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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필담]누가 배현진을 언론투사로 만들었나?
민주주의와 절차적 정당성
2018년 03월 18일 22:25:44 한설희 기자 sisaon@sisaon.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목요일 뉴스데스크 모두 마칩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의 하차는 순식간이었다. 그는 평소와 같은 ‘클로징 멘트’로 뉴스데스크와 작별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전광석화(電光石火)같은 마지막이었다. 2017년 12월 7일, <뉴스타파> 최승호 PD의 MBC사장 취임 첫 날. 주말 뉴스 포함 총 2491일이라는 역대 최장수 여성 앵커는 너무나도 쉽게 TV에서 자취를 감춰야 했다.

   
▲ . 배현진 처리의 문제는 배현진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그의 사표와 한국당 입당이 상징하는 것은 문재인 정권에서 새롭게 출범한 언론 내부 절차의 정당성, 즉 절차적 민주주의의 문제다. ⓒ뉴시스

3개월 후, ‘언론 적폐’로 불리던 배 전 아나운서는 보수계의 ‘언론 투사’가 되어 다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선택한 무대는 정치권, 그것도 이명박 정권 당시 방송장악과 MBC 노조탄압에 주력했던 자유한국당이었다.

이에 정치권을 비롯해 MBC의 ‘봄날’을 바라왔던 시청자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2012년 언론노조 동료들을 배신한 채 뉴스 앵커로 승승장구한 ‘부역자(附逆者)’가 어떻게 언론자유를 외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가 정말로 언론적폐의 중심에 서 있었는지는 내부자만이 알 일이다. 다만 MBC 노조의 절대 다수가 그의 하차를 바란다면, 공정한 절차 아래 그와 MBC뉴스를 분리하는 것이 옳다. 최 사장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한 “배현진 씨는 국민을 배반하고 공영 방송으로써의 역할을 져버린 것의 중심”, “대부분의 기자 분들도 동의 할 것”이라는 말이 정말 사실이라면 말이다.

배 전 아나운서는 뉴스데스크에서 하차하고, 해직 언론인 6명은 복직됐다. 물론 부당하게 해직된 기자들은 복직해야 한다. 배 전 아나운서 역시 노조를 탄압하고 부당한 이득을 취해왔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공영방송 MBC가 하루아침에 정당한 절차 없이 인사 발령을 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마치 반정(反正)처럼, 과거의 권력을 우수수 몰아내고 새 임금을 세워 나라를 바로잡는 왕조시대의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민주주의의 시대다. 배현진 처리의 문제는 배현진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그의 사표와 한국당 입당이 상징하는 것은 문재인 정권에서 새롭게 출범한 언론 내부 절차의 정당성, 즉 절차적 민주주의의 문제다.

하나의 상처가 언론사 전체를 썩게 만든다면 그 환부를 도려내야만 한다. 다만 그 전에 환부를 도려내는 것이 최고의 치료 방법임을 사람들에게 납득시켜야만 한다.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치료를 바라는 사람들은 동의하기 마련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절차적 정당성이란 민주시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작년 시민들의 촛불이 모여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했던 바로 그 모습처럼.

자유롭고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는 그래야 한다. 절차적 차원과 실질적 차원 사이에서 최선의 균형 또는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 게다가 최근 권력을 잡은 집단의 권력 행사 측면이라면, 특히 절차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공영방송 정상화를 지지하고 있다. 사측이 주의를 기울였다면 배현진 씨의 잘못을 공시하고 공식적인 사표를 받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제2의 배현진, 제2의 길환영이 나올 수 있는 배경도 사라질 것이다. 공정함 앞에서 부당행위 또는 국민 감정에 반(反)하는 일면이 까발려진 그들은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지 못했을 것이고, 한국당 역시 그의 영입을 망설였을 것이다.

그것이 절차적 정당성이 가진 힘이다. 그들이 두 번 다신 언론의 자유를 외칠 수 없게 만드는 힘. ‘언론 적폐’ 부역자가 ‘언론 자유’를 외치는 투사가 되지 못하게 막을 수 있는 힘.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와 언론 노조를 전면 비판하고 나섰다. ‘좌파정권 방송장악 피해자’들을 모집하겠다며 그들을 지원하는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했다. 그 중심에 배 전 아나운서가 서 있다. 그러나 그를 언론 투사로 만든 것은 누굴까. 물론 직업선택의 자유가 헌법으로 보장되는 나라에서 입당은 본인의 선택이라지만,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유를 남겨 둔 것은 미성숙한 절차라는 생각에 입 안이 쓰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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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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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자 좀 제대로ㅠㅠ 2018-05-28 22:58:57

    부역자,반정 괄호 안의 한자 제대로 확인하고 쓰시오! 기자는 그렇다치고 데스크는 뭐힌고 있나요?신고 | 삭제

    • 가회파 2018-03-19 17:52:54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주인이 있다는 점에서 공산주의와 다르다..엠비씨는 일단의 이너써클 노조가 회사를 지멋대로 좌좀스럽게 운영한다는 점에서 우리 이념과는 다르게 행동하던 것이다..그런게 광우병사기로 들어났고 최승호는 반성도 없이 사장이 되서 망난이 칼 쓰듯 휘두르면서 내로남불을 외치니 이게 나라냐..신고 | 삭제

      • yby8302 2018-03-19 14:23:25

        민주당 뽑는 이유가 그전 정권과 똑같은 짓하지 말라고 뽑은거다 니들이 이뻐서 뽑겠냐?? 하는 짓 보면 무늬만 다르고 색깔은 똑같네신고 | 삭제

        • yby8363 2018-03-19 09:00:15

          자한당 접입가경!
          정말 꼴값떤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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