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과세 '또' 유예?…쟁점은?
종교인 과세 '또' 유예?…쟁점은?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7.08.10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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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50년 동안 논란만 거듭되어온 ‘종교인 과세’가 또다시 유예될 위기다. 지난 2015년 “1968년 처음 논의가 시작된 이후, 47년만에 입법에 성공했다”며 ‘기획재정부 올해 최고의 정책’에 오르기까지 했던 종교인 과세 정책이 다시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 김진표 ‘종교인 과세 유예’ 개정안…내용은?

이번 ‘종교인 과세 유예’ 논란의 주인공은 단연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었다.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맡은 김 의원이 2018년 1월 시행 예정인 종교인 과세를 2020년으로 2년 유예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만들어 발의를 준비 중인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 개정안에는 “종교인 소득의 정의와 범위가 명확하지 않고 종교 단체의 회계 제도가 공식화돼 있지 않아 과세 대상 소득을 파악하기 쉽지 않고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 내용과 필요성에 대한 홍보·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번 소득세 개정안을 통해 “종교인 과세법 조항 시행을 2년 유예해 과세 당국과 종교계 간 충분한 협의를 거쳐 철저한 사전 준비를 마치고 충분히 홍보해 처음 시행되는 종교인 과세법이 연착륙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50년 동안 논란만 거듭되어온 ‘종교인 과세’가 또다시 유예될 위기에 처했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 ⓒ뉴시스

여기에 김 의원이자 민주당 기독신우회장과 수원중앙침례교회 장로를 맡고 있다는 점도 논란의 불을 지폈다. 김 의원은 이미 기독교 신자 의원들을 중심으로 해당 법안에 서명을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김 의원의 ‘종교인 과세 유예’ 법안에 대한 반발은 거셌다. 종교인 과세가 무려 50년 동안 “준비가 안됐다”는 이유로 연거푸 미뤄진데다, 문재인 정부가 과세를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정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종교인 과세는 국민과 정부 모두가 원하고 있는 법안이다. 그런데 몇몇 의원이 모여 이런 법안발의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여당이 발목잡고 있는 것 아니냐”, “몇년째준비가 안 됐다고만 할 것인가”등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여론이 악화되자 개정안에 참여한 일부 의원들이 ‘철회의사’를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민주당 박홍근·백혜련·전재수 의원 등이 공동발의를 철회하며 법안 참가의원이 28명에서 25명으로 줄어들었다.

◇ ‘50년’동안 거듭 실패한 이유

사실 종교인 과세의 최대 수혜자는 ‘저소득 종교인’들이다. 바로 근로장려세제(EITC) 덕분이다. 홑벌이 가족을 기준으로 연 급여가 2100만 원 이하면 월 100만 원가량을 정부에서 지원받는데, 세금을 내고 소득을 노출시켜야 EITC 대상이 될 수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개신교 목사들의 57.5%가 연 소득이 2000만 원 이하다.

그렇다면 종교인 과세가 매년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선 법안을 실행해야 할 인사들이 대형교회들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사회·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대형교회 목사들이 설교를 통해 향후 있을 선거에 영향을 줄 여지가 높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구 대형교회의 입김이 상당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지난 2015년 11월11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2차 조세소위 속기록에서도 나타났다. 일부 여당 의원이 “(오는 총선을 대비해) 지역구를 봐야 한다(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여권 관계자는 1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종교인 과세는 대형교회를 겨냥한 법안이다. 불교나 천주교의 경우, 종교인 과세에 찬성해왔다. 오히려 정부로부터 (근로장려세제 관련) 지원금을 받을 수있기 때문이다”라며 “하지만 대형교회와 정치인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이렇게 종교인 과세안이 50년간 유예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종교인 과세 유예’ 법안에 참여한 의원은 민주당에서 김진표, 김영진, 김철민, 박홍근, 송기헌, 이개호 의원 등 6명, 자유한국당에서 권석창, 권성동, 김선동, 김성원, 김성찬, 김한표, 박맹우, 안상수, 윤상현, 이우현, 이종명, 이채익, 이헌승, 장제원 홍문종 의원 등 15명, 국민의당에서 박주선, 박준영, 이동섭, 조배숙 의원 등 4명, 바른정당에서 이혜훈 의원 1명 등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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