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 기사마다 해석 다른 양극화 통계, 진실은?
[친절한 뉴스] 기사마다 해석 다른 양극화 통계, 진실은?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8.08.31 2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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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론 하위 20% 가구 소득 감소…근로자가구만 국한하면 하위 20% 소득 증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주요 경제 정책 중 하나인 ‘소득주도성장’이 연일 공격을 받고 있다. ⓒ뉴시스

8월 23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8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가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한쪽에서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 5.23배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실패라고 주장하고, 또 한쪽에서는 근로자가구 소득이 올랐다는 점을 근거로 완전히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인데요. 같은 통계를 두고도 왜 정반대의 해석이 나오고 있는지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양극화 심화는 ‘팩트’

일단 전제가 돼야 할 것은, 양쪽 주장이 모두 진실이라는 점입니다. 통계를 왜곡하거나 거짓을 말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단지 양쪽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통계만을 끌고 와서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사용하고 있을 뿐입니다.

우선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의견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가계동향조사 보고서를 보면, 통계청은 소득 수준에 따라 5단계로 가구들을 분류해뒀습니다. 1분위는 우리나라에서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20% 가구고, 2분위는 20~40%, 3분위는 40~60%, 4분위는 60~80%, 5분위는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20% 가구를 뜻하죠.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바로 이 통계에 주목한 겁니다. 하위 소득 20% 가구와 상위 소득 20% 가구의 격차가 커지면 커질수록 양극화는 심해졌다고 할 수 있는데,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차이가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거든요.

무엇보다 차이가 커진 이유가 하위 20% 가구의 소득이 감소(-7.6%)하고 상위 20% 가구의 소득이 증가(+10.3%)했기 때문이라는 데 심각성이 있습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 때문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것 자체는 ‘팩트(fact)’인 셈입니다. 

▲ 8월 23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8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통계청

하위 20% 근로자 소득 증가도 ‘팩트’

그런데 또 다른 기사에서는 하위 20% 근로자가구의 소득이 증가했다면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역설합니다. 머리에 물음표가 떠오르죠. 하위 20%가구의 소득이 줄었다며? 그런데 하위 20% 근로자가구 소득은 늘었다고?

핵심은 ‘근로자’라는 단어입니다. 직업이 없는 사람들을 모두 포함한 하위 20% 가구 소득은 줄어들었지만, 직업이 있는 사람들만 조사하면 하위 20% 가구 소득이 오히려 늘어났다는 뜻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올해 도시 근로자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작년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최저임금 인상의 목적에서는 이미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 해석의 차이가 조금씩 드러납니다. ‘고용 여부’에 따라 소득주도성장 평가가 완전히 달라지는 거죠. 최저임금이 올랐으니, 당연히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의 소득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효과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바로 이 점에 주목합니다.

반면 소득주도성장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소득보다 ‘일자리’에 집중합니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최저임금 인상은 대체가 쉬운 비숙련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줄이는 효과를 내므로, 결국 일자리를 갖지 못한 하위 계층을 더 궁핍한 상태로 몰아넣는다는 논리입니다. ‘고용 쇼크’라는 평가가 나온 ‘7월 고용동향’ 결과가 이 주장을 뒷받침하죠.

일자리가 없는 사람까지 포함한 모든 가구의 하위 20% 소득은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은 이전보다 높아진 소득의 수혜를 입었습니다. 그렇다면 소득주도성장은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요 없었던 것일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담당업무 : 국회 및 자유한국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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