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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회 청산과 검찰 개혁
<기자수첩> ´율사 공화국´의 그림자에 메스 댄 文 대통령
우병우 사단 해체할까…˝깜짝 놀랐제˝ YS의 하나회 청산 연상
2017년 05월 21일 (일)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개혁은 성공할까. 임기 초반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는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개혁이 가장 강력한 화두로 떠올랐다. 지체없이 진행되는 파격 인사가 국민들의 환호를 이끌어내고 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하나회 청산을 떠올리게 할 정도의 속도감이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개혁은 성공할까. 임기 초반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는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개혁이 가장 강력한 화두로 떠올랐다. 지체없이 진행되는 파격 인사가 국민들의 환호를 이끌어내고 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하나회 청산을 떠올리게 할 정도의 속도감이다.

군화가 밀려가자 법복이 몰려왔다

한국 정치사의 상당부분은 군인들에 의한 군부통치였다. 이들과의 싸움, 민주화가 시대의 과제였던 시절이 있었다.

한국 사회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던 정치군인들이 최종 청산된 것은 YS의 문민정부에서 군 사조직 ‘하나회’ 청산이 이뤄지면서다. YS는 1993년 초 육사 31기생들이 동기회장 선출을 두고 하나회와 비(非)하나회로 분열돼 물리적 충돌까지 빚었던 사건을 계기로 청산을 단행했다.

정치군인들의 몰락 이후 그 자리는 법조인들이 대체했다. 하지만 차츰 검찰을 중심으로 한 일부 법조인들은 강고한 카르텔을 형성하며 사회 지도부가 아닌 지배(支配) 특권 계층으로 변질됐다. 이는 정치권의 이해와 맞물리며 더욱 커져갔다. 그 대표적인 부분은 정치권의 ‘영남 패권론’으로, 강용석 전 국희의원은 지난 2013년 국민대학교 강연에서 “새누리당의 핵심은 영남출신 법조인”이란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을 중심으로 한 법조 카르텔에 대한 견제세력은 전무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에서의 전횡(專橫)을 도화선 삼아, 검찰 개혁의 불을 당길 기세다.

인사로 포문(砲門) 개방…핵심은 속도전

YS는 하나회 청산을 갑작스럽게 단행했다. 취임한지 약 2주가 지나지 않았던 때, 권영해 당시 국방부장관을 청와대로 조찬을 함께하자며 불렀다. 이후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해 기무사령관과 수도방위사령관을 바꿀 의사를 밝혔다. 당시 언급된 김진영 총장과 서완수 사령관은 바로 해임됐고, YS는 비서진을 향해 유명한 한 마디를 남긴다. “깜짝 놀랐제.”

육군참모본부와 수도방위사령부를 장악하며 쿠데타의 가능성을 없앤 YS는 이후 일주일간 수십 여 개의 ‘별들’을 떨어뜨리며 군 쇄신에 나섰다. 그렇게 하나회와 정치군인들의 시대는 순식간에 종식됐다.

현 시점에서 당시의 ‘하나회’와 대치되는 것은 ‘우병우 사단’이라는 검찰 내 사조직 성격의 인맥그룹이다.

얼마 전 폭풍 같은 탄핵 정국에서도 무사했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관련, 일명 검찰의 ‘돈봉투 만찬 사건’이 알려졌다. 지난 4월 21일, 서초동의 한 복국집에서 국정농단 수사팀장이던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 우 전 수석의 측근인 안태근 검찰국장팀과 돈을 주고받았다는 것이 이 사건의 요지다. ‘관례’라는 것이 당사자들의 해명이었다.

민정수석에 비(非) 검찰 출신 조국 교수를 앉히며 신호탄을 쏘아올린 문재인 정부는, 더욱 놀라운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검찰이 자랑하는 ‘칼잡이’지만,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을 수사하다 좌천된 윤석열 전 대전고검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한 것이다. 당시 발표를 듣던 기자들이 ‘와!’하고 탄성을 질렀을 정도의 깜짝 인사였다. 군대만큼이나 강고한 검찰의 기수 문화, 서열화를 허무는 신속한 결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윤 지검장보다 ‘기수’가 높은 이창재(52·19기) 법무부 장관 권한대행과 김주현(56·18기)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곧바로 사의를 밝혔다. 이 지검장과 안 국장은 사표를 냈으나 반려당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시작으로 강도 높은 검찰개혁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의 적폐에 문 대통령이 "마, 고마해!"라는 일성을 날린 셈이다.

권력이 반드시 부패한다면, 반드시 개혁할 이도 나타난다

YS의 하나회 청산 당시, 군 일각에선 “군을 너무 홀대한다. 무신의 난이 왜 일어났는 줄 아는가?”라는 발언까지 나올 만큼 반발이 심했다. 그러나 당시 YS는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릴 수밖에 없다”는 말로 일축하고 군정종식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문재인 정부의 인사에 대해서도 검찰 일각에선 불평의 목소리가 있다. “일부 잘못에 전체 조직을 흔든다”, “불필요한 모욕을 주는 꼴”이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그러나 참여정부의 실패를 거울삼았다는 문재인 정부는, 침착하지만 신속하게 ‘율사공화국’의 그림자에 메스를 댔다. 그리고 여기서 멈춰선 안된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YS가 하나회를 청산했지만 군대가 사라지진 않았다. 혹여나 하나회 청산으로 국군에 문제가 생겼는가. 그 당시보다 우리 군대가 나약해지거나, 조직적으로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하는 이는 있을 리 만무하다.

검찰도 마찬가지다. 검찰은 한국에서 가장 강력하면서, 정의로운 조직으로서 존재해야 한다. ‘우병우 사단’이든, 아니면 다른 특권의식이나 관행에 찌든 정치검사들이 뽑혀나간다고 검찰이 흔들릴 리 없다.

강한 권력이 부패하는 것이 법칙이라면, 그 부패를 개혁하는 것도 법칙이다. 20년의 세월을 격하여, 권력의 헤게모니를 쥔 집단에는 적폐가 쌓였고 이를 청산하려는 이도 나타났다. 나라를 이끄는 한 축인 법조인들은 더욱 공정하고 정의로워야 한다. 그리고 한 단계 나아가서, 그들만의 세상에서 함께 사는 나라로 나와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응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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