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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빙하를 닮은 미녀의 노래, 카리 브렘네스(Kari Bremnes)
<김선호의 지구촌 음악산책(12)> 노르웨이 명문 오슬로 대학을 졸업… 싱어송라이터로 성공가도
2017년 04월 13일 (목) 김선호 음악 칼럼니스트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선호 음악 칼럼니스트)

   
▲ 카리 브렘네스는 푸른 빙하를 닮은 미녀라고 불린다. ⓒ김선호 음악 칼럼니스트

* 지적인 여자

여자가 나이가 들면 원숙해지고 또 지적인 모습으로 변모하게 된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무식하고 사나와지고 성질 고약하게 변하는 여자도 있기는 하다. 아무튼 지적인 모습으로 변모하는 여자를 잘 관찰해보면 두 가지로 대별된다. 하나는 정말로 지적인 모습과 너그러움과 깊이, 그리고 고상함을 지녀가는 부류와, 다른 하나는 지적 허영심이 극대화되어 쪼가리 지식의 알맹이 없는 문화 예술 껍데기로 치장하고, 또 그것으로 문화적 상류층인 양 하는 부류이다. 그리고 럭셔리 브랜드로 감싸서 '파노플리 이펙트(Panoplie effect)'에 빠져서 자가당착의 상승효과를 최대로 증폭시키기도 한다.

그러면 남자는 과연 어떤 여자를 좋아할까. 답은 예쁜 여자이다. 지적인 여자든 허영 끼 작렬하는 여자든 예쁘면 좋아한다. 그게 아메바하고 별 차이 없는 단세포로 구성된 남자의 속성이다. 게다가 천박한 백치미가 있는 여자도 예쁘기만 하면 좋아하는 변태 끼는 덤이다.

하지만 아무리 단세포일지라도 남자도 사람인데 왜 동가홍상을 마다할까. 예쁘면서 고상하고 지적이기까지 하면 금상첨화다. 다만 그런 여자가 자기 차지가 안 되기 때문에 못할 뿐이다.

   
▲ 노르웨이  출신 가수 카리 브렘네스는 노르웨이 명문 오슬로 대학을 졸업해 싱어송라이터로 성공가도를 걸었다. ⓒ김선호 음악 칼럼니스트

* 푸른 빙하를 닮은 가수

여자 가수가 56년생이면 환갑 진갑 다 지난 나이다. 그런데 비교적 지적으로 보이고 예쁘기까지 한 가수가 있다. 애석하게도 우리나라가 아니라 저 멀고도 먼 노르웨이에 있다. 왜 하필 그 먼 나라 가수를 골랐을까. 답은 예쁘니까. 노르웨이의 푸른 빙하처럼 말이다. 그리고 노래도 잘 하니까. 이 대목에서 필자에게 "정신 나간 놈 !" 이라고 하시는 분이 있다면 그 분은 지극히 정상이다. 그나마 다행이다. '정신 나간 놈' 에서 한 걸음만 더 나가면 '미친 놈'이 되기 때문에 정신 나간 정도로 인식해줘서 고마울 뿐이다. *(그런데 사실 필자도 우리나라 여자가 훨씬 예쁘다고 생각한다)

한 때 술자리에서 건배사 대신 오가는 '지부지쳐' 라는 비속어 비슷한 말이 있었다. 즉 술잔이 비면 '지가 부어서 지가 쳐먹는다'는 좀 저속한 표현이다. 이것을 가수와 음악에 대입하면 '싱어송 라이터'이다. 말하자면 자기가 곡을 쓰고 자기가 부르는 가수인 셈이다.

카리 브렘네스 (Kari Bremnes)는 속된 말로 '지부지쳐' 가수이다. 카리는 애당초 가수는 아니었다. 노르웨이의 명문 대학인 오슬로 대학교에서 언어학, 문학, 역사학, 영화를 연구해서 석사학위를 받은 재원이다. 그리고 전업 가수가 되려고 결심하기 전까지 저널리스트로 수 년 간 일했다고 한다. 따라서 지적인 면은 표면상 고루 갖춘 셈이다. 물론 속에 들어가 보지 않았으니 뭐 실제는 알 길이 없지만 말이다. 여자는 '보여 지는 것'과 '실제'가 늘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남자들은 다 알고는 있다.

