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생태·평등·돌봄 사회로 나아가야” [북악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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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생태·평등·돌봄 사회로 나아가야” [북악포럼]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3.11.0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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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240) 이정미 現 정의당 대표 
“생태위기, 불평등 문제와 직결…해결 키워드 ‘돌봄사회’ 전환”
“대통령제, 한 사람에 권력 집중…거대양당, 적대적 공생관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0월 31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에서 ‘한국 정치와 진보 정당 정의당’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시사오늘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0월 31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에서 ‘한국 정치와 진보 정당 정의당’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시사오늘

21대 국회 298석 중 지역구 1석, 비례대표 5석 총 6석. 정의당의 현주소다. 한때 진보 정치의 새로운 희망이었던 정의당은 선거마다 유권자 지지를 잃는 모습을 보이며 존립 위기를 맞고 있다. 

정의당은 최근 녹색당과의 선거연합정당 추진을 결정하며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앞으로 정의당이 가고자 하는 길은 어떤 길일까. <시사오늘>은 10월 31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을 찾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말하는 ‘한국 정치와 진보 정당 정의당’에 대해 들어봤다. 

이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생태’ ‘평등’ ‘돌봄’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강조했다. 

“기후 재앙 위기는 힘없는 이에게 가장 먼저 닥친다. 폭염에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보면 거리에서 더위 속에서 일하는 배달 노동자, 건설 노동자, 에어컨이나 선풍기 한 대 없이 사는 쪽방촌 노인,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는 이주 노동자다. 폭우가 쏟아지면 반지하 거주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본다.”

이 대표는 “생태 위기는 불평등 위기와도 직결됐다”며 “불평등을 해결하고 평등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소멸, 여성 문제, 지역소멸과 떼어놓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기후 위기 등에 대한 불안은 느끼지만, 성장을 멈출 수도 없는 사회에서 ‘돌봄’이 문제 해결에 중요한 어젠다가 돼야 한다고 봤다. 

그는 “중앙에서 아래로 꽂히는 복지 행정으로 사람을 제대로 돌볼 수 없다는 불충분함이 입증된 게 세 모녀 사건 사례”라며 “자치단체 안에 촘촘한 돌봄 구축망을 형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돌봄 구축망이 생길 때, 사람과 환경을 돌보는 새로운 영역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서구 근대화 과정에서 ‘관계 맺는 공동체’ ‘사회적 관계’와 같은 인간관이 많이 파괴됐다. ‘개인’이 등장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인간관 때문에 우리 사회가 상당히 불행해졌다. 우리 모두 태어날 때부터 누군가의 돌봄 속에 살아왔다. 사회 서비스라는 협소한 영역에서만 ‘돌봄’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돌봄 사회’를 ‘인간공동체의 지향점’으로 생각을 전면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0월 31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에서 ‘한국 정치와 진보 정당 정의당’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시사오늘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0월 31일 북악정치포럼 강연에서 현 대한민국 정치 사회에서 대통령제와 양당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 시사오늘

이 대표는 22대 국회에서 기후 위기가 주류 담론 중 하나가 되기 위해선 현재의 양당 중심 정치 구조를 다당제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그는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한 대책을 고민해야 하는데, 국회에선 그런 논의가 주류 담론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국회 기후특위는 입법권조차 없다. 위험하단 문제의식만 말할 뿐 어떻게 시스템으로 제어할지에 대한 논의는 적다”고 짚었다. 

이 대표는 “우리가 직면하는 위기에 ‘이런 대안도 있으니 논의해 보자’라고 말할 수 있는 정치체제가 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며 현 대통령제와 양당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대통령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되다 보니 권력 분점의 기회가 없고 서로가 서로를 밟고 쓰러뜨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구에서 한 표라도 더 받는 사람이 민의 100%를 대표하는 자가 되는 승자독식 구조로 양당 체제도 더 굳건해졌다. 뭘 더 잘해서, 좋은 정책 통해 평가받지 않아도 된다. ‘저쪽이 나쁘다’ ‘저긴 안 되기 때문에 너를 선택한다’는 식의 선택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집권을 목표로 하면서도 진보로서의 기본 사명을 충실히 하며 동의의 폭을 넓히기 위해 열심히 했어야 됐다. 기본소득론까지 터져 나오는 현시대에서 정의당이대안을 제시하는 데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생태’ ‘평등’ ‘돌봄’ 세 가지 키워드 실현을 강조하며 “시민 삶의 이익이 된다면 연합할 수 있는 ‘연합정치 구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단 바람이 있다”며 “여러 위기가 복합적으로 얽힌 상황에서 진영끼리 서로를 무너뜨릴 적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경쟁하며 협력할 수 있는 관계 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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