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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전당대회와 선택
<기자수첩>리더십 복원·외연 확대까지 두 마리 토끼 노려
2016년 08월 11일 (목) 정진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손을 맞잡은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 ⓒ 뉴시스

4·13 총선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정적이던 정치 집단을 오합지졸(烏合之卒)로 만들었다. 최대 180석, 최소 150석을 자신했던 선거에서 122석이라는 충격적인 성적이 도출되자, 새누리당은 전례 없는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져 허우적댔다. 친박계는 ‘김용태 혁신위’를 무산시키며 ‘자폭 테러’를 가했고, 이에 맞서 비박계는 ‘동네 양아치’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정치권에서는 분당설, PK(부산·경남)-호남 연합설 등 갖가지 시나리오가 떠돌았다.

그러나 이들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권력을 중심에 둔 구심력(求心力)을 바탕으로 분열 위기를 넘긴 새누리당은, 8·9 전당대회를 ‘결전의 장(場)’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호남 출신’ 이정현 의원을 당대표로 선출하며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냈다.

새누리당은 8·9 전당대회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잡았다. 우선 장점이던 강력한 리더십을 복원했다. 2014년 김무성 의원이 당대표로,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걷잡을 수 없이 삐걱댔던 당·청 관계를 목도한 당원들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수직적 리더십 구조로의 환원을 승인했다. 대통령의 ‘복심(腹心)’ 이정현 의원을 당대표로,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장우·조원진·최연혜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밀어올린 것은 박근혜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을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기자와 만난 비박계 의원 측의 한 관계자는 “친박계의 조직표도 조직표지만, 당원들 사이에서 ‘확실한 리더십’을 원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다”고 친박계의 당권 장악을 해석하기도 했다. 계파 갈등에 지친 당원들이 친박계에 힘을 실어주는 방식으로 당의 안정을 꾀했다는 뜻이다.

차기 대선을 위한 외연 확장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지난 총선에서 ‘텃밭’ 영남의 이탈을 경험한 새누리당은 “호남에서 20%대 득표율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이정현 의원을 새로운 리더로 뽑으면서 ‘호남 공략’에 나섰다. 실제로 지난 8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호남 지역에서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14.1%로 지난달 11일 조사(6.3%)보다 두 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이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여러 차례 ‘대선 후보 외부 영입’을 약속했다. 친박계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영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의원의 당대표 당선은 반 총장 영입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알려진 대로, 반 총장은 ‘충청 대망론’을 등에 업은 인물이다. 즉, 이 의원을 당대표로 선출함으로써 새누리당은 영남 + 호남 + 충청의 지역 연합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더욱이 이 의원은 스스로를 ‘흙수저’보다 못한 ‘무(無)수저’라고 지칭할 정도로 서민적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허름한 식당에 불쑥 들어가 주인과 대화를 나눌 정도로 소탈하며,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 31년 만에 당대표 자리에 오르는 ‘인간 승리’ 스토리도 갖고 있다. 법조인 출신 ‘엘리트’보다는, 훨씬 젊은 층에 어필하기 좋은 당대표인 셈이다.

전당대회 직후 정갑윤 의원은 ‘호남 당대표의 탄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 새누리당의 엄청난 변화”라며 “국민적 기대에 부응했다고 본다”고 기대섞인 반응을 내놨다. 반면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새누리당이 이 의원을 신임 당대표로 선출한 데 대해 “호남에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 의원의 당대표 당선이 기존의 정치 지형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총선 참패에서 기인한 분열 위기에서 ‘사상 최초의 호남 출신 당대표’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리고 이는 친박계의 리더십을 복원해 당을 안정시키면서, 미래까지 챙긴 ‘묘수’로 보인다. ‘이기는 습관’을 체화한 새누리당은, 이토록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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