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금호고속 인수 발표 뒤 ‘검은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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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 금호고속 인수 발표 뒤 ‘검은그림자’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6.07.29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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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공모채 입찰승인 증권사 아직 없어…자금마련 '난항'
금호산업 인수과정 수천억 빚 + 금호석화와 법정 분쟁도 '악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최근 금호고속 지분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금호그룹)이 자금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그룹 아시아나항공은 1000억 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각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제출했다. 하지만 요청서 제출 마감일인 29일이 지나기도 전에 아시아나항공을 ‘투자불가 종목’으로 결정한 증권사가 나오는 등 증권가가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증권사 중 처음으로 아시아나항공을 ‘투자불가’ 종목으로 지정했다. 회사채가 투자불가종목으로 지정되면 해당 증권사에서 판매가 금지된다.

유안타증권 측은 2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사내 신용검토위원회에서 입찰제안요청서를 검토한 결과, 아시아나항공을 ‘투자불가종목’으로 지정했다"며 "이에 우리 사에선 아시아나항공 관련 세일즈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공모채 대표주관사로 알려진 한화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입찰여부를 놓고 내부 논의 중이다. 한화투자증권 측은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유안타증권처럼 투자불가종목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입찰 참여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또한 동부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이 인수단으로 참여했다고 알려졌으나, 증권가에선 이들이 아시아나항공 입찰에 참여할 지는 미지수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 채권을 놓고 증권사들이 특별히 ‘고심’하는 이유가 있다.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1000억 원 공모채가 증권시장에 나왔다는 가정 하에 ‘시뮬레이션’(수요예측)한 결과, 투자 주문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공모채를 투자종목으로 지정한 증권사가 전무했던 것이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BBB)의 신용등급도 한몫했다. 일반적으로 증권가에서 ‘BBB’등급 이하는 ‘신용등급이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또 일각에선 ‘BBB’등급마저도 위태롭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정기평가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면서도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금호고속-금호타이어 인수는 성사될 수 있을까. 증권업계 반응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눈치다 ⓒ 뉴시스

금호그룹은 지난 25일 그룹재건을 위해 금호고속 지분을 연내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선 “금호고속 건이 마무리되면, 그룹재건의 마지막 과제인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증권가에서까지 자금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금호타이어는 둘째치고 금호고속이라도 성공적으로 인수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금호그룹의 부채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지난 6월 ‘재벌닷컴’이 국내 30대 대기업 소속 1042개 계열사의 재무상황을 분석한 결과, 금호그룹 24개 계열사 중 10곳이 부채비율 200%가 초과하는 ‘재무위험기업’으로 분류됐다. 이는 그룹 총 부채의 41.7%에 달하는 수치다.

또 지난해 금호그룹은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수천억 원의 빚을 떠안았다. 이 중 3500억 원은 내년 상반기 중 상환해야 한다.

여기에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과의 법적분쟁까지 쌓여 금호그룹엔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화는 지난 14일 ‘아시아나항공의 금호터미널 매각 과정에서 8000억 원대의 손해를 입었다’며 박삼구 회장을 포함, 아시아나항공의 김모 이사, 서모 이사 등을 상대로 서울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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