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총리지명 자진사퇴 ‘일축’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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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총리지명 자진사퇴 ‘일축’하는 이유
  • 윤슬기 기자
  • 승인 2016.11.06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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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회담이 변수…여당보단 야당과 더 깊은 인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윤슬기 기자)

▲ ‘최순실 게이트’ 정국 수습책으로 등판한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내정자가 야권의 지명철회·자진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김 내정자의 거취가 정치권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일각에서는 야권을 설득할 ‘복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뉴시스

‘최순실 게이트’ 정국 수습책으로 등판한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내정자가 야권의 지명철회·자진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김 내정자의 거취가 정치권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일각에서는 야권을 설득할 ‘복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내정자는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딸 결혼식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자진사퇴에 대한 입장의 질문에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근 두 번째 사과에도 불구하고, 여론이 더욱 악화되고 야권의 반발이 거세지며 김 내정자의 자진사퇴나 지명철회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김 내정자는 야권이 주문하는 ‘자진사퇴’는 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야 3당은 여당의 청문 요청서가 오더라도 청문 절차를 보이콧하기로 합의해 김 내정자의 총리 임명을 두고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권은 ‘김병준 인사청문회 불가’ 입장을 재확인하며 총리 내정자 지명 철회 혹은 2선 후퇴 등 요구사항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의 자진사퇴 거부에 대해 “그 자리에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국민에 대한 배신이고 노무현 정신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현안브리핑을 통해 “더 이상 국민을 실망시키지 말라. 당장 그 자리에서 내려오시길 바란다”며 “국민의 뜻을 외면한 채 '자진사퇴는 없다'고 버티는 김 후보자의 고집은 이미 노무현 정신에 위배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김 후보자는 국민으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며 "국민이 인정하지 않는 책임총리가 가당키나 한가"라고 김 후보자가 야권과의 협의 없이 지명된 점을 강조했다.

국민의당도 김 내정자의 자진사퇴 거부에 대해 비난하며 총리 지명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저는 김(병준) 교수와 지금까지 좋은 관계였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총리 지명은 잘못됐고, 김 교수의 수락 또한 잘못된 것”이라며 “김 교수의 사퇴만이 국민의 분노와 불안을 달래는 첫 단추”라고 김 지명자를 압박했다.

그는 이어 “조속히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민심대로 하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박 대통령의 총리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야권의 ‘청문회 거부’라는 거센 반발에도 ‘김 내정자의 버티기’는 야권을 설득할 복안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 내정자가 야권과 인연이 더 깊다는 점이 그 근거다.

김 내정자가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바 있고, 국민의당 차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된 만큼 야권 인사들과 물밑 접촉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김 내정자도 자신이 직접 야당 설득에 나서고, 야권의 동의를 끝내 얻지 못하면 물러날 수 있다는 의사도 피력하면서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지난 3일 기자 간담회에서 “기회가 닿는 대로 제가 이 자리에 설 수밖에 없었던 그 마음, 국정이 단 하루도 멈춰선 안된다는 마음, 지금 너무나 많은 심각한 문제가 악화되고 있고, 정권 말기에 회복불능으로 갈 수도 있다는 설명을 드리고 (야권에) 이해를 구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연히 화도 나고 저에 대해서 섭섭한 것도 당연히 많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야권을 설득할)복안이 뭐가 있겠느냐, 제가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도 없다”며 “그러고도 저를 받아주시지 않으면 제가 그대로 두말없이 (사퇴를)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6일 <시사오늘>과 통화한 야권의 핵심 당직자는 “김병준 총리 후보자가 버티는 것을 두고 야권 내에서도 의견이 많다. 사실 국회에서 총리 인준이 쉽지 않을 것임을 본인도 예상하고 총리 지명을 받아들인 것 아니겠느냐”며 “이렇게 김 후보자가 버티는 것은 야권 내 인사들을 설득할 자신도 있고 또 지지해줄 사람이 있을 것이란 확신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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