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편의점, 가맹본사만 배불리는 ‘나 홀로 성장’
스크롤 이동 상태바
[국감]편의점, 가맹본사만 배불리는 ‘나 홀로 성장’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6.10.18 14: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5년간 본사 매출 116% 급증, 가맹점주는 16%에 그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지난해 말 편의점주 A씨가 자살했다. 살펴보니 최저임금도 못 버는 한계(부진) 가맹점이었다. 매출이 얼마 되지 않는데 아내가 사고로 다쳐서 예상치 못한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고 영업시간도 단축해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근처에 다른 가맹본사의 편의점이 입점하여 매출은 더욱 감소했다. A씨는 결국 자살하고 말았다. 

#. 인천에서 편의점을 하는 B씨(45세)는 본사가 제시한 예상매출액 정보를 믿고 하루 16시간 주말도 없이 부부가 맞교대로 일했다. 그러나 손에 쥔 돈은 겨우 월200만원(각자 100만원)이었다. 게다가 건물주의 임대료 인상으로 손에 쥘 수 있는 돈이 몇 푼 되지 않아 결국 지난해 7월 폐점했다. 

▲최근 5년간 편의점 '빅4' 매출액과 가맹점주 매출액 현황 표 ⓒ제윤경 의원실

1인 가구의 증가로 편의점업계가 호황을 맞았지만 가맹점주 매출은 제자리걸음인 반면 본사만 배불리는 ‘나 홀로 성장’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8일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주요 편의점 가맹점주와 가맹본부 매출액 추이 비교’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 편의점 ‘빅4(GS25, CU,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가맹점만 2만8203개에 달한다. 

CU가 9312개로 가장 많고, GS25(9192개), 세븐일레븐(7568개), 미니스톱(2131개)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위드미, 홈플러스365, 개인 편의점까지 합하면 3만개가 넘는다. 

최근 5년간 편의점 수 증가현황을 보면 빅4 편의점은 1만4544개에서 2만8203개로 2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만 2만4665개에서 3538개(14.3%) 증가한 수치다. 이 중 CU는 7984개에서 1328개 늘어난 9312개로 가장 많은 가맹점수를 기록했다. 

빅4 가맹본사의 매출액 총합은 지난 2010년 6조7621억원에서 지난해 14조5953억원으로 2배 이상(115.8%) 급성장했다. 영업이익 또한 같은 기간 2조803억원에서 4조4926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으며, 지난해 한해에만 2조9995억원에서 4조4926억원으로 50%(1조4931억원) 불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 1위는 GS25로 6조189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0년 대비 88.6%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 또한 938억원에서 2157억원으로 130% 증가했다. 매출액 2위는 CU로 지난 2010년 2조2123억원에서 4조2576억원으로 92.4% 증가했다. CU 또한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779억원에서 1748억원으로 124% 늘어났다. 매출액 3위는 세븐일레븐으로 같은 기간 6828억원에서 3조800억원으로 350% 급증했다. 

반면 편의점 가맹점주들의 매출액 증가는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주들의 연간 매출액은 최근 5년간 5억650만원에서 5억8875만원으로 8225만원(16.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연평균 증가율로 환산하면 3% 수준인 셈이다. 

특히 세븐일레븐의 경우 가맹점주의 연간 매출액이 4억8400만원에서 4억8200만원으로 오히려 200만원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 가맹본사의 매출액이 350% 급증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같은 현상은 편의점 본사와 가맹점 간의 수익 배분 구조 때문이라는 게 제윤경 의원의 지적이다. 편의점은 기본적으로 본사가 매출총이익의 35%를, 점주가 65%를 가져가는 구조다. 점주가 갖는 65% 중 임대료, 인건비, 관리비 등을 떼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다는 설명이다. 

제 의원은 “가맹본사와 가맹점주 간의 이익배분을 현행 매출액 35:65에서 순이익 25:75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가맹점주들의 지위를 향상시켜 스스로 대항력을 갖추고 정당한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편견없이 바라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