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사과]친박-비박 온도차 ‘극명’…분당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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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사과]친박-비박 온도차 ‘극명’…분당 갈림길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6.11.04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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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계, "국민의 분노 누그러뜨리기엔 부족"
친박계, "가슴이 찢어진다, 진정성 느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4일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두 번째 대국민 사과와 관련, 새누리당 비박계와 친박계 간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분당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 박근혜 대통령의 4일 ‘최순실 게이트’ 관련 두 번째 대국민 사과를 놓고 새누리당 비박계와 친박계는 평행선을 달렸다. 박 대통령의 이번 사과는 지난 달 25일에 이어 두 번째다. ⓒ 뉴시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이번 최순실 씨 관련 사건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무엇보다 저를 믿고 국정을 맡겨주신 국민 여러분께 돌이키기 힘든 마음의 상처를 드려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특별검사 수용에 관한 의사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번 일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 데 있어서 최대한 협조하겠다”면서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비박계는 박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주장하며 신랄하게 비판한 반면, 친박계는 주로 박 대통령의 심정에 공감하며 감정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비박계 유승민 의원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엔 크게 모자랐다”면서 “국민이 듣고 싶은 모든 진실을 고백하지 않고, 또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을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무성 전 대표 최측근 김성태 의원은 이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1차 대국민사과는 형편  없었지만 지금은 진정성을 담고 국민들에게 진심 어린 사죄를 드리려고 한 것으로 비춰지기는 한다”면서도 “그러나 대통령 측근 인사가 국정운영을 할 때까지 감시해야 할 당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데 대해 사실상 ‘친박 해체’ 정도의 진정 어린 용서를 구하는 부분이 왜 빠졌는지 아쉽다”고 꼬집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참담하다. 이건 국민이 원하는 게 아니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직을 제외하곤 권한을 내려놓고 2선으로 물러나라”며 “지금 총리 지명을 철회하고 여야가 합의 추천하는 총리에게 모든 권한을 넘기라”고 말했다.

반면, 박 대통령의 대표적인 복심(腹心)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는 진심을 담은 사과를 하려고 했고, 그런 진정성을 느꼈다”며 본인의 심정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본인이 잘못한 부분에 대한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정치권의 특검에 대해서도 스스로 수용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면서 “대통령이든 국민이든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고 선언하셨으니까 그대로 신뢰를 갖고 한 번 지켜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 정갑윤 의원도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국민들 앞에서 저렇게 눈물을 흘리니 가슴이 찢어진다. 본인 가슴만 찢어지는 게 아니라 우리도 다 찢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리 내정 절차를 미리 의논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이왕 용서를 구하는 바 ‘그런 부분이 좀 소홀했던 점은 미안하다’고 했으면 더욱 완벽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4일 오후 의원총회를 앞두고 국회 로텐더홀에 다같이 모여 “모든 사태는 대통령의 잘못이자 새누리당의 잘못”이라며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문을 참담한 심정으로 들었다. 듣고 있는 새누리당 의원 모두가 역사와 국민 앞의 죄인”이라고 말하며 대국민사과를 했다. 그러면서 “사즉생의 각오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말했다. 친박계 좌장 최경환 의원과 맏형 서청원 의원은 불참했다.

이와 관련, 여당 내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박 대통령의 두 번째 사과와 관련, “사과에 대통령 진심이 담기긴 했겠지만, 저번 사과 때와 마찬가지로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의혹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말하지 않았다”고 전제한 뒤 "이 때문에 비박과 친박 간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이런 시각차가 분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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