   
▲ 카리 브렘네스가 발매한 음반은 몇 차례 스펠만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스펠만 상은 '노르웨이판 그래미상'이라 불린다. ⓒ김선호 음악 칼럼니스트

* 스펠만 상 수상

가수가 된 후 발매한 음반은 몇 차례 스펠만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87년에는 Mitt ville hjerte(My wild heart), 1991년에는 Spor(Trace)라는 음반, 그리고 2001년에는 음악을 하는 남자 형제 두 명과 Soløye(Sun eye)라는 음반으로 스펠만 상을 수상했다.

스펠만 상이란 이른바 노르웨이의 그래미상 쯤 된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연말 가요 대상' 같은 것 아닐까 싶다. 카리는 현재 노르웨이 작곡작사가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고 한다. 노래 부르는 실력도 괜찮지만 사람 관계의 이른바 '꽌씨 (关系)'도 원만한 모양이다. 그리고 나이도 많이 먹어서 고참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말이다.

* 조용하고 서정적인 음악

   
▲ 카리의 음악은 다이나믹하지는 않다. 그저 흘러내리는 빙하의 눈물처럼 조용하고 서정적이다. ⓒ김선호 음악 칼럼니스트

카리의 음악은 다이나믹하지는 않다. 그저 흘러내리는 빙하의 눈물처럼 조용하고 서정적이다. 필자가 권하고 싶은 노래들은 Fantastik Allerede (Fantastic Already, 2010)라는 음반에 들어 있다.

열 장 가까이 되는 카리의 음반을 다 구할 수는 없고 그저 한 장 들어보고 분위기 느끼면 족한 것이다. 게다가 노르웨이는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비싸기로는 '칼만 안 들었을 뿐 거의 강도' 급에 속한다. 때문에 음반 가격도 엄청 비싸다. 그런데 이 음반은 인터넷에서 사면 가격도 착하고, 또 더 착하게도 한 장 가격에 두 장이 들어 있는 더블판이다. 이런 때 웃음이 나는 걸 보면 필자도 참 근검한 편(?)이거나 공짜를 좋아하는 속물이거나 그도 저도 아니면 쪼잔한 거다. ('그도 저도 아니면'이란 말을 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이 있는데 이 대목에서는 안 쓸 수가 없다.)

이 음반의 좋은 점은 그간에 발매된 음반 가운데 히트곡만 골라서 내는 베스트 음반 비슷하다는 점이다. 때문에 꽤 좋은 곡들이 상당수 들어있고, 또 세계적으로 카리를 유명하게 만든 영어 버전음반 'Norwegian mood'의 히트곡을 노르웨이어로 똑같이 불러서 수록해놓기도 했다. 카리의 음악 장르는 재즈도 있고 발라드도 있고 팝송도 있다. 그래서 굳이 장르를 나눈다면 '컨템포러리 팝'이라고 구분하면 대강 맞을 듯싶다. '컨템포러리 팝'이라고 해서 좀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의미는 별 것도 아니다. 그저 '시류에 따라 부르는 노래'라는 뜻이다.

들어볼 만한 곡들로는 '노르웨이언 무드' 음반에 들어있는 영어 번안곡 'A Lover in Berlin' 의 노르웨이어 리메이크 곡을 비롯해서 몬트리얼, 코펜하겐 항구, 해석해보면 '가슴을 망치로 두드리는 것 같다'는 곡, 또 2004에 발매했던 ‘판타스틱 얼레디’에 수록된 이 판의 헤드라인 곡 등등 꽤나 많다. 아무튼 두 장에 모두 33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15곡 정도는 다른 음반에서 히트했던 곡들이다. 조금 독특한 북유럽의 서정적인 음악을 접해볼 수 있는 그런대로 괜찮은 노래들이기 때문에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들어 보시고 혹여 썩 마음에 안 들더라도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그냥 넘어가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노르웨이의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오로라와 푸른 빙하를 직접 볼 수는 없으니 기분으로라도 느낀다 생각하시며… 

 
 

김선호 / 現 시사오늘 음악 저널리스트

- 한국외국어대학교 문학사
-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문학석사
- 월드뮤직 에세이<지구촌 음악과 놀다> 2015
- 2번째 시집 <여행가방> 2016
- 시인으로 활동하며, 음악과 오디오관련 월간지에서 10여 년 간 칼럼을 써왔고 CBS라디오에서 해설을 진행해 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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