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혁신위원장 임명된 류석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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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혁신위원장 임명된 류석춘은?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7.07.11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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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비판한 뉴라이트 계열 학자…전태일 재평가 작업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자유한국당이 10일 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62)를 임명했다 ⓒ 뉴시스

자유한국당이 10일 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62)를 임명했다. 한국당은 류 교수를 “우파 학계의 대표적 학자”라며 “보수의 가치를 재정립하고 자유한국당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해 당 대표의 혁신의지를 최우선적으로 실현할 적격자”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류 교수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류 교수가 뉴라이트 계의 대표인사로 보수의 이념적 결집에 몰두해 왔던 인사라는 점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뤄낼 수 있을지 염려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고, 정의당은 “혁신의 이름으로 적폐를 포장하려는 자유한국당 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는 인사”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당내에서조차 류 교수 선임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11일 〈시사오늘〉과 만난 한국당 관계자는 “지금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젊은 사람들이 당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인데, 뉴라이트 학자를 혁신위원장으로 모시는 것이 잘하는 일인지 모르겠다”며 “지금 인터넷 커뮤니티를 보면 ‘그럼 그렇지’라는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임했던 것보다도 후퇴하지 않았느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태극기 집회는 의병활동”

이처럼 당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는 원인은 류 교수가 우측으로 치우친 이념적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지난 1월 22일 〈아시아투데이〉에 ‘태극기 집회는 의병활동’이라는 칼럼을 기고해 논란에 휩싸였다. 류 교수는 이 칼럼에서 “태극기집회는 언론과 국회 그리고 검찰과 특검이 유린하고 있는 대한민국 법체계를 수호하는 의병활동”이라며 “관군이 사라진 자리에 의병이 쏟아져 나와 나라를 지키고 있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 외에도 “청계광장, 코엑스광장, 마로니에광장, 시청광장을 오가며 주말마다 개최되는 태극기집회는 이제 광화문의 촛불집회를 압도한다”거나 “기업이 국가를 위해 출연한 돈을 뇌물이라고 강변하는 수사행태, 나아가서 대통령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국회의원이 된 인물들이 보여주는 배신의 정치행태가 국민들 입장에서는 모두 짜고 치는 고스톱 판 같이 보인다”고 검찰과 특검을 비판했다. ‘친박 청산’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한국당이 ‘구원투수’로 내세울 만한 인물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김구는 중국 국적, 안창호는 미국 국적”

류 교수의 역사관도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류 교수는 지난해 8월 새누리당 전희경 의원이 개최한 건국절 주장 토론회에 참석, “이승만은 독립 운동 내내 무국적자로 활동했는데 김구는 중국 국적, 안창호는 미국 국적, 김일성은 중국과 소련 국적을 모두 가진 사람”이라며 독립운동가의 국적을 문제 삼았다.

또 “6·25 전쟁으로 상징되는 이념 대립이 1919년 당시 상해 임시정부에서 이념을 따지지 말고 합작해서 대한민국을 독립시켜보자는 생각으로 모인 것이고, 1948년으로 가면서 중국 소련 국적 가진 사람들은 남한보다 북한의 정통성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김구도 남한 단독 정부 수립에 반대했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구는 남한 단독 정부 수립에 반대했으나 북한의 단독 정부 수립에도 반대한 대표적 민족주의자인 까닭에, 류 교수의 이념적 편향성 문제가 재차 제기된 바 있다.

“전태일의 선택, 아름답지 않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미래한국〉에 기고한 ‘팩트와 페이크, 신화의 조합 〈전태일 평전〉의 실체’라는 글에서 “전태일은 16살이 되던 1964년 봄 평화시장에서 ‘시다’로 일을 시작해 만 3년 만인 19살이 되던 1967년 봄 ‘재단사’가 됐으며, 같은 기간 그의 월급은 15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정확히 10배 올랐다. 엄청난 임금상승이 아닐 수 없다”며 “이를 두고 과연 누가 착취라는 말을 꺼낼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당시를 살았던 다른 사람들의 선택과 비교해 볼 때 전태일이 선택한 삶 혹은 죽음이 도덕적으로 바람직하고 나아가서 아름다운 것이었다고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전태일과 엇비슷한 조건에서 출발해 온갖 어려움을 헤치고 오늘날 자수성가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며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전태일의 극단적인 선택은 불가피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아름답지도 않다. 다만 불행했을 뿐”이라고 평했다.

또 한편으로는 “근로기준법의 조문조차 이해하지 못해 ‘대학생 친구 하나만 있으면 원이 없겠다’던 전태일과 그의 동료들이 그렇다면 어떻게 설문조사라는 참신하고도 과학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을까? 대학생 운동세력의 접근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라며 ”당시 전태일에게는 대학생 친구 뿐만 아니라 멘토까지 있었고, 그의 죽음이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교육과 조작에 의해 진행된 것이란 의구심이 든다“고 썼다. 전태일 열사의 죽음을 운동권과 연결시켜 본질을 흐린다는 비판을 받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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