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조주의자가 된 유시민 작가의 청년정치 인식을 비판한다 [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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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조주의자가 된 유시민 작가의 청년정치 인식을 비판한다 [특별기고]
  • 박한울 민주당 혁신위원회 전문위원
  • 승인 2023.06.13 17:57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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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한울 민주당 혁신위원회 전문위원)

유시민 작가가 또다시 더불어민주당의 청년 정치인들을 비판했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비판하고 나서 두 번째다. 비판의 주요 내용은 ‘이념’ 없는 청년들이 ‘반성’과 ‘성찰’을 요구하는 기자회견밖에 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나는 유시민 작가를 진심으로 좋아했다. 아직도 그의 현란한 말솜씨는 진보 진영의 중요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조언은 별로 들을 게 없다. 너무나 교조적이며 언론, 검찰 탓을 하지 않으면 아무런 비평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상이 변했다. 언론 환경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됐다. 유튜브, SNS가 발달하면서 기성 언론의 악의적 프레임에 대항할 수 있는 수단이 많아졌다. 악의적인 프레임으로 공격을 시도해도 개인이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그런데도 유시민 작가는 여전히 보수언론의 악마화 프레임을 통해 비평하는 것을 벗어나지 못했다.

검찰에 관한 그의 시각은 완전히 편향됐다. 그가 강조했던 ‘이념 없는 정치는 없다’라는 것을 여실하게 드러내는 분야다. 생각해 보자. 유시민 작가가 2017년 5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윤석열 중앙지검장을 비판한 적이 있던가? 검찰개혁을 그토록 강조했던 문재인 정부에서 특수부 인력을 대거 보강하고, 보수 정치인들을 탈탈 터는 행위에 대해서는 유시민 작가는 줄곧 침묵했다. 아니, 윤석열 중앙지검장이 더 가혹하게 수사하길 바랐다. 그랬던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지명 이후 벌어진 검찰의 만행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격렬하게 비판했다.

유시민 작가가 생각하는 ‘청년 정치’는 현재의 더불어민주당과 매우 닮아있다. ‘내로남불’이 그것이다. 상대의 잘못은 어떻게든 악마화 하지만, 내부의 잘못에는 침묵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하는 일 가운데 합법적 재량권의 범위에 있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것이 하나 있다. 국가의 합법적 폭력기구인 검찰과 경찰을 동원해 야당과 언론을 공격하고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비롯한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다. 대통령은 자신의 이념을 폭력으로 타인에게 강요하고 있다. 헌법 정신을 짓밟고 민주주의 규범을 파괴하는 짓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참모들이 정치적 법률적 책임을 추궁당하는 날이 머지않아 오리라 믿는다”
 
윤석열 정부를 민주주의 파괴자로 규정했다. 나도 매우 동의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적 재량권을 초월하는 행태를 너무나 쉽게 자행한다. 이것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강력하게 목소리를 내지 않아도 내적으로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다수 국민이 가지고 있다. 여론조사 지표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대부분의 조사기관에서 임기 1년밖에 안 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매우 높은 부정 평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유시민 작가에게 하나 묻고 싶은 게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에는 왜 침묵하는가? 그토록 민주주의 제도에 대해 열변하는 그가 막상 정당 내 문제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회피하고 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민주주의를 파괴한다고 주장했다. 상대 집단, 다른 이념을 물리적 폭력으로 짓누른다는 게 주요 논거다. 그러면서 민주당 내 문파, 개딸들의 폭력성은 외면한다. 포퓰리즘에 기반한 대중동원 정치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비판할 것 같지 않다.

이들의 폭력성을 제거하고 당내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이 민주당의 첫 번째 혁신인데, 그런 행동을 용기 있게 결단한 청년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매우 냉혹하게 폄하한다. 민주당 청년 정치인들이 기자회견밖에 할 줄 모른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그 기자회견 자리에 서기까지 수많은 지지자의 비난과 무차별적인 욕설을 감당하기 위한 결단을 내려야만 가능하다. 기자회견에 선 청년들은 누구보다 용기 있고, 주류에 편승하지 않으며, 당에 대한 애정이 가득 찬 사람들이다.

누구처럼 당내 다수 의견에만 맹종하고, 틀린 것에는 침묵하며, 다른 의견을 폄하하는 것보다 훨씬 위대한 일이다. 

유시민 작가는 민주당 청년 정치인들에게 ‘이념’이 없다고 한다. 이미 정당에 가입하고 당직 활동을 하는 이들에게 ‘이념’이 없다는 말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더불어민주당의 이념과 정강에 동의했기 때문에 당적 가입을 한 사람들에게 이념이 없다니? 이게 대체 무슨 궤변인가?

