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로 간 문재인, 대구로 간 안철수…‘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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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로 간 문재인, 대구로 간 안철수…‘주목’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6.12.05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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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성 필요한 文, 확장성 필요한 安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광주행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상임대표의 대구행이 눈길을 끌었다. 야권 대권주자 선두로서의 ‘정통성’을 확보해 굳히기에 들어가려는 문 전 대표와, 지지층의 확장을 통해 뒤집기를 노리는 안 전 대표의 복안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뉴시스

역대 최대 규모의 촛불집회가 벌어진 3일, 야권의 대권 주자들은 전국 곳곳으로 흩어졌다. 그 중에서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광주행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상임대표의 대구행이 눈길을 끌었다. 야권 대권주자 선두로서의 ‘정통성’을 확보해 굳히기에 들어가려는 문 전 대표와, 지지층의 확장을 통해 뒤집기를 노리는 안 전 대표의 복안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 3일 광주에서 열린 촛불 집회에 참가했다. 원래 무대에 올라 자유발언을 할 예정이었으나, 주최 측이 정치인의 발언을 제한키로 하면서 무산됐다. 같은 날 대구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가한 안 전 대표는 아예 ‘안철수 빠져라’라는 항의를 들었다. 일부 언론들이 두 사람이 ‘곤욕을 치렀다’고 보도하며 가벼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행보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문 전 대표에게 지금 필요한 ‘마지막 퍼즐’은 정통성이다. 야권의 정통성은 호남 유권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요소 중 하나다.

호남 정가의 한 소식통은 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호남 민심을 움직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키워드는 사실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약자)와, 그 맥을 잇는다는 정통성”이라며 “과거 열린우리당이 쉽게 무너진 이유 중 하나는 이 정통성을 너무 가볍게 여겼기 때문이란 해석이 많다”고 전했다.

이 정통성은 그간 야권 대선주자의 선두에 선 문 전 대표에게 부족한 부분으로 지적됐다. 야당의 주류 친문계(구 친노계)의 지원을 등에 업고 있지만, 호남에서 인정받는 데는 실패했다. 심지어 지난 총선에선 ‘반문(反文) 정서’가 일면서 국민의당에게 광주의 지역구를 모두 내주기도 했다.

친문(親文)계 의원의 한 관계자는 같은 날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이제 호남의 반문 정서는 많이 희석됐다”며 “이번 (광주)촛불집회에서 자유발언이 고사된 것도 국민의당과의 미묘한 관계 때문이지, 광주 시민들의 민심이 반영된 것은 아니다. 실제로 광주 시민들은 문 전 대표에게 발언을 요청해 간단히 말씀하시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문 전 대표의 광주행은 일종의 정통성 획득 차원으로 해석된다. 우연히도 문 대표 외에, 현 더불어민주당의 잠룡들 중 딱히 지역적‧정서적 정통성을 주장할 만한 인물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호남 지역구의 한 전(前이) 의원실의 관계자는 이날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호남이 아닌 다른 곳의 야권 지지자들은 누가 되든 야권의 대선 후보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며 “호남에서 정통성을 획득하면 본선은 물론 경선(競選)에서도 크게 유리하기 때문에 문 전 대표도 호남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반면 안 전 대표는 표의 확장성이 필요한 상태다. 최근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10%초반에서 제자리걸음하면서 이재명 성남시장에게도 추월당했다. 뚜렷한 지지기반이 없이,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호남의 유권자들이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의 손을 들어줬지만, 안 전 대표를 밀어준 것은 아니었다.

지난 4월 광주에서 만난 다수의 국민의당 지지자들은 “안 (당시) 대표가 딱히 좋아서는 아니고…”라면서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이 싫어서 (국민의당을)지지한다”라고 토로한 바 있다.

정계 일각에선 안 전 대표에게 시급한 것은 자신의 스탠스와 비슷한 ‘합리적 중도주의’ 유권자을 흡수하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번 안 전 대표의 대구행도 비슷한 맥락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제시됐다.

지난 대선에서 안 전 대표의 캠프에 있었던 야권 정계의 한 관계자는 5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지금 안 전 대표에게 가장 좋은 상황은 새누리에서 이탈한 갈 곳 없는 중도 보수층을 껴안는 것”이라며 “대구, 부산에서 바람몰이를 하지 않으면 지금 문(전 대표)와 게임이 안 되는 상황 아닌가”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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