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 ´약´팔고 ´술´파는 마케팅… 국민건강은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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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 ´약´팔고 ´술´파는 마케팅… 국민건강은 뒷전?
  • 김신애 기자
  • 승인 2012.06.29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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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알피코프, 위스키, 데킬라 판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신애 기자]

국민의 건강을 생각하는 의약품 제조·판매 회사 ‘알피코프’가 한쪽에서는 의약품을, 한쪽에서는 술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유명 제약회사 ‘대웅제약’의 계열사인 알피코프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각종 주류를 함께 판매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에는 대웅제약이 한 주류회사와 함께 술과 간장약 공동마케팅을 추진해 ‘술주고 약주는 꼴’이라는 비난을 받은 바 있어, 이번 계열사가 직접 술을 판매하는 것이 확인 됨에 따라 다시 한 번 윤리적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의약품 판매 회사가 술을?

 
알피코프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과 대치동에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오픈한 ‘윈(Win)카페’는 삼성동 대웅제약 신관 1층에 위치했다. 국순당 건물 바로 건너편으로, 국순당은 지난 2009년 대웅제약이 ‘술-간장약’ 공동마케팅을 함께 추진한 곳이다.

윈카페는 깔끔하고 캐주얼한 분위기로 대웅제약 직원들은 물론 외부인도 자주 찾는다. 2개의 미팅룸이 있어 인근 회사의 단체손님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페에서는 커피, 티, 주스 등의 음료는 물론 샌드위치, 피자, 파스타 등 식사도 제공된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지나면 각종 ‘술’도 등장한다.

윈카페의 진열장에는 와인이 빼곡하게 진열돼 있다. 이밖에 카스, 하이트를 비롯한 각종 수입맥주와 발렌타인, 조니워커, 글랜피딕 등 위스키도 찾아볼 수 있다. 모듬 과일, 마른 안주, 골뱅이 소면, 번데기탕 등 일반 호프집에서 안주거리로 먹는 메뉴도 총 집합했다.

알피코프가 운영하는 카페는 이곳 뿐만이 아니다. 삼성역에서 대치동 방향으로 약 500m 거리에 카페M(구 살롱드칼라스)이 위치한다. 사실 윈카페는 카페M의 2호점 격이다. 카페M은 편안한 공간에서 음악, 영상과 함께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레스토랑이다. 윈카페 지하에도 베어홀 이라는 소규모 공연장이 있지만 카페M은 이보다 고급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다.

카페M은 일정에 따라 라이브 공연이 있고 지하에는 51석 규모의 전문 공연장이 마련돼 있다. 공연 무대, 시설, 조명은 물론 와인과 인테리어까지 최상의 수준이라 입소문을 타면서 이미 강남 일대 음악 마이아 사이에는 잘 알려진 곳이다.

각종 음료와 파스타, 스테이크 등 식사도 제공되지만 무엇보다 이곳의 메인은 와인이다. 국가별, 품종별 300여가지의 와인이 구비돼 있고, 가격대는 6만원부터 30만원대 까지 다양하다. 사전에 고객이 원할 경우 리스트에 없는 와인을 구해 주기도 한다. 이밖에 맥주와 위스키도 있고, 오후 9시 이후에는 Bar 이용과 안주 서비스도 가능하다.

당초 카페M은 2006년 9월 살롱드칼라스라는 이름으로 대치동에 문을 열었다. 당시 살롱드칼라스는 대웅상사가 운영했다. 대웅상사는 의료기기 제조·판매 및 수출입을 주 사업으로 한 회사다. 이후 카페 명칭은 카페M으로 바뀌었고, 지난 2월 알앤피코리아가 대웅상사를 흡수합병, 알피코프로 출범하면서 대웅상사에서 카페M을 운영하는 외식사업부를 고스란히 가져온 것이다.

국민건강보다 ‘돈 버는게 더 중요’한 대기업 심리?

윈카페와 카페M을 운영하는 알피코프의 김지형 대표는 대웅제약의 지주회사인 (주)대웅의 부사장이고, 알피코프(당시 알앤피코리아)는 지난해 말 기준 (주)대웅과 윤재훈 대웅제약 부회장이 각각 80%,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시사오늘>은 알피코프와 대웅제약 측의 입장을 알기위해 전화연결을 시도했지만 대웅제약 측은 “사안과 관련 법적대응을 준비중이어서 할 말이 없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대웅그룹의 자회사인 대웅제약과 알피코프는 서로 계열사 관계에 있지만 언론홍보 등 역할은 사실상 대웅제약이 모두 담당하고 있다. 

한편, 대웅제약은 지난 2009년  국순당과 손을잡고 술과 간장약 공동마케팅을 추진해 빈축을 샀다. ‘백세주’ 판촉물인 업소용 물통 4만개에 대웅제약의 ‘우루사’가 제공하는 제품소개 등을 담아 서울 강남 오피스 상권과 부산, 대구 등 전국의 주요상권 3100여개 주점에 배포할 계획이었다.

두 회사는 ‘백세주와 우루사 윈윈 전략으로 불황을 넘는다’는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에 “제약업체가 술 회사와 손잡고 ‘병주고 약주는’식 판촉을 기획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쇄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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