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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 컨설팅은 생존수영… 위기에 빠진 중소기업인들 구해내야”
<동반성장포럼(41)> “중소기업 현장이 정책에 반영 안 되는 것도 적폐”
2017년 10월 13일 (금) 한설희 기자 sisaon@sisaon.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 재인컨설팅의 차성호 대표는 12일 강연에서 "한국엔 중소기업 사장이 슬픔과 고민을 나눌 만한 곳이 없다"고 입을 떼며 중소기업 사장들의 해원과 상생을 위한 제언을 솔직하게 털어놨다.ⓒ시사오늘

제 46회 동반성장포럼은 ‘중소기업인의 해원과 상생’을 주제로 진행됐다. 중소기업재무전략 연구소장이자 강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재인컨설팅의 차성호 대표는 지난 12일 강연에서 “한국엔 중소기업 사장이 슬픔과 고민을 나눌 만한 곳이 없어 컨설팅을 시작하게 됐다”고 입을 떼며 중소기업 사장들의 해원과 상생을 위한 제언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대기업-중소기업의 동반 성장을 위한 컨설팅은 위험에 빠진 중소기업을 구하는 '생존 수영'과 같다"고 말한 차 대표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중소기업 정책 지원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중소기업 현실 열악… 대기업 수직계열화·중소기업 영역 진출 문제 심각"

이날 차 대표는 "중소기업들의 재무재표를 분석해보면 1000개 회사 중 한 두개 회사만 통장에 돈이 남는 회사"라며 중소기업의 열악한 현실을 지적했다.

“회사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이자보상비율’이 1을 넘지 못하는 회사가 40% 정도 된다. 거기에 분식회계나 편법 적용을 하는 회사까지 고려한다면 40% 미만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는 그 이유를 △대기업 거래 관계에서의 수직계열화 △대기업의 ‘납품가 후려치기’ △대기업의 중소기업 영역 진출로 인한 시장축소가 빈번하게 작용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컨설팅 기업들에게 보통 대기업과의 거래를 추천하지 않는다. 대기업과 거래하는 기업 치고 잘 되는 기업이 없더라. 대기업 납품 회사가 내실을 다져 10년, 20년 가기가 쉽지 않다. 대기업과 거래하면, 돈은 제때 잘 준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대로’ 돈을 안 준다.

예를 들어, 대기업 A가 만드는 스마트폰의 액정 유리를 납품하는 회사 B가 있다고 치자. 그 B사에게 타 기업과는 거래를 못하게 강제한다. 게다가 A사 스마트폰 개발에 투자를 하라고 요구한다. 돈이 없어서 투자를 못하겠다고 말하면 A계열사의 투자전문사를 사이에 끼워넣어 돈을 빌려준다고 한다. 그런데 그 투자를 받는 순간, 중소기업 B는 A의 회사가 되는 거다. 이자율도 높고, 모든 기업 활동에 대주주 허락을 다 받아야한다며 간섭해놓고 기술을 다 빼간다. 그렇게 상황이 악화되다 B가 목표 영업익도 나오지 않게 되면, 경영권까지 가져가버리는 현실이다.”

   
▲ 그는 중소기업인의 고통 해결과 대기업-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정부가 나서고 있지만, 정책 방향성에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시사오늘

"정책 방향성 어긋나… 현장 목소리 제대로 담아야"

그는 중소기업인의 고통 해결과 대기업-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정부가 나서고 있지만, 그 방향성에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디까지를 중소기업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고민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법에는 매출액과 자산규모, 근로자 수만 적혀 있다. 그러나 현실은 더 복잡다단하고, 시장은 빨리 변한다. 또 정부에서 ‘동반성장지수’라는 것을 산출해서 발표하는데, 이 지수도 구체성이 없을뿐더러, 중소기업에서 원하는 것이 반영되어 있지도 않다. 즉, 중소기업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한 번도 조사해 본 적도, 고민해 본 적도 없는 거다. 그러다보니 정부에서 중소기업 육성한다며 여러 사업을 진행하는데도 제대로 된 결과물이 많지 않은 것이다.

2000년대 초만 해도 벤처기업 붐이 일다가, 최근 잠잠해진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창업사관학교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는데 파리 날리는 상황이다. 정부가 창업을 적극 지원하는 중국 모델을 참고해야 한다. 중국은 지원 패턴이 아예 다르다. 한국이 일방적 강의 위주라면, 중국은 무조건 토론 위주다. 지원하는 비율도 훨씬 높고, 상황에 따른 다양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차 대표는 “현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것도 적폐”라며 정부 지원의 한계를 지적했다.

“정부지원정책에도 문제가 많다. 정책자금 담당관 3명이 보통 심사를 보는데, 최근 동향을 잘 모르는 사람들 위주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중소기업 투자는 미래에 대한 투자인데, 자신들은 그런 사례를 본 적이 없었다며 지원 허가를 잘 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이미 잘 알려진 것에 대한 투자인 R&D 지원 비율만 높은 거다.

중소기업 사장들끼리 모여서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시장다변화를 꾀하려 해도, 갈 시장이 없다. 시장다변화는 관련 기업끼리 뭉쳐 새로운 협업 모델 만들어야 가능하다. 이런 모델들을 육성하고 이를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중소기업 부도 시 '재기의 발판' 필요… 국가도 장기적 안목 가져야"

특히 차 대표는 사업 부도를 맞은 중소기업 사장들을 위한 재기의 발판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기업 사장이 죽어도 법인은 죽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은 사장이 잘못되면 법인도 무조건 망한다고 생각한다. 재기의 길이 열려있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10년 이상 일정 인원을 꾸준히 고용했던 중소기업 사장들이 부도를 맞으면, 국세를 일정 부분 환급해준다. 바로 이런 것이 중소기업인들이 요청하는 제도다. 10년, 20년 이상 성실히 기업을 운영한 사람들이 최소한 노후 보장은 할 수 있도록 해 줬으면 한다. 탈출구 없는 벼랑 끝 중소기업들에게, 망해도 가정은 지켜주겠다는 손길이 필요하다. 그래야 사업도 의욕적으로 할 수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중소기업 육성을 ‘김연아 키즈’에 비유하며, 기업 육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적 안목’을 가지는 일이라고 말하며 강연을 끝맺었다.

“경쟁시스템은 우수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순 이슈메이킹만 해서는 어렵다. 피겨스케이팅에서 김연아 선수의 성공으로 ‘김연아 키즈’ 3인방을 육성하는 데 10년이 걸렸다는 사실처럼, 한 기업가를 육성하는 일도 최소 5년에서 10년까지 장기적 안목을 가져야 하는 일이라는 점을 관련 전문가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제대로 된 법과 시행령, 투명한 예산 운영 등이 뒷받침된다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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