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네치킨, bhc 상대로 ‘무리한’ 특허 소송…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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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네치킨, bhc 상대로 ‘무리한’ 특허 소송…왜?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7.11.09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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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네네치킨이 bhc치킨이 자사 제품을 베꼈다며 특허 소송을 건 가운데 네네치킨이 특허 침해 근거로 든 내용이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bhc치킨의 제품이 출시된 지 약 3년 만에 소송을 걸고 나선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네네치킨 스노윙 치즈치킨과 bhc 뿌링클 치킨 ⓒ네네치킨

네네치킨 “bhc가 치즈치킨 원조인 것처럼 호도”

네네치킨은 지난 7일 bhc의 뿌링클 치킨이 자사의 스노윙치즈 치킨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뿌링클 치킨 폐기를 요구하는 특허권 침해 금지 청구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네네치킨은 뿌링클 치킨의 18가지 성분 중 16개 원재료가 자사의 ‘스노윙 시즈닝(야채)’ 성분과 동일하고, 나머지 2개의 성분은 ‘스노윙 시즈닝(치즈)’의 성분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네네치킨은 bhc가 지난 8월 모 언론 인터뷰를 통해 뿌링클 치킨이 국내 치즈 치킨의 원조라고 홍보하고, 다른 업체들이 뿌링클 치킨을 따라 치즈 맛 치킨 제품을 출시한 것처럼 사실을 호도했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네네치킨이 주장하는 bhc의 특허 침해 근거가 빈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네치킨이 특허로 등록한 것은 성분이 아닌 ‘조리방법’이기 때문이다. 

▲ 스노윙 치즈치킨 조리방법 특허증 ⓒ네네치킨

네네치킨의 특허 등록보다 bhc의 뿌링클 치킨이 먼저 출시돼 특허 침해 소송이 성립하는지도 논란거리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허 출원 신청만으로는 특허권이 발생되지 않으며, 특허결정 이후 설정등록을 해야 특허권이 발생한다. 

네네치킨은 지난 2009년 스노윙치즈 치킨을 출시하고 2014년 10월 ‘스노윙 치즈치킨 조리방법’을 출원했다. 특허 등록은 올해 1월 이뤄졌다. bhc의 뿌링클 치킨은 스노윙 치킨의 특허 등록 전인 2014년 11월 출시됐다. 

이에 관해 네네치킨 관계자는 “소장 접수 시 변호사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하지 않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노윙치킨도 타사 제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됐다는 점도 소송의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이다. 현철호 네네치킨 대표는 지난 6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노윙치즈는) L사의 양념감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한 바 있다. 

bhc치킨 “말도 안되는 억지소송”

bhc는 네네치킨의 소송 소식이 알려진 당일 즉각 해명 보도자료를 내고 맞대응을 예고했다. 특허 침해 부분에 대해 전혀 납득할 수 없으며 특허를 침해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bhc 측은 “bhc 제품은 베타믹스, 제조 공법, 시즈닝 등 네네치킨과 전혀 다르게 제조되고 있다”며 “제품의 콘셉트도 전혀 다르기 때문에 억지 주장이라 판단되며 일방적이고 전혀 근거가 없는 이번 소송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SNS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은 뿌링클은 소비자들도 네네치킨 제품과는 전혀 다른 콘셉트의 치킨으로 인지하고 있다”며 “만일 특허를 침해했다면 차별화된 제품인 뿌링클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은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bhc는 네네치킨이 언급한 언론 인터뷰에서 ‘뿌링클이 원조’라는 말을 한 적이 없으며, 제품 홍보 시에도 해당 문구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도 반박했다. 

bhc 관계자는 “해당 언론 인터뷰는 기자가 개인적 의견을 적은 것이지 우리는 원조라는 말을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다”면서 “네네치킨이 모방했다고 주장하는 원재료 성분도 특이한 소스가 아니라 분말, 설탕 등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재료고 맛을 결정하는 배합비도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bhc는 이번 소송 제기로 인한 브랜드 훼손에 대한 법적 소송도 검토 중이다. bhc 관계자는 “최근 언론에 계속 노출이 되다보니 가맹점주들이 불안해한다”며 “뿌링클이 bhc 대표 제품인 만큼 더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뿌링클 출시 3년 만에 소송…왜? 

한편으로 ‘미투제품’이 넘쳐나는 식품업계에서 원조를 주장하는 업체가 승소하는 경우도 드문 데다 뿌링클 치킨 출시 이후 3년이 지난 시점에 네네치킨이 법적 대응까지 나선 데 업계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네네치킨 관계자는 “식품업계에서는 신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수많은 개발 착오를 겪으며 노력한 기업의 제품을 카피하고, 마치 본인들이 원조인 것처럼 홍보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며 “이에 대해 사회에 경종을 울릴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뿌링클 출시 이후 3년이 지나 소송을 제기한 데 관해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었기 때문이고 다른 특별한 계기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업계에서는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이 포화되면서 경쟁이 심화된 데다 네네치킨이 자사가 원조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주기 위해 일종의 노이즈마케팅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가격 인상과 갑질 논란 등으로 홍역을 치른 치킨업계가 이번엔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모양새가 됐다”며 “소송 결과와 관계없이 또다시 업계가 시끄러워져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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