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필담] 우리공화당의 박근혜 패러독스
[주간필담] 우리공화당의 박근혜 패러독스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7.0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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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가능한 정치 지형 만든 친박이 ‘박근혜’ 말하는 아이러니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홍문종·조원진 대한애국당 공동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단초가 된 제20대 총선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들이다. ⓒ뉴시스
홍문종·조원진 대한애국당 공동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단초가 된 제20대 총선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들이다. ⓒ뉴시스

“우리 애국시민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시고 적극적으로 천막 투쟁에 참여함으로 해서 탄핵무효, 나아가 거짓의 산에 의해 만들어진 탄핵을 바로잡는 데 우리공화당과 같이 힘을 보태 달라.”

지난 3일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가 ‘광화문 천막투쟁’ 참여를 독려하면서 한 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무효이니, 우리공화당을 지지해서 박 전 대통령의 무죄를 밝히는 데 힘을 보태 달라는 호소다.

하지만 홍 대표의 말을 듣다 보면, 어딘지 모를 위화감(違和感)을 떨쳐내기가 어렵다. 알려진 대로, 박 전 대통령 탄핵의 시발점은 제20대 총선에서의 충격적인 패배였다. 그리고 새누리당의 제20대 총선 패배가 친박(親朴)의 전횡(專橫)이 낳은 결과라는 사실은 부인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당시 ‘진박(진실한 친박)’으로 불렸던 홍문종·조원진·최경환·윤상현 의원 등은 ‘다 이긴 게임’으로 여겨졌던 제20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데 여념이 없었고, 여기서 촉발된 김무성 대표의 이른바 ‘옥새 투쟁’은 친박·비박(非朴) 공멸의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다시 말해, 박 전 대통령 탄핵의 단초(端初)가 된 것은 진박 의원들의 독선적 행위들이었다는 이야기다.

홍 대표의 말이 어불성설(語不成說)로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홍 대표 말처럼 박 전 대통령 탄핵이 부당한 것이라면, ‘부당한 탄핵’이 이뤄지게 만든 원인은 무엇이었나. 바로 제20대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의 이반(離反)일 터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대로, 민심의 이반이 일어나게 만든 것은 조원진·홍문종 대표를 비롯한 진박들의 전횡이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부당했다는 명제가 참이라면, 부당한 탄핵을 가능하게 한 정치 환경을 조성한 두 대표의 책임은 더더욱 커지는 셈이다.

친박의 전횡은 박 전 대통령을 영어(囹圄)의 몸으로 만드는 출발점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다시 박 전 대통령을 석방시킬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며 지지를 요구하고 있다. 영원히 끊어지지 않을 패러독스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이 부당했다는 주장의 합리성은 차치하더라도, 우리공화당이 ‘박근혜를 위해 우리를 지지해 달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입장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자유한국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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