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사' 앞둔 현대重, '저지' 노조 vs '강행' 사측 칼끝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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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사' 앞둔 현대重, '저지' 노조 vs '강행' 사측 칼끝대치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7.02.16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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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상경투쟁서 정몽준 최대주주 맹비난…분사, 경영 승계 관련성 '부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현대중공업 노조는 16일 종로구 계동 사옥(서울사무소) 앞에서 분사 저지를 위한 상경 투쟁을 벌였다. 사진은 노조가 배포한 팸플릿. ⓒ 시사오늘

현대중공업의 분사를 결정지을 임시주총이 10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를 저지하기 위한 노조와 강행하려는 사측 간의 대립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계동 사옥(서울사무소) 앞에서 분사 저지를 위한 상경 투쟁을 벌인 데 이어 이날도 같은 장소에서 20여 명의 노조원들이 출근길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이 지금의 조선업 불황과 고용위기를 오히려 지주회사 설립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내용의 유인물을 나눠주며, 사측의 분사 프로젝트가 결국 정 이사장의 이익과 정기선 전무로의 경영 세습을 이루기 위함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노조는 하루 전인 15일에는 울산 본사 앞에서 조선업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노조는 22일에도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하는 한편 오는 23, 24, 27일에는 전면파업까지 예고한 상태다.

업계는 노조의 이같은 극심한 반발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긴축 경영으로 고용 위기도 모자라 사측이 임단협 74차 교섭부터 80차 교섭에 이르기까지 7차례나 교섭에 나서지 않으며 노조의 원성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사측의 교섭 해태에 맞서 법원에 단체교섭 응낙 가처분 신청까지 냈다.
 
이러한 상황에 회사가 경영 정상화 카드로 내세운 것이 분사라는 점도 갈등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사 측은 사업 분리가 각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이자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함이라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정몽준 일가의 경영승계를 위한 지배회사 설립이 그 목적으로 보고 있다.

무소속 김종훈 의원(울산 동구)은 지난 9일 '조선산업 발전과 조선산업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 자리에서 "현대중공업이 조선업 위기 극복을 위해 분사 추진을 이야기하고 있으나 대주주 지분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 게 일반적인 시각"이라며 "노조와 성실한 협의 없이 진행되는 분사는 중단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노조 관계자도 "사측은 사업 분할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당장의 교섭부터라도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사측이 고용을 1년 보장하는 대신 기본급의 20%를 반납하는 안을 고수하고 있는데다 금속노조 위원 대동을 이유로 교섭 자체가 무산되고 있어 사실상 협상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이번 분사 조치가 인력 감축은 물론 경영권 승계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맞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사내 소식지를 통해 "사업 분리는 모두 같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분사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쟁력을 갖추면 고용 안정도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업분리 시 근로자들의 고용·근로조건도 100% 승계될 수 있는 점도 밝히며 "분사를 정치 문제로 끌고 가지 말아달라"고 전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16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도 "회사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임단협을 빨리 마무리짓고자 하는 입장"이라며 "다만 노조에 교섭 대상의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는 과정에 답을 받지 못해 교섭이 무산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일감이 없어 건조 도크를 추가로 중단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기에 모두 고통을 분담하자는 차원에서 1년 고용 보장을 제시했다"며 "임단협은 매년 이뤄지기 때문에 올해에는 업황에 따라 제시안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부연했다.

분사와 경영 승계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이번 사업 분리는 오로지 회사 재무건전성 회복과 각 사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라는 두가지 큰 틀에서 해석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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