는 취지에서도 벗어나서 삼성, LG, 현대 등 대기업들이 코리아 브랜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후에 다시 중소기업 위주로 선정 방식이 변경되긴 했지만 그때는 이미 국가브랜드위원회가 힘을 잃기 시작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브랜딩 업계의 한 관계자는 6일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MB 정권 때부터 우리나라는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려고 많은 투자를 했지만 전부 무위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들과 예술인들,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했는데 정부 측 인사들의 간섭이 심했던 게 큰 요인인 것 같다"며 "박근혜 정부의 국가브랜드 표절 의혹도 그 연속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 정권이 합작한 국제적 망신"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MB 정부 산하 국가브랜드위원회의 한 핵심 인사도 이날 기자와 한 통화에서 "이럴 거였으면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브랜드위원회를 폐지할 게 아니라, 그걸 바탕으로 국가브랜드를 제작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새 국가브랜드인 '크레이티브 코리아'도 정권 교체가 되면 폐지되지 않겠느냐. 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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