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영수회담 철회…靑,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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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영수회담 철회…靑, 당혹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11.1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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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 흠집난 추미애 리더십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15일로 예정됐던 박근혜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전격 철회했다 ⓒ 뉴시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15일로 예정됐던 박근혜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전격 철회했다.

추 대표는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박 대통령이 퇴진해야 한다는 총의가 모아졌다”며 “의원총회의 뜻을 존중해 영수회담은 철회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의원들이) 줬고, 그래서 그런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초 추 대표가 영수회담을 제의한 것은 광화문광장에 수십만 인파가 몰리는 와중에도 별다른 해법을 내놓지 못한 제1야당 대표의 ‘승부수’로 풀이됐다. 영수회담에서 소기의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향후 정국을 주도할 수 있고, 실패하더라도 박 대통령 탄핵의 명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묘수(妙手)’로 평가되기도 했다.

그러나 독단적인 회담 추진 과정이 발목을 잡았다. 추 대표는 영수회담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우상호 원내대표와 의견을 교환했을 뿐, 당 지도부와는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문재인 전 대표도 “사전에 협의하거나 연락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불과 이틀 전 거리 투쟁에 나섰던 소속 의원들과 아무런 상의 없이 영수회담을 추진했던 만큼, 반발을 피하기는 어려웠던 셈이다.

박 대통령 퇴진 요구라는 대전제 아래 공조해 오던 국민의당·정의당의 반대 목소리도 컸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비상대책위원·의원 연석회의에서 “야권 공조는 어떻게 하고, 야권의 통일된 안이 없는데 어떻게 할 것인지 그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쓴 소리를 던졌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또한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아무런 조건도 없는데 역으로 회담을 제안하는 문법에 대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단독으로 추진한 영수회담 개최가 무산되면서, 추 대표의 리더십에 흠집이 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민주적 방식으로 추진했던 영수회담이 무산되면서 과정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데다, 튼튼했던 야권 공조에도 균열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 모두 신뢰를 잃은 추 대표가 향후 ‘하야 촉구 국면’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걱정이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실제로 이언주 의원은 “대책 없는 단독회담으로 당이 심각한 비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고, 김한정 의원은 “추 대표는 오늘 영수회담을 당내 충분한 동의와 국민 설득 과정 없이 졸속, 조급, 전격 결정하는 실수를 범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추 대표의 영수회담 철회 결정에 청와대는 당혹감을 나타냈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상황이라 당혹스럽다”면서도 “청와대는 여야 영수회담을 이미 제안해 둔 상태인 만큼 형식과 관계없이 언제든지 열리기를 기대하며 열린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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