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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단상] 우리은행에 외부인사가 필요할까?
2017년 11월 22일 14:08:12 윤종희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22일 금융권에선 채용 비리 의혹과 관련해 얼마 전 사임한 우리은행 이광구 전 행장의 후임을 놓고 말들이 많다. 특히 그 간 은행 내부에 한일은행·상업은행 출신 간 갈등이 심했던 터라 아예 외부 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정치권 사례에 비춰, 어떤 조직 수장을 외부로부터 데려오는 건 그다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가까운 예로, 지난 2016년 초에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전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지만 오히려 혼란만 가중됐다.

당시 문재인 대표 체제였던 더불어민주당은 여러모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고, 그 돌파구로 김 전 의원을 비대위원장에 앉혔다. 그러나 김종인 체제는 오래가지 못했다. 김 위원장이 ‘친문 대 비문’으로 나뉜 당을 수습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금새 실망감으로 바뀌었고 오히려 ‘당 사정을 너무 모른다’라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며 논란만 커졌다.

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은 얼마나 무능하면 당 대표를 맡을 사람도 없느냐’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결국 김종인 체제는 얼마가지 못해 막을 내렸다. 김 전 의원은 지난 3월 탈당을 선언, 본인은 물론 더불어민주당에도 마이너스 결과를 낳았다.

   
▲ 최근 누가 우리은행의 새로운 행장이 될 지를 놓고 말들이 많다. 사진은 우리은행 본사 건물. ⓒ뉴시스

우리은행의 경우는 앞서 내부 출신인 이광구 전 행장 체제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무엇보다 민영화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이 점에서부터 외부인사 영입 명분은 매우 약하다. 게다가 우리은행 노조까지 나서서 ‘낙하산 인사’ 반대를 외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번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그 배후에 계파간 갈등이 있었다고 하나 내부 직원들을 비롯해 노조도 그러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있지도 않은 계파갈등이라는 이슈가 직원 간 불신이라는 또다른 문제점을 만들고, 이로 인해 외부 낙하산을 허용해야 한다는 논리로 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인사 찬성론자들은 현재 우리은행 내부에 계파 갈등이 심각해, 이를 봉합하기 위해선 바깥에서 중립적인 인사가 들어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외부인사가 들어온다고 화합을 이룬다는 보장은 거의 없다.

오히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통합된 후에 입사한 은행원들에게는 상처만 남길 뿐이다. '열심히 일하면 언젠가는 행장까지 될 수 있다'라는 꿈을 잃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 ‘우리은행이 무능해 낙하산이 왔다’라는 인식은 자긍심마저 무너뜨린다.

현재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선, 서슬 퍼런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 이 정도면 됐지, 여기서 더 나아가 '낙하산'을 뽑겠다는 건 관치금융 논란만 낳을 뿐이다. 채용 비리 의혹은 우리은행이 민영화에 성공하고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성장통이다. 이런 성장통은 우리은행이 스스로 이겨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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