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손잡은 정부…‘국내 AI 산업 육성’ 미명 아래 외국 기업 밀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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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손잡은 정부…‘국내 AI 산업 육성’ 미명 아래 외국 기업 밀어주기?
  • 편슬기 기자
  • 승인 2023.07.14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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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구글 협력 통해 ‘국내 AI 산업 육성 및 미래 인재 양성’
구글 국내 진입 도와주고 국내 AI 산업 등한 시 한다는 지적 잇따라
업계 관계자 “구글 같은 빅테크 아닌 국내 AI 지원·규제 해소 절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구글이 공동 개최한 ‘인공지능 위크 2023’ 행사 모습. ⓒ 구글코리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구글이 공동 개최한 ‘인공지능 위크 2023’ 행사 모습. ⓒ 구글코리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AI 기술 발전을 위한 구글과의 협력을 공식화 했다. 궁극적으로는 국내 AI 산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서라지만, 실상은 외국 기업에 힘 실어주기일 뿐이라는 국내 AI 업계의 비판이 잇따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지난 13일 구글과 AI 기술 발전을 위한 협력에 착수한다고 전했다. 공동연구 추진과 더불어 학술 교류회 및 기계학습(머신러닝) 모델 최적화 연구과제 지원 등 구글의 AI 사업을 적극 돕는다는 방침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국내 기업들의 독자적인 인공지능 모델 개발과 더불어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기술력 향상도 중요하다”며 구글과의 AI 기술 협력 배경을 전했다.

다만 구글과의 협력이 ‘남 좋은 일만 하게 될 것’이라 보는 부정적 시선도 존재한다.

특히 국내 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한 관계자는 “이미 AI 산업으로는 구글이 명백하게 앞서가고 있는 상황에 정부가 구글과의 협력에 발 벗고 나선다면 국내 AI 개발 기업들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것”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연구개발을 마친 후 구글의 태도가 변할 수도 있다. 정부의 지원으로 이득만을 취하고 자사 AI 기술 공개의 범위나 전수 방식을 축소 혹은 변경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시시각각 기술 차가 벌어지는 AI 업계에 정부는 자국의 산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게 더 중요한 것 아닌가”라고 일갈했다.

일례로 구글은 지난해 교육용에 한해 무료 제공하겠다고 밝혔던 클라우드 서비스를 갑작스럽게 유료로 전환, 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던 국내 대학들은 타 서비스를 알아보거나, 데이터 이전에 나서는 등의 촌극을 빚었다.

또한 구글은 구글 플레이 인앱 결제 강제로 26%라는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서비스 가격 인상을 부추겼다. 가격 부담은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됐다. 이러한 사례들을 비춰봤을 때, 과연 정부와 구글의 협력이 업계에 온기와 활력을 전할지는 의문이다.

정부가 업계의 목소리를 듣고도 모르쇠로 나서는 것 역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인공지능 지원 방안에 대해 정부와 기업 간의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를 마련한 바 있다. 당시 과기부 주최로 열린 ‘초거대 AI 기업 간담회’로, AI 개발에 있어 민관의 역량 결집과 초거대 AI 기초 및 원천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는 기업들의 의견이 나왔다.

인공지능은 승자독식 특성이 크고 기술발전 속도가 매우 빠른 분야인 탓에 글로벌 경쟁을 위해서는 △차세대 원천기술 연구 △양질의 데이터 확보 △초거대AI 인재 양성 △국산 AI 반도체 활용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빗발쳤다. 또한 인공지능 연구 개발에 있어 글로벌 기업이 개발한 오픈소스 모델 기반의 엔지니어링만 답습해선 안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같은 기업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과기부는 구글과 손 잡고 국내 진출 발판 마련을 도왔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정부와 구글이 어떤 방식과 조건으로 협력을 하게 될지 정해진 게 없어 말을 꺼내기는 조심스럽다. 다만 기술과 규모 면에서 앞서나가는 구글은 국내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반면 국내 AI 개발 기업들은 온갖 규제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동일한 시작점에서 출발해도 경쟁이 어려울 판인데, 정부가 운동장을 완전히 기울여버렸다. 정말 국내 AI 산업을 키우고 싶다면 기업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떤 점이 해소돼야 하는지 등에 귀 기울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IT, 통신, 전기전자 / 항공, 물류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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