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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正論직구] 공익법인 악용하는 재벌의 꼼수
2018년 11월 16일 09:48:19 김웅식 기자 212627@hanmail.net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웅식 기자)

만약 내가 재벌이 된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재산을 2세에게 대물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상속이나 증여할 돈으로 공익법인을 설립하고 세금을 면제받는다. 공익법인의 대표에 자식(재벌 2세)을 앉힌다. 공익법인 대표인 자식이 본연의 목적인 공익사업보다 내가 대주주로 있는 기업의 주식을 취득한다. 공익법인이 해당 재벌기업의 주주권을 행사한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 재벌이나 자산가들은 재산을 자자손손 물려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재산을 물려주려면 막대한 상속세나 증여세를 부담해야 하고, 이로 인해 자칫 회사가 흔들릴 수 있다. 그래서 재벌들은 공익법인을 설립하고 재산을 출연해 대물림하는 꼼수를 쓴다. 공익사업 실현이라는 정부와 재벌기업 간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 가능한 일이다.   

공익법인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진은 대부분 재벌총수 가족이나 친척, 전직 임원들로 채워져 있다. 공익법인이 가진 자산에 비해 공익사업에 쓰는 돈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기업은 본연의 목적인 공익사업보다는 총수일가의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 공익법인을 활용하는 듯하다.

현행 상속증여세법에 따르면 공익법인에 재산을 출연했을 때 상속세와 증여세를 면제받는다. 상속·증여세율이 최대 50%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혜택이다. 실제 작년 기준 대기업 소속 공익법인 165개 중 112개가 출연 주식에 대해 상속·증여세를 면제받았다. 공익법인 계열회사의 절반인 57개사는 총수 2세가 지분을 갖고 있다. 이른바 재벌 2세의 회사인 셈이다.

공익재단을 이용한 재벌의 재산 대물림이나 편법 경영권 승계를 막기 위해서는 공익법인이 보유한 주식의 의결권을 통제하는 것이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 마침 당국에서 공익법인의 의결권에 제한을 두는 방식으로 개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공익법인에 주식을 출연할 때 상속·증여세를 면제해 주는 것도 손볼 계획이라고 한다. 공익법인이 본연의 목적보다 계열사 지분을 사고팔면서 총수일가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악용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어떤 전문가는 공익법인을 설립할 때 세금감면을 공익지출과 연계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한다. 공익법인에 재산을 출연할 경우 일단 상속세나 증여세를 부과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3년 이내에 해당 공익법인이 공익사업 목적에 맞게 지출할 경우, 거기에 상응하는 세금을 돌려주자는 방안이다.
 
대기업 공익법인은 기업 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숭고한 사명을 띠고 존재한다. 재산 대물림, 편법 경영권 승계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선의의 목적을 가진 공익법인이 잘못된 길로 빠지게 수수방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담당업무 : 산업부 소속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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