그는 민주당 청년 정치인들이 반성과 성찰 외에 대안이 없다고 한다. 며칠 전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한 양소영 전국대학생위원장의 발언을 들려주고 싶다. 

“현재의 더불어민주당은 올바른 목소리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다른 의견을 수용하고 관용하는 문화는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그러는 사이 한쪽으로 경도된 목소리가 당을 지배하고, 특정 정치인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당내 민주주의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더불어민주당의 혁신은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습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당으로 변화하지 못할 것입니다. 윤리 의식이 부족한 인사에 대해 엄격한 조치를 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양소영 위원장은 확대간부회의에서 명확하게 대안을 내놓았다. 지금 당의 혁신 1순위는 대의원제 폐지 같은 포퓰리즘이 아닌, ‘당내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것이라고 말이다. 나는 유시민 작가가 ‘이정근 돈봉투’를 예시로 들며 정당 혁신으로 대의원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에 경악했다. 이렇게 정당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사람이었다니.

‘이정근 돈 봉투’ 사건의 본질은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의 문제다. 선거캠프에서 고용할 수 있는 실무자는 법으로 제한되어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항상 보는 수많은 선거캠프 사람들은 어떤 존재인가? 대다수가 자원봉사자들이다. 그 자원봉사자에는 일반 당원, 대의원, 고위 당직자가 뒤섞여 있다. 하지만 이들은 자기 돈과 시간을 써가며 일을 해야 한다. 이들에게 합법적으로 일정한 식대와 교통비를 지급할 법적 근거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가? 조그마한 일을 부탁해도 사례를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정당은 어떤 일을 하더라도 법적으로 사례를 지급하지 못하게 돼있다. 문제의 본질을 살펴보지 않고 왜 애꿎은 대의원제 폐지를 거론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나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오랜 시간 대의원 직책을 가졌다. 하지만 한번도 돈 봉투를 받아본 적 없다. 위에서 서술한대로 내 돈과 시간을 써가며 전당대회에서 지지하는 후보의 승리를 위해 자원봉사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지친다. 정당에서 성장하기 위해서 언제까지 열정페이를 해야 하는가? 유시민 작가는 이런 문제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무지한 듯하다.

대의원들이 돈 봉투에 움직이는 존재로 규정했다. 대의원제 그 자체를 악으로 바라본 것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왜 대의원제를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 내 고향인 울산의 전체 권리당원은 2만 명이 채 되지 않는다. 광주에서는 한 지역구에 3만 명이 넘는 권리당원이 있다고 한다. 지역의 권리당원 편차를 보정하기 위한 대의원제가 없다면 누가 전당대회 때 울산으로 선거운동을 하러 가겠는가? 

물론 대의원제에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대의원 선출 과정, 권리당원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비율 반영은 개선해야 할 문제다. 그렇지만 이정근 돈 봉투 사건 해결의 본질은 아니다.

생각해보면 유시민 작가는 정당에서 한 번도 성공적인 정치력을 보인 적이 없다. 그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열린우리당, 국민참여당, 통합진보당의 결말이 어땠는가? 모두 공중분해 되었다. 그는 정당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졌고, 지나치게 경도된 정당주의자였다. 

더불어민주당의 혁신은 앞서 말했듯 정당 내 민주주의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 유시민 작가와 같은 교조주의자가 설파하는 편향된 시선을 제거하는 것이다. 언론, 검찰에 대한 적대감만 강조하며 경제성장, 국민의 보편적 감정에 무관심한 집단은 결코 집권에 성공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모든 것이 언론과 검찰 탓이라는 교조주의자 유시민 작가를 비판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한울 전문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대변인과 정치혁신위원회 전문위원을 겸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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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호 2023-06-18 15:01:19
그런데 이런 인물이 대위원에 있었네요.
왜! 반대하는지 답나왔네!!!!!

ㅇㅇ 2023-06-18 14:50:38
진짜 허접하다 ㅋㅋ 비판한다면서 펼치는 논리가 고작 '내 말이 다 맞는데 너 왜 그러냐??' 수준이니 ㅋㅋ

류종현 2023-06-17 23:02:39
당내 민주주의 회복.....

당원이 주인이 되는것 아닌가요?

대의원이 주인역할 하는게 아니라...

대의원제 폐지는 포퓰리즘이 아니라 위원님이 얘기하는 "당내 민주주의 회복" 아닌가요?

파리 2023-06-17 22:10:30
이렇게 민심, 당심과 동떨어져 있다니..그것도 청년이라는 사람이..민주당의 미래가 어떻게 되려고 이러는걸까? 글내용 중 단 한 부분도 동의 할 수가 없다

ㅇㅇㅇㅇ 2023-06-14 18:46:49
껍데기 뿐인 정년 정치를 비판했더니, 청년정치 기득권을 쥐고 있는 사람이 득달같이 달려나와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