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發 영업손실 늘어난 ‘신세계건설’…이마트가 구세주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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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發 영업손실 늘어난 ‘신세계건설’…이마트가 구세주될까
  • 정승현 기자
  • 승인 2024.02.13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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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영업적자 1878억…작년 4분기만 917억 손실
대구 미분양율 75% 상회…대손 추가 반영 가능성
이마트 계열사 지원 여부 열쇠…유동성 확보 만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승현 기자]

신세계건설 CI. ⓒ신세계건설
신세계건설 CI. ⓒ신세계건설

신세계건설이 지난해 1900억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대구지역에서 분양성적이 저조해 손실이 커졌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2023년 매출이 전년대비 소폭 증가한 1조5026억원으로 나타냈지만 영업이익은 187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120억원의 손실을 낸 2022년보다 심화됐으며 4분기에만 917억원이 늘었다.

이처럼 신세계건설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원인으로는 미분양이 꼽힌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과 한국기업평가(한기평)은 지난해 11월 신세계건설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두 기관 모두 분양실적 부진과 원가 재산정 등으로 인한 영업적자 확대를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신세계건설이 벌인 대구 주택사업 4곳 가운데 죽전동 ‘빌리브 메트로뷰’를 제외하고 △본동의 ‘빌리브 라디체’ △칠성동 ‘빌리브 루센트’ △수성4가 ‘빌리브 헤리티지’ 등 3곳에서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이들 모두 미분양률이 75%를 넘겼다.

대구지역의 미분양 추이를 볼때 이들 사업장의 분양 부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말 발표한 주택통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한달간 대구와 경북도의 미분양 물량은 1만245호와 8862호로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미분양 5만2458호중 19.5%와 16.9%를 차지한다. 대구의 경우 전월보다 0.3% 감소했지만 경북은 29.2% 증가했다.

이들 사업장이 초래할 영업손실은 앞으로도 늘어날 여지가 크다. 한기평이 지난 7일 내놓은 ‘비우호적 업황에 따른 각 사별 리스크 진단’ 후속 Q&A 자료에 따르면 이들 3곳의 도급액은 총 3300억원 규모인데 지난 3분기까지 반영된 대손이 365억원이지만 추가 대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기평은 지난 7일 “신세계건설이 저조한 분양으로 인한 대손 반영 및 그에 따른 신용도 변동의 첫번째 사례”라며 “향후에도 신세계건설과 같은 사유에 따른 신용도 변동이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우발채무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기평에 따르면 책임준공 조건부를 제외한 우발채무 규모는 지난해 12월 기준 1340억원이다. 이중 서울 목동 KT부지 개발은 아직 브릿지론 단계에 머물러 있고 연신내동 복합개발사업은 오피스텔 미분양이 72%가량이어서 920억원의 우발채무 유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같은 악재 속에서 이달초 만기로 PF리스크를 확대시킬 것으로 우려됐던 구 포항역 개발사업(채무 1700억원 규모)은 만기 연장과 추가 유치로 일단 수그러들었다.

지난 5일 공시에 따르면 해당 채무는 2025년 2월4일로 만기가 연장됐고 채무 규모는 2000억원으로 300억원 늘어났다. 이전에는 채무인수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 조건으로 책임 착공이 명시됐지만 만기 연장후에는 자금 보충 의무로 바뀌었다.

앞으로 신세계건설이 격랑을 헤쳐나갈지 여부는 이마트의 지원에 달려있다. PF사업 재구조화와 경공매 등으로 부실사업을 정리해 나가면 우발채무 해소가 가능하지만 미분양을 해결해야 대규모 영업적자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신세계건설은 위기 대응을 위해 그룹 계열사를 통한 자금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달 25일 이마트가 지분 100%를 보유한 신세계영랑호리조트와 합병을 마치기도 했다. 이에따라 신세계건설은 650억원가량의 자금 여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합병으로 신세계건설에 대한 이마트 지분은 42.7%에서 70.46%로 확대됐다.

자금조달을 위한 사모사채의 일부도 계열사가 인수해줬다. 신세계건설은 지난달 19일 이사회를 통해 신세계아이앤씨에 사모사채 600억원을 발행하는 안을 승인했다. 지난달 29일부터 3달 간격으로 300억원, 150억원, 150억원씩 3회 발행하며 만기는 27개월이다. 이에더해 금융권으로부터 사모사채 1400억원을 조달했다. 이중 700억원어치가 지난달 29일 2년 만기로 발행됐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추가 자금 필요시 보유 자산 매각을 포함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신세계건설의 유동성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유동성 흐름을 상시 모니터링해 필요시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 등 다각적 지원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有備無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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