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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用不用說
<김선호의 지구촌 음악산책(33)>CARMEN FANTASY / ANNE SOPHIE MUTTER
2018년 07월 26일 10:15:27 김선호 음악칼럼니스트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 김선호 음악칼럼니스트)

   
▲ ⓒ김선호 음악칼럼니스트

2002년 당시 77살의 노지휘자 앙드레 프레빈이 34살의 나이 차이를 뛰어넘어 바이올린 연주자 안네 소피 무터와 비밀리에 약혼과 결혼을 했다. 앙드레 프레빈은 그것이 4번째 결혼이 되는 모양인데 좌우간 소피 무터에게는 미망인이 되기 전 1990년부터 '탱고와 춤'이라는 곡을 바치는 등 꽤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다고 알려지고 있다. 즉 10년 넘게 공들인 보람이 현시된 모양이다. 하지만 2006년 8월 둘은 또 이혼했다. 공 들인 기간의 반절도 같이 못 살았다.

프레빈의 과거 세 번째 부인은 우리가 잘 아는 영화배우 미아 패로우였는데, 그녀와 함께 입양했던 딸이 한국에서 입양됐던 '순이'다. 가수 나훈아가 그렇게도 목이 타게 부르면서 찾던 순이가 바로 이 순이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지만, 아무튼 순이는 또 엄마의 애인이며 당시 나이 63살였던 영화감독 우디 앨런과 동거를 했느니 어쨌느니 하다가 결국 결혼을 했다. 그러자 미아 패로우의 첫 남편이었던 프랭크 시내트라가 우디 앨런을 죽이느니 살리느니 하면서 협박을 했다는 웃지 못 할 후문도 있었다.

이렇게 한동안 세인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이런 일들이 그들 문화로 봐서는 별것이 아닌 것 같이 다가오는 모양이다. 하지만 '노인네가 나이 값도 못하고 참 주책 바가지다'라는 질책의 모럴 테러리즘 정서가 아직도 뼈 속까지 침투해있는 우리에게는 좀 낯설고 어색하다. 

'영원히 여성스러운 것이 우리를 구원한다'는 파우스트의 마지막 구절을 삶 속에서 실현하기에는 여러 가지 능력 면에서 한참 부족하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른다.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년 8월 28일~1832년 3월 22일) 역시 화려한 여성 편력이 있었기에 그렇게 멋진 말을 명작 끝에 남겼던 것은 아닐까? 그는 노년에 이르러서도 미나 헤르츨리프를 사랑하면서 소설 '친화력'을 쓰게 됐고, 빌레머 부인과 사랑에 빠져 '서동시집'을 집필했을 뿐 아니라, 마리엔바트로 피서여행을 가서 19살 처녀 우를리케 폰 레베초프에게 완전히 눈이 뒤집혀서 '마리엔바트의 슬픈노래' 에다가 연모의 정을 애절하게 담아냈다.

   
▲ ⓒ김선호 음악칼럼니스트

이런 사랑을 두고 이념과 나이를 초월한 숭고한 정신적 사랑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필자는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고, 다만 에로스적인 차원으로만 이해가 되니 속물은 속물인가 보다. 아무튼 필자가 보기에 이런 '변강쇠'는 또 있다.
행동하는 지성이라 불리는 버트런드 러셀(Bertrand Arthur William Russell, 1872년 5월 18일~1970년 2월 2일)도 그렇고, 20세기가 낳은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Pablo Ruiz y Picasso, 1881년 10월 25일~1973년 4월 8일)도 그렇다. 러셀은 80살에 3번째 결혼을 했고, 피카소도 80살에 도자기 공장 관리인의 조카였던 자클린과 결혼했다. 사실 피카소는 정말로 화려한 여성 편력이 있다. 올가 코클로바, 도라 마알, 마리 테레즈, 프랑수와 질로, 자크린 등등.

   
▲ ⓒ김선호 음악칼럼니스트

비뇨기과 의사들의 말에 따르면, 노인네라고 해서 변강쇠 같지 말라는 법 없다고 한다. 하지만 변강쇠가 되기 위한 훈련은 필요하다고 한다. 혈액이 경우에 따라 모였다 흩어졌다 하는 해면체를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가끔 강한 자극을 주는 비디오나 소설도 좋다고 한다. 즉 생물학적으로 용불용설이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신체의 일부라는 주장이다.

물론 저명한 의학박사들의 주장이니 당연히 믿을 만하고 또 믿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야동>보는 훈련을 하다가 가족들에게 들켜서 이른바 '개망신'을 당하지 않으려면 정말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참 어려운 훈련인 셈이다.

   
▲ ⓒ김선호 음악칼럼니스트

각설하고, 여기서는 맨 앞에 언급한 안네 소피 무터가 연주한 음악을 소개하고자 한다. 안네 소피 무터가 연주한 곡은 무수히 많지만 가능하면 좀 접근이 쉬운 비제의 카르멘을 선택했다.
비제를 가장 유명하게 만든 오페라 '카르멘'(Carmen)은 1875년 3월 3일, 파리의 오페라 코믹 극장에서 초연됐는데 도둑떼, 집시, 비천한 연초공장 여직공들이 등장하고, 칼부림하며 시체가 뒹구는 등 그 내용이 당시 귀족들의 취향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해 실패하게 된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카르멘의 참신한 소재와 혁신적 기법이 기존의 신화나 전설, 귀족들의 낭만적 이야기로만 이뤄져 있던 오페라 계에 일대 새바람을 불러 일으켰음은 물론 일반 대중들에게는 큰 호응을 얻게 됐다.
비제는 카르멘이 초연되고 3개월이 되는 6월 3일에 결핵성 호흡기 질환의 악화로 사망했다.

이 음반의 6번 트랙에 들어있는 카르멘은 에센스만 모아 사라사테가 바이올린 콘첼토로 편곡한 것(Carmen Fantasy)이다. 연주는 안네 소피무터(바이올린)와 비엔나 필하모니.

녹음 방식은 4D로 돼있어서 녹음 상태가 아주 좋으며, 나머지 곡들도 사라사테(Pablo de Sarasate, 1844년 3월 10일~1908년 9월 20일)의 지고이네르 바이젠(Zigeunerweisen)*과 같이 비교적 듣기 편하고 널리 알려진 입문용 곡들로 편성돼 있다.

* Zigeunerweisen

지고이네르바이젠은 사라사테가 1878년 작곡한 곡이다. 집시를 일컫는 'Zigeuner'와 선율을 뜻하는 'Weisen'의 합성어다. 즉, 집시의 고유 선율을 주제로 작곡된 음악이다. 이 곡은 연주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서 작곡 당시에는 사라사테만이 연주했다고 한다. 아주 화려하고 기교적인 악구의 패시지(passage)와, 활을 사용하지 않고 현을 손가락으로 퉁겨 연주하는 피치카토((pizzicato), 글리산도(glissando, 높이가 다른 두 음을 계속해서 연주할 때 첫 음에서 다음 음으로 진행할 경우, 두 음 간에 잠재하는 모든 음을 거쳐서 끝의 음에 이르는 주법) 등 다양한 기법의 바이올린 연주기법이 사용되는 곡이다.

   
▲ ⓒ김선호 음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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