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CEO 라이벌①/패션]정유경 vs. 이서현…사촌간 불꽃경쟁
스크롤 이동 상태바
[여성 CEO 라이벌①/패션]정유경 vs. 이서현…사촌간 불꽃경쟁
  • 정은하 기자
  • 승인 2016.12.28 16: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 국내시장 공격적 투자 vs. 이, 글로벌시장 진출 박차…실적은 '아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정은하 기자)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분 사장이 지난 12월 패션부문 사령탑에 오르며 패션부문에서 사촌 간의 불꽃 튀는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하지만 둘의 성과는 아직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두 사람은 우리나라 패션업계를 이끄는 대표적인 여성 CEO다. 정 사장과 이 사장은 모두 서울예술고등학교를 나왔다. 이후 정 사장은 로드아일랜드디자인학교 그래픽디자인과를, 이 사장은 세계적인 패션디자인학교인 파슨스디자인스쿨을 각각 졸업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이 사장은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에 임명됐고, 이틀 뒤 정 사장은 신세계 패션부문을 지휘하게 됐다. 

▲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분 사장이 지난 12월 패션부문 사령탑에 오르며 패션부문에서 사촌 간의 불꽃 튀는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하지만 둘의 성과는 아직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왼쪽은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사장, 오른쪽은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분 사장. ⓒ각사

정 사장과 이 사장의 경영전략은 극명하게 갈린다.

우선, 정 사장은 국내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선정해 사업을 이끌고 있다. 지난 4월 신세계그룹 분리경영 이후, 정 사장이 가장 먼저 손을 벌린 것은 패션산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였다.

신세계 백화점은 지난 2월 강남점에서 업계 최초로 ‘편집전문매장’을 오픈했다. 지난 5월에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개장했다. 또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취임 직후 2개월 간 총 7개의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해 거침없는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이 사장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2012년 자신이 직접 런칭한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를 앞세워 중국 시장에서 활로를 찾으려고 절치부심하는 눈치다.

지난 9월 오픈한 에잇세컨즈 플래그십스토어 중국 상하이점은 개장 3일 만에 7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에잇세컨즈는 ZARA, H&M, 유니클로 등을 제치고 중국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내 무대에서도 지난해 15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에잇세컨즈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는 평가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아직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세계 패션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2016년 1~3분기까지 누적매출액은 7290억 원, 영업이익 11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303억 원, 영업이익은 16억 원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에만 18억 원의 영업손실을 보이는 등 대체로 영업이익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신세계톰보이도 올해 들어 적자가 발생해 고전하고 있다. 2016년 1~3분기까지 누적매출액은 802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732억 원) 9.6% 증가했으나, 올 3분기 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28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신세계가 그동안 백화점 사업에만 집중했지만, 정유경 체제 아래 면세점에 사업 집중도가 분산됐다”며 “이외에 최근 신세계 그룹 차원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들에 과감한 투자를 했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감소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패션부문 관계자는 "패션회사에서 3분기는 이익이 가장 적게 나는 비수기로 전체 실적을 대변하기는 어렵다"면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신규 브랜드 론칭에 투자를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누적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저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또 "톰보이의 경우 올해 3분기에 스튜디오 톰보이를 리뉴얼하고 남성복 브랜드 코모도를 신규 론칭하는 등 미래를 위해 과감하게 투자를 진행했으며, 스튜디오 톰보이는 올해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바라볼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이 이끄는 삼성물산 패션부문 역시 매출하락과 영업손실로 인해 힘겨운 상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2015년 매출액은 2014년보다 1000억 원 이상 감소한 1조7383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1~3분기 누적매출액은 1조3060억 원으로, 4분기에 주춤했다간 2년 연속 매출하락을 겪을 수 있는 처지에 놓였다. 영업손실도 점차 가중되고 있는 추세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영업손실 89억 원을 찍었고, 올해 1~3분기에는 누적적자 60억 원을 기록했다. 총체적 난국이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삼성물산의 경우에는 해외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원가가 상승해서 영업이익이 적자가 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공기업과 재계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變係創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