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쳐내는' 삼성 vs. '가꾸는' LG…상반된 전략, 최종 승자는?
스크롤 이동 상태바
'쳐내는' 삼성 vs. '가꾸는' LG…상반된 전략, 최종 승자는?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7.29 15: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택과 집중' 이재용 vs. '재정비' 구본무, 올해 하반기에 웃는 자는 '누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재계의 라이벌 삼성그룹과 LG(엘지)그룹이 올해 2분기 성적표를 받고 함께 활짝 웃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LG전자와 LG생활건강 등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이 당초 업계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를 보인 것이다.

세간의 관심은 벌써부터 올해 하반기에 쏠린다. 더욱이 두 그룹 총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서로 상반된 경영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흥미진진한 싸움이,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피 말리는 혈투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눈치다.

▲ 삼성그룹 CI(위) LG그룹 CI. 우리 재계의 영원한 맞수 삼성과 LG가 다시 한 번 혈투를 준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 각 사 홈페이지

右 전자-左 물산, 양 날개 펼친 삼성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50조9400억 원, 영업이익 8조1400억 원을 기록했다. 2014년 1분기 이후 무려 9분기 만에 영업이익 8조 원 시대를 다시 열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모든 사업 부문이 고르게 좋은 실적을 거뒀다는 점이다. 가전 부문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배나 증가한 1조300억 원으로 호 성적을 견인했고, 모바일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1.6배가량 늘어난 4조32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이를 뒷받침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도 1분기보다 4600억 원 증가한 2조7900억 원으로 힘을 실었다.

삼성물산도 깜짝 실적을 거뒀다. 삼성물산은 올해 2분기에 매출 7조510억 원, 영업이익 176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적자 행진을 마감하는 성과여서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지난 1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6120억 원이나 개선돼 흑자전환을 달성한 것이다.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이제야 온전한 양 날개를 펼치게 된 셈이 됐다. 그룹의 얼굴 삼성전자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 삼성물산을 필두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증권가의 전망도 밝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3분기에도 영업이익 증가 추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어난 8조5000억 원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 부실 선반영을 통해 수주잔고 건전성을 확보하게 됐다"며 "이번 2분기 말 실시한 인력구조조정 비용도 반영돼 다음 분기에도 1000억 원대 초중반 수준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고 관측했다.

右 전자-左 생건, 투톱 배치한 LG

당초 LG전자는 스마트폰 신제품 G5 흥행 부진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놀라운 성적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2분기에 매출 14조29억 원, 영업이익 584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139.5%나 증가한 수치다. 선방 정도가 아니라 '깜짝 실적'이었다.

모바일 부문이 영업손실 1535억 원으로 부진했지만, 가전 부문에서 영업이익 4337억 원을 기록해 이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었다. 특히 가전 부문에서 2분기 연속 9%대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게 눈에 띈다.

또 다른 주력 계열사 LG생활건강은 2분기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5539억 원, 영업이익 2254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18.5%, 34.1% 늘었다.

LG생건의 성장세는 그야말로 매섭다. 매출은 2005년 3분기 이후 44분기 연속 증가하는 모양새고, 영업이익 역시 45분기 연속 증가하고 있다. 최근 화장품 부문이 중국 시장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게 되면서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LG그룹 입장에서는 걸출한 공격수 둘을 거느리게 된 셈이 됐다. LG전자와 LG생건을 앞세워 올해 하반기에 골든골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의 전망도 나쁘지 않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의 하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줄은 13조5921억 원, 영업이익은 53% 늘어난 4217억 원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건은 프리미엄 화장품 위주로 중국 사업이 도약하고 있고 중국인 관광객이 주도하는 인 바운드 시장에서 빠른 실적 개선을 실현하고 있다"며 "3분기 실적 모멘텀 정점, 이후 완만한 실적 개선을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이재용-구본무의 상반된 경영 전략 예상…누가 웃을까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이끄는 삼성그룹과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이끄는 LG그룹이 올해 2분기에는 승부를 가리지 못한 모양새다. 올해 하반기에는 두 그룹 총수가 서로 상반된 경영 전략으로 자웅을 겨룰 것으로 보인다 ⓒ 뉴시스

삼성그룹과 LG그룹은 이번 하반기에 서로 엇갈리는 경영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쳐내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가꾸는' 형식이 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부친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줄곧 가지치기에 매진했다. 계열사 사옥을 연이어 매각하는가 하면, 잘나가던 삼성전자 모바일 부문 직원 6000명을 구조조정했고, 한화그룹·롯데그룹 등과 빅딜을 단행해 화학 분야에서 아예 손을 털었다.

이 같은 이 부회장의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견해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경영 철학을 위시해 끊임없는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구 회장은 미래가 불투명한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이를 재정비해 가꿔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 28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스마트폰 G5가 결론적으로 실패했다"고 깨끗하게 인정하고 "앞으로 G5의 교훈을 통해 신기술과 신공법에 대한 선행검증을 강화해서 제품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행사 직후 LG전자의 한 연구원도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모바일 부문에서 손을 놓겠다는 분위기가 아니다. 되레 내부적으로는 인적자원 이동을 통해 새로운 후속작을 이미 준비하고 있다"며 "후속 스마트폰과 자동차 부품이 LG전자의 미래를 이끌 것"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