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후폭풍에도 잘 나가는 한국 화장품·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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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후폭풍에도 잘 나가는 한국 화장품·식품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7.02.15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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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 서울 중구 명동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거리에 진열된 화장품의 모습 ⓒ뉴시스

중국이 한국 화장품·식품 등의 수입을 불허하는 등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후폭풍이 점차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관련업계는 '아직 직접적인 타격은 없다'는 분위기다. 오히려 일부 기업은 ‘사드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이 발표한 ‘2016년 12월 불합격 수입 화장품·식품 명단’에서 수입 허가를 받지 못한 화장품 68개 품목 중 19개가 한국산 화장품이다. 품목 개수로는 호주(22개)에 이어 2위였다. 불합격 처리된 식품은 한국 업체의 사과 주스, 라면, 과자, 김, 쌀 등으로 분량만 20t 이상이다. 이들 식품은 대부분 성분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이유로 불합격 처리됐다. 

하지만 이같은 중국의 대거 수입 불허 조치에도 불구하고 화장품업계 1·2위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양사 모두 최대실적을 기록하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은 6조6976억원, 영업이익은 1조828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각각 약 18%, 19% 증가했다. LG생활건강 매출은 전년대비 14% 신장한 6조941억원, 영업이익은 29% 증가한 8809억원을 올렸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아시아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성장한 1조5754억원으로 집계됐다. 헤라 브랜드 중국 론칭으로 럭셔리 메이크업 카테고리를 강화했으며, 설화수는 백화점 매장 및 로드샵 확산과 온라인몰(중국) 입점으로 고객 접점을 확대했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지난해 해외 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2% 증가한 2168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중국 매출은 36.3% 증가한 850억원을 차지했다. ‘후’, ‘숨’ 등 럭셔리 브랜드 제품들이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 브랜드는 국내 면세점·백화점 뿐 아니라 중국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며 전년 대비 매출이 40% 늘었다. 

토니모리는 지난 12일 중국 식품의약품관리총국(CFDA)에서 총 541개 제품의 위생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투엑스 퍼스트 에센스, 더 촉촉 그린티 수분 크림, 내추럴스 산양유 프리미엄 크림, 겟잇틴트 HD, 키스러버 스타일 립스틱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올해는 160여개 위생허가를 추가로 받아 700여개 제품을 중국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현재 100여개인 중국 매장도 연내 2배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중국 정부에서 제시한 통관 및 위생허가 절차, 통관 절차 등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며 “중국 칭다오에 판매법인을 설립했고 메가코스를 통해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점도 위생허가를 받은 비결 중 하나”라고 말했다.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업체인 코스맥스그룹은 지난해 창사 24년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자체 브랜드를 앞세우지 않는 ODM의 특성으로 사드 배치 등 정치적 이슈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맥스 매출액은 7570억원, 영업이익은 52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1.9%, 46.4% 늘었다. 지주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는 매출액 2669억원, 영업이익 202억원으로 각각 33.5%, 79% 증가했다. 전체 매출을 합산하면 1조239억원이다. 

중국 현지에서는 약 28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전년보다 32% 성장했다. 중국 현지 화장품 기업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기초제품과 메이크업, 마스크팩 등 공급 계약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업계도 사드불똥에 긴장하고 있지만 현지 공장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기업들은 통관 등 기본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상황이다. 

오리온의 경우 ‘초코파이 정(情)’ 등을 앞세워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 중이다. 특히 오리온 초코파이는 중국에서 전년 대비 17%(현지화 기준 20%) 성장해 현지 생산 공장을 설립한 지 20년만에 연매출 2000억원을 넘어서며 ‘오!감자’에 이어 ‘더블 메가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더욱이 오리온은 중국 내 ‘하오리오(좋은친구)’라는 현지 사명을 쓰고 있어 중국 소비자 대부분이 글로벌 기업이나 중국 기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도 전세계를 무대로 라면 시장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매출은 지난 2015년 2억1000만불에서 지난해 2억5000만불로 추정된다. 지난해 중국으로의 수출은 94.4% 증가했으며 베트남과 태국도 수출액이 각각 90.4%, 155.8%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사드 배치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갈등은 정부 방침에서 비롯되고 있는 만큼 민간에서는 일반적으로 사드 논란의 체감 정도가 높지 않다는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업무 미팅 시에도 우선적으로 한국 관계자들에게 사드 찬반 여부를 묻는 등 예민한 모습”이라며 “하지만 실제 대다수 중국인들은 사드 문제와 한류를 크게 연관짓지 않는 분위기라 여전히 한국 제품이나 드라마 등의 인기는 좋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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