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설]제3지대 ‘빅뱅’ 이뤄지나…박지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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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개편설]제3지대 ‘빅뱅’ 이뤄지나…박지원, ‘주목’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8.24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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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친문 제외한 비주류 연합 가능성…파괴력 클 것이라는 예상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플랫폼 정당론’으로 각 당 비주류 끌어안기에 나선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 뉴시스

정치권의 기류가 심상찮다.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끝나고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밀려난 권력’들의 이합집산(離合集散)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여기에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플랫폼 정당론’으로 군불을 때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본격적인 대선 국면을 앞두고, 전례 없이 거대한 변화의 분위기가 읽힌다.

여의도에서는 더민주당 전당대회 종료에 맞춰 여야 의원들의 행보가 빨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국민의당 김영환 사무총장은 21일 기자 간담회에서 “(더민주당 전당대회는) 결과를 볼 것도 없이 내용과 방향이 친노·친문 운동권 체제가 될 것”이라고 ‘친문 지도부’ 탄생을 기정사실화했다. 더민주당의 비주류 인사들 역시 “온라인 당원들은 사실상 친문(친 문재인)이라고 보면 된다”며 현실적으로 ‘친문 지도부’ 탄생을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이러다 보니 더민주당 비주류가 ‘제3지대 정계개편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지금의 흐름대로라면 친문이 더민주당 당권을 장악하고, 차기 대권 후보 역시 자연스럽게 ‘문재인 대세론’을 따를 수밖에 없다. 비주류 인사들은 자신들이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 후보로 가는 길의 ‘불쏘시개’로 쓰일 것이라고 우려한다. 박원순 서울시장, 손학규 전 상임고문 등 차기 대선을 노리는 주자들이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마침 새누리당 비박계의 입장도 비슷하다. 8·9 전당대회에서 ‘비박계 단일 후보’였던 주호영 의원이 패퇴하면서, 비박계는 친박계에 반대 목소리를 낼 명분마저 잃었다. 만약 친박계의 시나리오대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영입,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다면 비박계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제로베이스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약속한 만큼, 비박계도 제3지대 정계개편설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실제로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전당대회 직후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이제 비박계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탈당하면 당원들의 선택에 불복한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탈당은 어렵다”면서도 “명분이 만들어진다면 또 모르지만…”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친박계의 ‘독주’가 계속될 경우, 비박계도 ‘결단’을 할 여지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시간이 갈수록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는 국민의당은 정계개편이 가장 절실하다. 안철수 전 대표를 제외하면 마땅한 대권 주자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아무런 변화 없이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 패배는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이 정권을 노리려면 존재감을 높여야 하고, 이를 높이려면 국민의 관심을 끌어야 하며, 관심을 끌려면 이름값 높은 대권주자들이 국민의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국민의당이 ‘안철수당’으로 고착화되면 대선 승리의 가능성이 굉장히 희박해진다”며 “당헌·당규를 개정해 손학규 전 고문 등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우리를 선택할 수 있는 문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각 당 비주류와 국민의당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셈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4일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늘 그렇듯 정계개편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제3지대 정계개편설을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다만 정말로 제3지대에서 비주류들이 모일 수 있다면, 친박·친문에게 지친 유권자들을 끌어안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통합’의 이미지까지 선점할 수 있다”며 “파괴력이 상상 이상으로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어나기는 어렵지만, 일어나기만 한다면 큰 반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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