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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현대의 도시' 울산, 현대중공업 부진에 '썰렁'
2018년 09월 27일 17:04:54 울산=전기룡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울산/전기룡 기자)

울산광역시는 흔히 ‘현대의 도시’라고 불린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가 거대한 공업단지를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시민들도 해당 공장에서 근무하며 전국 기준 가장 높은 평균 가구 소득을 유지하는데 일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된 조선업의 침체 탓인지 울산의 이번 추석은 그리 밝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4월에는 울산 동구가 전북 군산, 경남 거제·통영·고성·창원 진해구 등과 함께 고용위기지역에 지정되기도 했다. 이에 <시사오늘>은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 동구를 찾아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울산 동구 전하동 소재의 술집 거리는 과거와 달리 한적한 모습이었다. ⓒ시사오늘

“골목이 얼매나 텅텅 비었는데…”

“사람 없는 거 봐봐. 저번 설만하더라도 이거보다는 많았는데 지금은 그거 만도 못해. 우리도 붐볐던 거만 기억하니까 이런 상황이 낯설 수 밖에. 오징어 옆에 식혜도 많이 만들어놨는데 얼마 못 팔 거 같아.”

이는 지난 23일 오전 울산 동구 소재 동울산시장에서 만난 건어물상점 주인 이모(64) 씨가 내뱉은 말이다. 시장의 평소 모습을 모르는 기자였기에, 이른 시간치고 사람이 많은 것 아니냐고 되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예전에는 이거보다 두 배는 많았어”라는 한탄뿐이었다.

채소상점 주인 김모(63) 씨도 말을 보탰다. 자신을 울산 토박이라고 밝힌 김 씨는 “기자 양반. (현대)중공업 출근할 때 오토바이로 하는 거 알지. 옛날에는 명절 때 일을 안 가니까 골목 골목마다 오토바이가 꽉 차있었어. 지금 봐봐. 골목이 얼매나(얼마나) 텅텅 비었는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날(맨날) 도시가 커가는 모습만 봤던 거 같은데 지금은 그러지 못해”라고 한숨 지었다.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아…“

장소를 술집이 밀집된 거리로 옮겼지만 이곳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과거 명절과 휴일, 평일을 가리지 않고 붐볐던 모습과 달리, 텅텅 비어있던 골목은 기자에게 있어 낯설기만 한 풍경이었다.

이와 관련해 많은 이들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단행된 희망퇴직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근속 10년차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 받았다. 또 지난 8월에는 해양산업부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추가 접수를 실시한 바 있다.  

술집에서 만난 이모(33) 씨는 “오랫 동안 이 골목에서 술을 마셨지만 계속해서 문 닫는 식당이나 가게가 늘어나는 것 같다”면서 “점점 안 좋아지고 있고 솔직히 말해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대중공업)해양산업부도 문을 닫으면서 만 명 이상 떠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해양산업부가 위치해 있던 동네에서는 원룸 시세마저 큰 폭으로 하락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고 부연했다.

부동산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자 동석하고 있던 최모(33) 씨도 동의했다. 올 11월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그는 “신혼집을 구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지금 살고 있는 집을 내놨는데 아직도 나가지 않고 있다”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신혼 살림을 차릴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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