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 패밀리 전기차 시대 왔다…6인승·450km주행 ‘개척자’ 기아 EV9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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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 패밀리 전기차 시대 왔다…6인승·450km주행 ‘개척자’ 기아 EV9 [시승기]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3.06.27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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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플래그십 EV9, 국내 최초 3열 대형 전동화 SUV ‘눈도장’
혁신적 디자인에 2·3열 공간 활용성 극대화…패밀리 EV다워
맥 멀티 서스펜션에 셀프 레벨라이저로 안정감·승차감 높여
실전비 5.1km/kWh, 공인 대비 20%가량 높아…‘新 드림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지난 12일 시승한 기아 EV9의 전면부 모습. 매끈한 면처리와 미래지향적 LED 라이팅이 눈길을 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국내 전기차 시장의 기준점은 기아의 플래그십 전기차 EV9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항속거리를 고려해 준중형 차급 중심으로 신차들이 나왔던 것과 달리, 프리미엄 가치를 기반으로 진정한 패밀리카 차급으로의 교두보를 놨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의 3열 대형 전동화 SUV 모델이란 수식어가 이를 방증한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세그먼트 개척자이자 리더격 모델로 평가받기 충분한 EV9을 지난 12일 만나봤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이란 말은 EV9 앞에선 통하지 않았다. 혁신성이 안겨주는 특별함과 더불어 모두가 꿈꿔왔던 미래지향적인 모든 면을 품어냈기 때문이다.

기아 EV9 후면부 모습. 로봇 집게 팔처럼 보이는 LED 리어 콤비네이션램프가 인상적이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외관부터가 그랬다. 대형 전동화 SUV 타이틀에 걸맞게 웅장하면서도 매끈한 면처리는 단번에 시선을 잡아끈다.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과 스몰 큐브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 LED 주간주행등으로 구성된 전면부는 널찍한 차폭을 심심치 않게 꾸며내며, 미래지향적인 혁신 이미지를 부각한다. 후면은 로봇 집게 팔처럼 보이는 LED 리어 콤비네이션램프가 인상적이다. 21인치 하이퍼휠 역시 그 생김새가 남다르다. 전체적으론 심플한 구성처럼 보이지만, 심심할 틈이 전혀 없다.

실내는 안정감 있는 구성이 돋보인다. 1열은 낮게 깔린 수평형 레이아웃 위에 첨단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 헤드업 디스플레이, 드라이브 모드와 터레인 모드 버튼을 이식한 동그란 스티어링 휠, 컬럼 타입 전자변속 레버 등으로 꾸며졌다. 전방 시야 개방감이 탁월하다. 여기에 마감재들은 리사이클 플라스틱 등을 적용한 소재들로 채워져 큰 의미를 더한다는 게 기아 측 설명이다.

기아 EV9 실내 1열 모습. 수평형 레이아웃에 다양한 첨단 기능들이 집약돼 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여유 있는 공간 속 1열 에르고 모션 시트의 착좌감도 알맞다. 해당 시트는 장시간 운전 시 운전석 쿠션과 허리 부를 알아서 조절해 주고, 허리보호를 위한 마사지 기능까지 자동 활성화해 준다. 2열은 스위블 시트(6인용 시승 차량)의 활용성과 더불어, 충분한 레그룸, 독립 제어 풀오토 에어컨과 냉풍·열선 기능을 통한 편의성을 바탕으로 만족감을 선사한다. 확장형 센터 콘솔과 컵홀더도 편리하다. 시승 중간엔 차 안 2열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는데, 해당 확장형 센터 콘솔을 테이블로 활용해 제법 근사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패밀리 전기차답게 3열 활용성도 제법이었다. 3열 등받이는 파워 시트 기능을 통해 전동 조절이 가능하다. 벽면에는 3열 승객을 위한 컵홀더와 C타입 USB 단자 등을 제공해 1~2열과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성인이 앉으면 다소 타이트하긴 하다. 물론 4인 이상 되는 가족들을 태워야 하는 경우엔 요긴하게 쓰일 수 있겠다. 시트를 풀 폴딩 하면 바로 누울 수 있는 공간도 생긴다. 이불 하나만 깔면 딱일 정도다.

