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확장’ 과제 안은 황교안…김진태·김순례 징계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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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확장’ 과제 안은 황교안…김진태·김순례 징계 ‘시험대’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3.06 1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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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김순례 징계 수위 따라 당 이미지 바뀔 가능성…‘강한 징계 어려울 것’ 예측 많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김진태·김순례 의원 징계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시사오늘 김승종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김진태·김순례 의원 징계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시사오늘 김승종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임기는 2021년 2월까지다. 제20대 대통령선거는 2022년 3월로 예정돼 있다. 황 대표가 자신의 최종 목표인 대권에 도달하려면, 한국당 당대표로서 소기의 성과를 거둬야 한다.

한국당 당대표에게 기대하는 성과란 무엇일까. 대선 2년 전, 황 대표 임기 내에 치러지는 2020년 총선 승리다. 그리고 2020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마의 30%선’을 넘지 못하고 있는 지지율을 끌어올려야만 한다.

지지율 30% 넘지 못하는 한국당…‘중도확장’만이 살 길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2월 25일부터 28일까지 수행해 3월 4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2.0%포인트 상승한 28.8%를 기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한 자릿수 지지율까지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 수준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0% 중반과 후반을 오가는 한국당 지지율의 등락(騰落)은 큰 의미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치러진 제19대 대선에서도 홍준표 후보가 24.0%를 득표했고, ‘5·18 망언’ 직후인 2월 11일부터 13일까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실시해 1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한국당 지지율이 25.7%로 나왔던 것을 고려할 때 25%±α는 한국당의 ‘고정 지지층’으로 봐야한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최소 30%’를 유의미한 기준선으로 본다. 지지율 30%는 돌파해야 한국당이 중도보수층에게도 어필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도 6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황교안 체제가 안정되려면 당 지지율이 30%선을 넘어야 한다”며 “황 대표 숙제는 어떻게 중도보수까지 끌어안아 미끄러진 지지율을 회복하느냐”라고 지적했다.

김진태·김순례 징계…중도확장 가늠자 될 듯

‘5·18 망언’으로 징계 대상자에 오른 김진태·김순례 의원 징계 수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5·18 망언’ 직후 <리얼미터>가 <TBS> 의뢰를 받아 2월 11일부터 13일까지 수행하고 14일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전주에 28.9%를 기록했던 한국당 지지율은 문제 발언 이후 25.7%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5% 전후의 고정 지지층을 제외하면, 보수 성향 유권자들마저도 5·18 폄훼 발언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느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보면, 5·18 폄훼 발언 당사자들에 대한 징계 수위는 ‘황교안호’의 외연 확장 가능성을 가늠할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5·18에 대해 일반 국민 여론과 유리(遊離)된 인식을 보여준 김진태·김순례 의원을 징계할 경우 한국당이 극우와 결별하고 중도보수로 이동한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반면, 그 반대의 경우 한국당이 극우에 포획돼 있다는 이미지가 강화될 수 있는 까닭이다.

정치컨설팅 민 박성민 대표는 지난 4일 MBC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진태·김순례 의원 징계) 과정에서 황 대표가 어느 방향으로 키를 잡을지를 보고 향후 한국당의 방향을 읽을 수 있으니까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 역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이 있는 의원들을 징계하면) 황 대표가 용(龍)이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목소리 큰 ‘태극기부대’…선 긋기 가능할까

문제는 전당대회에서 증명된 ‘태극기부대’의 힘이다. 전대 기간 내내 ‘선명성’을 강조했던 김진태 의원은 가는 곳마다 지지자들을 몰고 다니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당원을 대상으로 한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그는 2만955표를 획득, 2만1963표를 얻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불과 441표 부족한 3위에 올랐다.

“5·18 유공자는 괴물 집단”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데 이어, 전대 과정에서도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고 외치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김순례 의원은 후보 8명 가운데 3위에 오르며 최고위원으로 입성하기도 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저딴 게 무슨 대통령이냐”고 막말을 쏟아냈던 김준교 후보 역시 청년최고위원 후보 가운데 2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러다 보니 황 대표가 김진태·김순례 의원에게 강도 높은 징계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황 대표는 지난 4일 <KBS 뉴스>에 출연해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를 폄훼한 김순례 의원의 당 차원 징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윤리위원회가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한발 물러섰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김진태·김순례 의원 징계를) 유야무야하지 않겠다”고 단언한 것과는 온도차가 느껴지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6일 <시사오늘>과 만난 정치권 관계자는 “이제 막 당권을 잡은 황 대표가 당내에서 적잖은 지분을 갖고 있는 태극기부대와 맞서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이 황 대표가 잘못하면 한국당이 분당까지 갈 수도 있다고 했던데, 분당은 아니라도 또 갈등이 생길 소지가 있다. 웬만하면 적당한 선에서 매조지는 쪽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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