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은 노동자를 어떻게 길들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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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은 노동자를 어떻게 길들이는가?
  • 박세욱 기자
  • 승인 2009.12.17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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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복잡하지 않다-골리앗 전사 이갑용의 노동운동 이야기
 

이 책은 이갑용 전 민주노총 위원장의 노동운동에 대한 뼈아픈 성찰의 기록이며,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1984년부터 2009년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노동운동에 대한 기록이다.
 
현대중공업 위원장에서 민주노총 위원장, 울산 동구 구청장을 지내고 현재 현대중공업 해고자로 살고 있는 그는 노동운동의 핵심에서만 알 수 있고, 경험한 이야기들을 통해 진보운동과 노동운동이 왜 위기에 처해 있는 지를 진단한다.
 
저자가 노동운동과 민주노총을 사랑하는 방식은 내부의 문제를 쉬쉬하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드러내 뼈저린 반성을 통해 혁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구청장의 경험을 통해 노동자 정치의 예를 들어주고 있고, 노동운동가들이 어떻게 자본에 의해 명멸해가고, 자본은 어떻게 노동자들을 길들이는가에 대해서도 실명비판을 통해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저자 이갑용>

그는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해병대를 제대하던 1981년 5월 말, 광주에서 강제로 징집돼 온 장기하사들에게 “작년에 광주 빨갱이 놈들 때문에 날마다 비상근무 서느라고 잠도 못 자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느냐”며 애먼 분풀이를 하던 반공 청년이었다.
 
노동조합을 하면서 ‘광주 사태’가 아닌 ‘광주 항쟁’임을 알게 되었고, 그날의 부끄러운 분풀이를 사죄하고자 열심히 노동운동을 하고 있다.
 
1984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1987년 노동조합을 만난 이후 대의원, 교섭위원, 운영위원, 사무국장, 비상대책위원장, 위원장까지 노동조합의 공식 직책을 차례차례 밟으며 노동운동가로 단련됐다.
 
비공식 학습이나, 지하 서클의 이념 교육을 받지 않은 탓인지, 소련 사회주의가 몰락했을 때도 충격 없이 노동조합 일에만 집중했다. 1998년 민주노총 위원장을 한 후, 2000년 국회의원 후보로 나왔다 떨어졌고, 2002년에는 노동자 출신으로는 최초로 구청장(울산 동구)에 당선됐다.
 
늘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는 징크스가 있는데, 안정되게 임기를 채울 줄 알았던 선출직 구청장 자리마저 2004년 공무원 노조에 대한 징계를 거부해 중도사퇴 당한다.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상도 출신 가부장의 화신이었다가, 사나이들의 세계야말로 의리가 아닌 권력과 이권에 의해 움직여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걸 어떻게 드러내서 바꿔볼까 궁리하고 있다.
 
권력을 위해 이합집산하는 민주노총의 정파 조직들을 혹독히 비판한 대가로 별명처럼 ‘외로운 늑대’로 살고 있다. 외롭지만, ‘유연한 좌파’나 ‘부드러운 직선’ 보다, 그냥 ‘좌파’와 ‘직선’인 삶을 좋아하며, 자본주의에서 사는 한 언제나 싸움은 현재 진행형일 뿐, ‘후일담’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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