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제2의 내전’ 돌입…힘받는 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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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제2의 내전’ 돌입…힘받는 비박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12.12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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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 거치면서 분당 가능성 오히려 낮아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탄핵 정국을 통해 비박의 힘이 강해짐으로써 새누리당이 ‘제2의 내전(內戰)’에 돌입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무너졌다. 지난 9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찬성 234표로 가결시켰다. 이로써 지난 제18대 대선에서 역대 최다 득표인 1577만 표를 얻어 당선됐던 박 대통령은 4년 만에 헌정 사상 두 번째로 국회에서 탄핵된 대통령을 기록됐다.

박 대통령이 무너지자 친박(親朴)도 흔들렸다. 9일 탄핵소추안 표결 결과, 재적의원 300명 중 무려 234명이 찬성에 표를 던졌다. 야권과 야권 성향 무소속 의원 172명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하더라도, 새누리당에서만 62표가 나온 것이다. 당초 탄핵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던 비박은 약 35~40명 정도. 친박에서도 22~27명이 찬성표를 던졌다는 계산이다.

이러다 보니 정치권에서는 탄핵 정국을 계기로 새누리당의 ‘주류’와 ‘비주류’가 뒤바뀌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제20대 총선 직후, 친박은 ‘전쟁에서는 졌지만 전투에서는 이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야권 분열로 우세가 예상됐던 선거에서 제1당 지위를 내줬으나, 80명가량을 당선시키며 당내 권력 구도에서는 압도적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다. ‘총선 패배 책임론’으로 잠시 고개를 숙였던 친박이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다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당내 지형 덕분이었다.

그러나 탄핵 정국을 통과하면서 세력도가 변화했다. 이번 표결 결과, 새누리당 내에서 나온 찬성표는 최소 62표다. 반대표가 56표였음을 감안하면, 의원 수부터 친박과 비박이 비등해진 상황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비박은 ‘친박 등떠밀기’에 나섰다. 비박이 주도하는 비상시국위원회는 12일 이정현·조원진·이장우·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김진태 등 8명을 ‘최순실의 남자’로 지목하며 탈당을 요구했다. 자신들이 탈당한 후 이른바 ‘제3지대’ 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을 모색하던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태도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이 ‘제2의 내전(內戰)’에 돌입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수적 우위에 지도부까지 장악했던 친박이 비박을 몰아내는 모양새였던 이전과 달리, 탄핵소추안 표결을 통해 ‘숨은 찬성표’가 확인된 이상 비박도 물러설 이유가 없어진 까닭이다. 특히 새누리당이 올해 4분기까지 수령한 159억8099만 원의 경상보조금과 내년 대선을 앞두고 들어올 선거보조금까지 고려할 경우, 친박과 비박은 ‘분당(分黨)’보다는 당내 당권 쟁탈전에서 승리를 노리는 쪽으로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여권의 한 관계자는 12일 〈시사오늘〉과 한 통화에서 “언론에서는 계속 분당 이야기가 나오지만, 지금 같은 구도에서는 절대 어느 한 쪽이 탈당하고 새로운 당을 만들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며 “새누리당에 지급되는 국고보조금이 수백억 원인데, 한쪽이 완전히 밀리는 입장이면 모를까 서로 승산이 있는 반반 싸움이 된 상황에서 굳이 탈당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탄핵 정국을 통해 비박이 힘을 얻으면서, 오히려 분당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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