2열과 3열을 풀 폴딩한 모습. 차박 공간으로 더할 나위 없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주행 성능과 승차감도 나무랄 데 없다. 가족 모두가 편안하게 탈 수 있는 차량으로 안성맞춤인 셈이다. 99.8kWh에 달하는 대용량 배터리를 차량 하부에 탑재한 만큼, 저중심의 안정감 있는 주행 질감이 도드라진다. 승차감이 좋을 수밖에 없는 배경엔 후륜 셀프 레벨라이저 기술이 자리한다. 기본형 댐퍼보다 길고 두꺼워 노면 진동과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많은 짐을 트렁크에 실었을 때는 차체가 처지는 것을 막아주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전륜에 적용된 맥 멀티 듀얼 로우암 서스펜션 역시 감쇠력을 높여줘, 차량에 전달되는 여진을 효과적으로 잡아준다. 실제로 국도변 과속 방지턱을 지나거나 노면이 고르지 못한 곳을 지날 때도 불편함이 없다. 진입 시엔 제법 단단한 느낌이 들다가도, 금세 부드러운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다.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받곤 있지만, 이를 몰랐다면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로 최적화된 거동을 선사한다.

 주행 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활성화한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스티어링 휠에 나 있는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통해 스포츠 모드로 바꿔주면, 한층 기민해지는 반응성도 엿볼 수 있다. 전비 및 효율성 향상을 위해 다소 억제했던 넉넉한 힘을 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비현실적인 가속 반응은 최고출력 283kW(약 385마력), 최대토크 71.4kg.m에 달하는 힘에서 비롯된다. 속도 증가에 발맞춰 운전자를 잡아주는 시트 기능은 주행 안정성에 일조한다.

달리는 내내 확인해 본 전비는 운전자 입가에 미소를 절로 번지게 한다. 2.5톤이 넘는 큰 덩치임에도 기대 이상의 높은 효율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시승 차를 받자마자 중간 경유지까지 113.4km를 달려 확인한 전비는 5.3km/kWh에 달했다. 공인 복합 4.3km/kWh 대비 23%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날 4시간에 걸쳐 하남~부여 간 총 206.2km 거리를 달린 후의 전비도 5.1km/kWh가 나왔다. 이 역시도 공인 연비 대비 18% 높았다.

시승 간 전비는 206.2km를 달린 결과, 5.1km/kWh가 나왔다. 공인 연비 대비 18% 높은 수준이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처음 차량을 받았을 당시 클러스터 상의 주행가능 거리는 418km가 도출됐는데, 시승이 끝난 후엔 228km를 더 달릴 수 있다고 나왔다. 190km를 달릴 만큼의 전기를 쓴 셈이다. 실 주행거리가 206.2km임을 감안하면, 16km 거리를 득 본 셈이다. 서울 시내 거리로 따질 경우 광화문에서 서초 양재까지 갈 수 있는 거리로, 결코 적은 수준이 아니다. 실 전비의 우수함이 드러나는 대목으로, 대형 전동화 SUV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유감없이 내보였다. 공인 주행거리는 454km지만, 실제론 490~500km 주행도 가능하겠다.

모든 면에서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선사하는 EV9은 전기차의 역사를 새롭게 쓰기 충분해 보인다. 인류의 역사를 예수님 탄생 전후로 나눴다면, 전기차의 역사는 대형 전동화 SUV인 EV9 출시 전후로 나눠지지 않겠느냔 생각마저 든다. 새로운 친환경 전기차 시대에선 아빠와 가족들을 위한 드림카 선택지로 EV9만 한 차는 없겠다.

시승 중에는 확장형 센터 콘솔을 테이블로 활용, 제법 근사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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