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억 달러 증자…인니·베트남 2억 달러씩
차기 거점 폴란드, 현지 사무소→지점 승격 진행
중동도 주시…‘네옴시티 프로젝트’ 韓기업 지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우리은행이 동남아 3대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부문 수익성을 강화한다. 중장기적 목표로 2030년까지 글로벌 수익(당기순이익)비중 25% 달성을 내세운 가운데 올해 7월 신설된 동남아성장사업부가 주축이 될 전망이다.
25일 우리은행은 본점 5층 시너지홀에서 열린 ‘글로벌 전략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 NO.1 글로벌 금융사’로 도약하기 위한 글로벌 성장전략과 추진과제를 공유했다.
이날 간담회 발표에 나선 우리은행 윤석모 글로벌그룹장(부행장)은 글로벌 전략을 한마디로 ‘선택과 집중’이라고 정의했다.
먼저 우리은행은 각 국가별 현지법인의 자체적인 성장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동남아성장사업부는 인도네시아법인(우리소다라은행)과 베트남법인(베트남 우리은행), 캄보디아법인(캄보디아 우리은행) 등 이른바 ‘동남아 3대 법인’의 성장전략 수립·실행·지원 등을 맡는다. 현재 동남아성장사업부는 부장급을 포함해 직원 9명 수준의 부서다.
윤 부행장은 조직 확성 가능성에 대해 “동남아성장사업부는 현재 동남아 3대 법인 지원을 맡고 있지만, 인도와 방글라데시도 포괄하는 특별 조직이 될 것”이라면서 “디지털 등 전문 분야 인력을 추가적으로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 현지법인별 달성할 목표도 수립했다. 인도네시아법인은 이미 이룬 한국계 은행 1위를 넘어 향후 현지은행 중 상위 10위권 내에 들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베트남현지법인은 외국계 리딩뱅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캄보디아법인 역시 영업범위 확대를 통해 상위 5위권 내 현지은행으로 성장을 꾀하고 있다.
이처럼 동남아 3대 법인을 주축으로 빠르고 안정적인 성장을 통해 ‘세컨드 홈(2nd Home)’으로 삼겠다는 포부다.
우리은행은 동남아 3대 법인의 보다 빠른 성장을 위해 2024년 상반기 중 5억 달러를 증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법인별 증자 규모는 인도네시아 2억 달러, 베트남 2억 달러, 캄보디아 1억 달러로 예상된다.
유 부행장은 법인별 증자규모 격차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수익이 많은 곳에 더 많이 투자하는 효율적 자본배분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앞서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강조한 우리금융은 글로벌 부문에서도 지역별로 맞춤 영업전략을 추진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주요 산업도시 내 현지 우량 수출기업을 겨냥해 매입외환 및 여신거래를 활성화한다. 방글라데시에서는 기업금융전담역(기업RM) 및 우수 심사인력 확충으로 현지 유망산업 상위기업을 대상으로 마케팅도 진행한다.
글로벌 진출 지역 확대도 추진 중인 가운데 차기 거점으로 폴란드와 중동을 겨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은행은 기존 설립된 폴란드사무소를 지점으로 격상시킬 계획이다.
유 부행장은 “기존 우리은행 폴란드사무소는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자금조달과 중계 서비스 등으로 영업력을 확대해오고 있는 가운데, 폴란드가 ‘K-방산’ 전초기지로 급부상하는 등 시장 상황에 따라 기존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승격 과정을 진행 중인 우리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폴란드 현지에 비(非)유럽 연합 국가의 금융기관 설립 사례가 부족하지만, 현지 금융감독당국이 지점 승격에 대해 우호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중동지역은 바레인과 두바이 2개 현지 거점을 중심으로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한국기업들의 금융지원을 맡겠다는 포부다.
우리은행은 네옴시티와 직접 관련히 있는 대규모 신디게이트론 등 인프라금융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부행장이 강조한 ‘선택과 집중’ 전략은 브라질법인과 러시아법인, 중국법인 등 소위 ‘아픈 손가락’으로 분류되는 실적 부진 해외법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윤 부행장에 따르면 우리은행 러시아법인은 여신 규모는 기존보다 3분의 1로 축소하고 제한된 범위 내에서 리스크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부동산 문제가 최근 불거진 가운데 관련 리스크가 확대됨에 따라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이에 대해 윤 부행장은 “현재 중국법인이 가지고 있는 여신은 97% 이상이 전부 담보를 가지고 있다”면서 “(부동산 문제로 인한)중국 경제의 영향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충분히 관리할 만한 수준으로 보며, 현재 (리스크를)관리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윤 부행장은 실적부진에 허덕이는 브라질법인에 대해 상당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브라질법인은 현재 실적이나 진출 현황 등이 좀 미미한 편인데, 브라질 화폐가치가 지난 10년간 절반 정도 이상 평가절하된 상황이라 (이제는 더이상)매력적인 시장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이제는 결정을 해야되는 그런 시점에 와 있다(이렇게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법인 축소나 사업 재편, 부진이 이어질 경우 법인 정리까지 다양한 가능성을 얼어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한편, 우리은행은 1968년 시중은행 최초로 동결지점을 개설한 이래 올해 해외진출 55년째를 맞아 현재 24개국 466개 글로벌 영업점을 구축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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