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전기차 등쌀에 눈물 짓는 ‘머슬카’…생사기로 놓인 ‘카마로·머스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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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전기차 등쌀에 눈물 짓는 ‘머슬카’…생사기로 놓인 ‘카마로·머스탱’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2.08.03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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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머슬카 상반기 판매량 277대 그쳐…전년 대비 반토막 등 감소세 뚜렷
전기차 시대서 고성능 내연기관 관심 소멸…전동화 변신 또는 단종 갈림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미국산 머슬카인 쉐보레 카마로SS와 포드 머스탱의 올해 상반기 합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2.3% 감소한 277대로 집계됐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미국산 머슬카인 쉐보레 카마로SS와 포드 머스탱의 올해 상반기 합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2.3% 감소한 277대로 집계됐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머슬카의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친환경차와 SUV 모델만이 인기를 끄는 시장 분위기 속에서 터프한 미국산 이미지를 자랑해 온 머슬카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배기량·고성능 특성이 오히려 고유가, 친환경 시대 내 역풍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미국산 머슬카인 쉐보레 카마로SS와 포드 머스탱의 2022년 상반기 합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2.3% 감소한 277대로 집계됐다. 직전 하반기 판매량인 369대와 비교해서도 24.9% 줄어든 수치로, 지속적인 판매 감소세가 뚜렷하다.

차종별로는 카마로SS가 66대 판매되며 오름세를 보인 반면, 머스탱의 부진은 심화됐다. 머스탱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난 211대에 그친 것으로 확인된다. 그나마 카마로SS가 선전했지만, 판매 규모가 워낙 작아 머슬카 시장의 전반적인 부진 흐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머슬카의 입지 약화 배경에는 고유가에 따른 유지비 부담이 우선 꼽힌다. 머슬카는 럭셔리 브랜드의 스포츠카를 대신하는 대체재 성격이 강한 만큼, 고객층 역시 가격과 유지비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는 업계의 중론이다. 일례로 머스탱부터가 올해 8기통 5.0 고배기량 엔진을 장착한 GT 모델의 수요 감소를 겪었다.

SBS 월화드라마 ‘사내맞선’에 등장하는 포드 머스탱의 모습. ⓒ 포드코리아
지난 4월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사내맞선’에 등장한 포드 머스탱의 모습. ⓒ 포드코리아

친환경 트렌드에 반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눈치다. 친환경 전동화·전기차 모델이 급격히 확산되는 시점에서 고성능의 내연기관 모델에 대한 시장 관심과 주목도 자체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기름 먹는 하마' 등 머슬카의 단점만이 더욱 부각되는 현실이란 것이다. 머슬카의 강점인 달리는 즐거움마저 전기 모터를 통해 즉각적으로 최대 토크를 발휘하는 전기차에서 누릴 수 있게 됐음도 위기를 부추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산 모델 중에서는 머슬카에 가장 가깝다고 볼 수 있는 기아 스팅어의 입지마저 불안한 모양새다. 스팅어는 고객들 사이에서 '현실의 스포츠카'로 자리잡아 왔지만, 신형 전기차와 우수한 공간활용성을 자랑하는 SUV 모델들에 밀리며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판매량도 1173대로, 전년 동기 대비 36.7%나 줄었다. 단종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업계는 머슬카 모델들이 이미 전동화 전환을 통해 살 길을 모색하거나, 단종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머스탱의 경우에는 전기차 버전의 머스탱 마하-E를 북미와 유럽 시장에 판매 중이며, 국내 도입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카마로SS는 올해 물량을 끝으로 국내 단종 조치가 취해질 예정이다. 카마로SS는 쉐보레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머슬카는 매니아 층에 한정된 적은 수요로 인해 브랜드 입장에서도 큰 중요성을 갖지 못했다"며 "더욱이 소비 양극화로 인해 프리미엄, 하이엔드 급의 스포츠카로만 수요가 몰린다. 머슬카는 고유가와 친환경 시대의 가장 큰 피해자로 볼 수 있다. 이제는 전기차가 아니면 시장의 관심을 끌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진단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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