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 직장인 김 씨(여·26)는 출근길에 집앞 편의점에서 1200원에 판매하는 아메리카노를 사서 마신다. 이전에는 커피 프랜차이즈를 자주 이용했지만 4000~5000원은 웃도는 가격이 부담스러운건 사실이었다. 그는 "커피 맛에 대해 크게 구별하지 못하는 편이라 비싼 커피나 저렴한 커피 맛이 거기서 거기다"라며 "편의점 커피가 저렴하다고 해서 맛의 질까지 저렴한 건 아니다"고 평했다.
편의점이 주식(食)인 '밥'에 이어 후식 코스의 대명사 '커피'사업까지 장악했다. '편의점 커피'를 이전에는 캔커피, 믹스커피 정도로 생각했다면 이제는 아니다. 커피전문점 수준의 원두를 사용해 판매하는 편의점 커피는 '1000원', '120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인기몰이 중이다.
편의점 3사, 원두커피 판매량 급증
11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GS25의 원두커피 브랜드 ‘카페25’는 지난달 기준 하루 평균 판매량이 10만 잔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처음 카페25를 선보인 이후 올해 10월까지 11개월 동안 팔린 커피는 2052만 잔으로 11개월 전체로 보면 한 달 평균 180만 잔, 하루 평균 6만 잔을 판매한 셈이다.
자체 원두커피 브랜드를 운영하기 전과 비교하면 원두커피 매출이 251.6%나 뛰었다. GS25는 카페25를 선보이기 전부터 ‘칸타타’ 등 기존 커피 브랜드의 커피머신을 들여놓고 원두커피를 판매해왔다.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하루 평균 아메리카노가 12만~14만 잔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편의점으로서는 성공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GS25는 연말까지 카페25의 운영 점포 수를 현재 3500곳에서 4000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세븐일레븐도 커피 사업에 공을 쏟고 있다. 지난해 1월 선보인 커피 브랜드 ‘세븐카페’는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10월 기준) 판매가 369.3% 급증했다. 이달 초에는 편의점과 카페가 붙어 있는 ‘세븐카페점’을 도입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세븐카페를 중심으로 편의점 원두커피가 커피시장의 새로운 한 축으로 떠올랐다"며 "편의점이 테이크아웃 뿐만 아니라 앉아서 즐기는 문화까지도 아우를 수 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주요 편의점 3사 가운데 가장 늦게 자체 원두커피 브랜드를 내놓은 BGF리테일의 CU 커피 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CU가 판매하는 원두커피의 가격은 1200원. 지난해 12월 CU가 내놓은 커피 브랜드 ‘카페겟’은 현재 전국 3000여 개 점포에서 하루에 4만9000여 잔이 팔리고 있다.
CU 관계자는 "아메리카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커피추출이 가능한 커피머신으로 교체될 예정"이라며 "2018년까지 전국 1만여 개 모든 점포에 카페겟 커피머신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업체는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원두까지 저렴한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카페겟에서 판매하는 '겟커피'의 원두 원산지는 콜롬비아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상품팀은 "10개의 현지 농장을 방문해 최고급 수프리모를 CU 편의점으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도 에티오피아(40%), 브라질(40%), 콜롬비아(20%)의 원두를 섞어 '드립 방식'으로 커피를 뽑아낸다. GS25도 최고급 원두커피 머신과 스페셜티급 원두를 사용 중이다.
본사의 카페사업 확장에 점주들도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었다. 다만 머신기 청소에 손이 많이 가는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CU를 운영하는 관계자는 "기계 도입 이후 일거리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아이스부터 따뜻한 커피까지 손님이 직접 셀프로 원두를 내려 먹기 때문에 불편한 점을 없다"며 "원두커피 판매 이후 매출도 오르고 손님들도 만족하시니 가맹점에서 커피 판매를 늘려나가려는 분위기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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