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號 우리금융, ‘미래사업추진부문’ 말짱 도루묵?…또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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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號 우리금융, ‘미래사업추진부문’ 말짱 도루묵?…또 개편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3.12.11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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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업추진부문 포트폴리오부·미래금융부, 他부문에 재배치
우리금융 핵심과제 非은행권 M&A 추진, 전략부문에서 맡기로
미래금융부도 디지털혁신부문에 흡수…미래사업추진부 위상↓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우리금융그룹 건물 전경. ⓒ시사오늘 고수현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임종룡 회장 체제에서 첫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앞서 임종룡 회장 취임 전인 지난 3월7일 단행된 우리금융 조직개편에 임 회장의 의사가 반영됐다지만, 공식적인 임기 시작 후 첫 조직개편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지지부진한 그룹 M&A 추진 속도감을 높이기 위해 전담부서인 ‘사업포트폴리오부’를 기존 미래사업추진부문에서 전략부문으로 재배치했다. 그러면서 기존 미래사업추진부문 명칭을 성장지원부문으로 변경했다.

기존 미래사업추진부문은 임종룡 회장 취임전 신설된 조직으로, 당시 회장 내정자였던 임 회장 의사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금융 차기 핵심부문으로 꼽혔다. 포트폴리오부 외에도 ESG경영부, 미래금융부를 휘하에 두면서 임종룡 회장의 ‘경영전략 컨트롤타워’로도 불렸다.

그러나 이번 조직개편으로 미래사업추진부문(現 성장지원부문) 영향력은 이전보다 못할 전망이다. 미래금융부는 디지털혁신부문(舊 디지털/IT부문) 아래 미래혁신부로 재편되고 포트폴리오부는 전략부문으로 재배치됐기 때문이다. 대신 기존 전략부문 아래 시너지관리부가 성장지원부문으로 배치됐지만, 기존 3개부를 두던 거대 조직은 알짜배기 부서들을 모두 뺏긴 채 2개부로 줄어들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임종룡 회장 취임후에도 지지부진했던 비은행 M&A 인수 추진에 속도감을 높이기 위한 결단으로 보고 있다. ‘사업포트폴리오부’ 재배치와 아울러 지난 9개월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던 미래사업추진부문 대신 전략부문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임종룡 회장의 의지가 아니겠냐는 시선이다.

앞서 임종룡 회장은 취임 당시부터 우리금융지주의 역할로 ‘전략 수립’을 꾸준히 강조해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성장지원부문에서 M&A 사업과 미래금융부를 다른 부문으로 재배치하고 부문명에 ‘미래’라는 이름을 뺀 건 앞서 3월 단행한 조직개편의 상당 부문을 되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상상인그룹 계열 저축은행인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추진 무산이 이번 조직개편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금융 9개 부문장중 유일하게 교체된 부문장이 미래성장추진부문(성장지원부문)이라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우리금융은 임원 승진인사를 통해 성장지원부문장(부사장)에 송윤홍 본부장을 임명했다.

이처럼 미래사업추진부문 영향력이 감소한 반면, 핵심부서들이 재배치된 전략부문과 디지털혁신부의 위상은 이전보다 크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그룹 조직개편 후 조직도 모습. ⓒ사진제공 = 우리금융지주

먼저 전략부문은 전략기획부 외 포트폴리오부가 배치되면서 우리금융 핵심과제인 M&A를 총괄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부문 재배치에 따른 M&A 추진 과정 단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실무작업을 도맡아온 양기현 부장이 본부장으로 승진하면서 이전보다 더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이 기대되고 있다.

디지털만 주로 담당하던 디지털·IT부문(現 디지털혁신부문)도 미래금융부를 흡수하면서 덩치가 커졌다. 기존 △디지털혁신부 △DI기획부 △ICT기획부 중 ICT기획부만 유지되고 디지털혁신부 는 미래금융부와 일부 기능을 재편해 ‘미래혁신부’로 개편됐다. 이에 따라 현 디지털혁신부문은 △미래혁신부 △금융테크부 △ICT기획부 등 3개부를 두게됐다.

아울러 테스크포스(임시조직) 형태였던 기업문화혁신TF는 ‘기업문화리더십센터’로 확대 개편되면서 그룹 경영진 후보군 육성 프로그램을 전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밖에 기존 전략부문에 속했던 이사회사무국을 이사회 직속 조직으로 분리해 독립성을 더욱 강화했다. 이처럼 일부 부문에 한해 대규모 개편을 진행하는 핀셋형 개편이 이뤄졌지만, 임종룡 회장의 경영방침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의 지주사 경영방침인 △전략 수립 △시너지 창출 △조직문화 혁신 등에 따라 이번 조직개편의 방향을 설정했으며, 조직 슬림화 지속과 함께 대대적 개편보다는 핀셋형 개편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부사장, 전무, 상무로 구분됐던 임원 직위체계를 부사장으로 일원화했다. 구체적으로 상무급이던 성장지원부문장 직위와 상무보급이던 준법감시인을 비롯해 감사부문장, 홍보실장도 부사장 직위로 통일됐다.

이에 따라 부사장 승진 인사에는 △성장지원부문장 송윤홍 △준법감시인 전재화 △감사부문장 정규황 △홍보실장 정찬호(은행 겸직) 등이 이름을 올렸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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