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딜레마]강경노선이냐 숨고르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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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딜레마]강경노선이냐 숨고르기냐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11.04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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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행보 이유는…역풍우려·대안부재·야권내 견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공세의 고삐는 늦추지 않고 있지만 아직까지 강경노선 카드는 만지작거리는 단계에 그치고 있다. 사진은 추미애 민주당 대표 ⓒ뉴시스

야권 정계가 딜레마에 빠졌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대 혼란에 빠진 여권과 청와대를 향해 취할 태도를 놓고 강경노선과 숨고르기 사이에서 고심 중이다.

우선 이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권 잠룡’들은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상임대표는 게이트 초기부터 ‘즉각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공세의 고삐는 늦추지 않고 있지만 아직까지 강경노선 카드는 만지작거리는 단계에 그치고 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4일 “박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을 떼고 국회가 추천하는 총리를 수용해야 한다”며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정권 퇴진 운동에 들어갈 것”라고 전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같은 날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미심쩍게 생각하지만 국민 반응도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내정당 중에선 정의당만이 꾸준히 하야를 촉구하는 상태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이 해야 할 유일한 책무는 하야”라고 날을 세웠다.

정의당을 제외한 제1,2야당이 신중을 기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탄핵이나 하야가 가져올 역풍에 대한 우려, 확실한 대안의 부재, 그리고 서로에 대한 견제다.

우선 역풍이 걱정된다. 이미 참여정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시도 역풍이 가져온 결과를 온 정치권이 목도했다. 당시와는 사안이 전혀 다르지만, 국가 통수권자를 끌어내리는 듯한 모습에 대해, 한국사회는 여전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이미 청와대와 여당의 실책으로 유리한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무리수가 될 지도 모르는 행보는 지양하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장외투쟁론도 불거지고 있지만, 현 야당들은 장외투쟁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민심을 반영하면서도 가급적 원내투쟁 노선으로 가려고 한다”며 “굳이 너무 ‘쎄게’나가지 않아도 이미 세상에 저쪽(청와대‧새누리당)의 사악함이 다 드러난 상태”라고 전했다.

다음으론 대안 부재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계의 원로들 중엔 ‘원칙적으로는 하야나 퇴진이 맞지만, 현실적으로는 2진으로 물러난 뒤 거국중립내각을 세우는 것이 가장 낫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청와대가 개각을 단행하며 중립내각은 멀어지는 모양새지만, 포기하기엔 이른 상황이다.

또한 민주당과 국민의당 간의 팽팽한 기싸움도 선뜻 강경노선을 선택하기 어렵게 한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야권의 정국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온 양 당이다. 최근 여권이 패닉에 빠지며 판이 커지자, 더욱 서로를 의식하는 모양새다.

국민의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민주당이 만에 하나 거대 야당으로서 잘못된 선택을 할지, 우리가 감시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야권이 국민들의 민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 채, 너무 정치공학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민주당의 지지자 윤 모씨(32,남,서울)는 “저 만큼 잘못을 했는데도 (야당이) 시원하게 압박하지 못해서 자꾸 변명의 빌미를 주는 것 같다”며 "더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고 토로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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