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회사 파문]정세균이 얻은 것과 잃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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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사 파문]정세균이 얻은 것과 잃은 것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09.03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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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부각·새누리 역풍 선사
후퇴 이미지에 지지층 실망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번 개회사 파문으로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새누리당의 무리수를 부추겼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반면 하루 만에 한 발 물러선 모습이 야권 지지층에 실망을 안겼다는 해석도 있다. ⓒ뉴시스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로 여의도가 떠들썩했다. 지난 1일 개회사에서 정 의장은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 사퇴를 촉구하는 발언과, 사드 배치 관련 언급을 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새누리당은 모처럼 하나가 되어 정 의장을 공격했고, 정기국회는 파행됐다.

이는 2일 정 의장이 새누리당의 요구 사항을 받아들여 의사봉을 국민의당 박주선 부의장에게 넘기면서 마무리됐다. 정 의장은 이번 사태로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새누리당의 무리수를 부추겼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반면 하루 만에 한 발 물러선 모습이 야권 지지층에 실망을 안겼다는 해석도 있다.

정 의장은 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민 여러분을 생각해 시급한 현안을 하루도 미룰 수 없어서 결단을 했다”면서 “(개회사 내용은)어떤 사심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우선 정 의장은 이번 일로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신사’의 이미지와 맞물려, 온건 성향으로 분류됐던 그다. 당내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다수 있을 만큼 정치적 중량감은 있지만, 대외적 인지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개회사 파문’은 정 의장의 이름을 긍정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다. 비록 국회의장으로서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를 저버렸다는 비판에도 직면했지만, 현 여론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의 ‘일탈’이었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새누리는 역풍을 우려하게 됐다. ‘오랜만에 우리의 힘을 확인했다’며 일시적인 계파갈등 봉합과 승리감을 만끽했지만, 당내에서도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정 의장이 원칙적으로 잘못한 것이 맞고, 우리 당의 대응에는 문제될 것이 없다”면서도 “너무 과하게 나간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 그 한밤중에 다 몰려가서 그런 것은…”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새누리의 요구를 수용하며 국회 정상화를 꾀했던 정 의장이, 오히려 전통적 지지층에겐 실망을 남겼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모처럼의 여소야대 정국에서 무력한 모습을 목도했다는 주장이다. 심지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에게도 ‘너무 손 놓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비난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권리당원은 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정 의장이 틀린 말을 한 게 뭐가 있나”며 “그 말에 동조하는 거라면 야권이 들고 일어나서 도와야 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야권 정계의 한 소식통은 같은 날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선거가 곧 있는 것도 아니고 새누리당은 역풍 없이 해프닝으로 지나갈 것”이라며 “새누리에게 단결할 외부자극만 준 셈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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