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파문 민심③/2~30대]들끓는 세대…“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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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파문 민심③/2~30대]들끓는 세대…“하야”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6.11.14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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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촛불시위 앞장서는 2030세대 "앞으로 이어질 시위에도 계속 참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김현정 기자)

‘대국민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12일, 2030세대가 주를 이루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실시간 게시물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집회 동행자를 찾는 게시물부터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댓글까지…. 그만큼 이번 집회는 그동안 잠들어있던 2030세대가 자신의 목소리를 맘껏 발할 수 있는 장이었다. <시사오늘>은 20·30대의 민심을 들여다봤다.

 

◇ 민심① “평화적 시위에 보람 느껴…청와대 입장표명 기다린다”

지난 12일 <시사오늘>과 현장서 만난 20·30대들의 눈엔 청와대를 향한 분노와 시위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밤 늦게까지 이어진 시위현장에서 젊은이들은 “차주에 이어질 촛불시위에도 계속 참여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온 젊은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김모 씨 (20대 직장인)

“처음으로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솔직히 사람도 많고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다음 주에 열릴 대규모 집회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할 수만 있다면 대통령이 자리에서 내려 올 때까지 계속 할 것이다. 평화적인 시위를 계속 유지하려고 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우리 행동은 앞으로 역사에 남을 것으로 본다. 오늘은 혼자 왔지만 다음 주엔 가족끼리 참여하고 싶다.

대통령이 민심에 더 귀를 기울여 빠른 시일 내 입장표명 하길 바란다. 내자동으로 향하는 시위 중 인터넷에선 청와대 관저에 불이 꺼져있다는 루머가 돌았다. 국민 목소리를 듣는 거 같지 않아 너무 슬펐고, 순간적으론 그분의 말처럼 내가 이러려고 시위를 나왔나 하는 참담한 생각이 들었다.“

◇ 민심②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부당한 사회”

기득권층에 대한 원망과 더불어 허탈감을 나타내는 사람들도 많았다. 특히 대학생들은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에 대한 관심이 컸다. ‘흙수저’ ‘금수저’가 유행어처럼 번진 요즘, 대학생들의 소망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바로 정당한 노력의 댓가를 얻을 수 있는 사회였다.

이모 씨 (20대 대학생)

"다른 어떤 사건보다 정유라 비리입학이 제일 화난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을 가는 건 모든 학생이 동등하게 노력하는 부분인데, 그걸 저 사람들(최순실 씨 일당)이 한 번에 무너트린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 내가 왜 노력하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청탁한 사람과 받아준 사람 모두 벌 받아야 한다. 재계에서 저 아이(정유라)에게 말을 선물하고 훈련비를 내주는 걸 보고 기가 막혔다. 저들 눈에는 밤새서 과제하고 시험 점수에 속상해하던 내 모습을 얼마나 바보같이 보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 무기력해진다."

 

지난 12일 열린 대규모 촛불집회는 그동안 잠들어있던 2030세대가 자신의 목소리를 맘껏 발할 수 있는 장이었다. ⓒ시사오늘

◇ 민심③ “이 정도로 불통(不通)일 줄이야”

대통령을 지지했던 젊은이들도 모두 청와대를 향해 실망감을 내비췄다. 헌정사상 최악의 지지율에도,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마음이 없는 것 같다며 분노했다. 대통령을 지지했던 젊은이들 모두 ‘불통 대통령’이라고 소리쳤다.

강모 씨 (30대·직장인)

"지난 대선 당시 마땅한 주자가 없어 박근혜 후보를 찍었다. 젊은이들 사이에선 박 대통령을 선호하지 않는 걸 알지만, 그땐 박 후보를 뽑은 것이 소신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 대해서 너무나 실망했고 내 선택을 후회한다.

이렇게 국민들 사이에서 비난여론이 높아지는데 왜 자리를 고수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사드 배치 논란, 김병준 총리 임명 때도 그렇고 '불통' 대통령이란 말이 딱 맞는다. 정말 불통이다. 아무것도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말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최순실이 있을 땐 그 여자가 귀를 막은 거라 쳐도 이번엔 누가 막고 있는 것인가? 애초에 처음부터 들을 마음이 없었던 것이다 국민들은 속았다."

◇ 민심④ “대통령 스스로 하야하겠다고 말해야"

특히 이번 집회에 큰 관심을 기울인 이들은 아이를 가진 30대 젊은 부모들이었다. 이들은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해 더욱 이번 최순실 사태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모 씨(30대·주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가는 일이 일어났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나라의 한계인 것 같다. 한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가 앞으로 정당한 노력의 댓가를 받지 못하고 어떤 부모를 만나느냐에 따라 삶이 결정되고, 학연, 지연, 혈연으로 좌지우지 될 것이란 생각만하면 너무 끔찍하다.

사실 광우병 사태 촛불시위때는 실망한 면도 있었다. 마치 80년대 시위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 집회의 경우,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국민들이 나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우리 시위문화가 성숙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대통령 스스로 하야하겠다고 말하는 것이다. 탄핵이든 2선으로 물러나든 이건 국회와 국민들이 함께 결정할 2차적 문제라고 생각한다. 또 검찰과 청와대 간의 지저분한 관계가 이젠 청산돼야한다. 이 문제도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후회없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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