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일본차…코로나·불매 이전 수준 회복은 언제쯤? [장대한의 데: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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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일본차…코로나·불매 이전 수준 회복은 언제쯤? [장대한의 데:자보]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4.02.23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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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코로나에 3년 간 움츠린 일본차…지난해 38% 회복세로 반등 발판 마련
토요타 5종 신차 투입 효과 입증…렉서스는 효자모델 ES300h 활약 두드러져
친환경차 판매 호조에도 ‘갈 길 먼’ 일본차…불매 이전 수준 판매 회복 속도전
업계도 일본차 성장 전망 낙관…“토요타·렉서스 중심돼 2~3년 내 회복 가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기자가 활동하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통계를 이해하면 좁게는 각 차급별, 모델별 고객 수요와 니즈를, 넓게는 시장 트렌드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데:자보] 코너는 이 같은 맥락에서 기획됐다. 데자보는 '이터로 동차시장 기' 줄임말이다. 자동차 시장의 유의미한 데이터를 찾아, 흥미로운 사실들을 짚어내고자 한다. 〈편집자주〉

일본차 브랜드들이 최근 3년 간의 판매 부진 터널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고 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일본차 브랜드들이 최근 3년 간의 판매 부진 터널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고 있다. 다만 코로나와 일본 불매 등의 악재가 엄습하기 이전의 판매 수준을 따라가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된다. 마냥 기뻐하기엔 이른 상황에서 친환경차 인기를 등에 업고 하이브리드 모델 중심의 판매 확대에 강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2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차 브랜드의 국내 판매량은 2만3441대로, 2022년 대비 38.0% 증가했다. 지난해 수입차 시장 판매량이 4.4% 감소한 27만1034대 수준에 머물렀음을 감안하면, 일본차 브랜드들의 활약은 고무적인 결과로 풀이된다.

브랜드 별로는 렉서스코리아와 토요타코리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렉서스의 지난해 판매량은 78.6% 오른 1만3561대로, 토요타는 35.7% 늘어난 8495대로 각각 집계됐다. 전기차 시장이 주춤해진 사이 하이브리드카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그 수혜를 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대표 모델로는 렉서스 ES300h가 꼽힌다. 해당 모델은 지난해에만 7839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렉서스 전체 판매의 57.8% 비중을 차지했다. 일본차 전체로 따졌을 때도, 그 비중이 33.4%에 달한다. 지난해 일본차 구매 고객 3명 중 1명은 렉서스 ES300h를 선택할 정도로 인기를 누린 셈이다.

토요타도 '멀티 패스 웨이' 전동화 전략을 앞세운 하이브리드 신차 5종 투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해 1월 새로 부임한 콘야마 만나부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확실한 반등세를 이루며 자신감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2022년 6259대 수준까지 떨어졌던 판매량은 지난해 8495대로 치솟았다.

토요타는 지난해 기존 인기 모델인 △라브4 하이브리드(2475대) △캠리(1866대) △시에나 하이브리드(1659대)가 굳건한 수요를 유지했다. 여기에 △크라운(754대) △알파드(502대) △하이랜더(322대) 등 다양한 신차들이 순증 효과를 보태며 실적 확대를 도왔다. 덕분에 올해는 5년 만에 '1만 대 클럽' 재가입을 이룰 수 있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자동차전문기자협회 2024 올해의 디자인, 올해의 하이브리드 크로스오버 수상한 프리우스, 한국토요타자동차 콘야마 마나부 대표이사의 모습. ⓒ 토요타코리아

물론 일본차 브랜드들 사이에선 지난해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갈 길이 멀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 불매 운동과 코로나 등의 악재가 발생하기 이전의 일본차 연 판매량은 4만 대를 가뿐히 넘을 정도로 인기를 누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판매량이 2022년 대비 크게 올랐다고는 하지만, 2022년 판매 규모가 1만6991대로 최근 10년 새 최저치였단 점에서 추가 반등 필요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 2018년 기준으로 철수 브랜드(닛산, 인피니티)를 제외한 토요타와 렉서스, 혼다 3개사의 합산 판매량은 3만8070대로 확인된다. 이를 감안하면, 여전히 최소 연 1만 대 이상은 더 팔아야 한다는 셈법이 나온다.

시장 환경 자체는 일본차에 우호적인 분위기다. 지난해 수입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규모는 9만1680대로, 2022년 대비 23.5% 올랐다. 하이브리드카는 친환경 트렌드와 맞물려 수입차 시장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차 브랜드들도 올해 인기 하이브리드 모델 중심의 판매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토요타는 연내 캠리 하이브리드 완전변경 모델을 선보이고, 지난해 말 선보인 프리우스 완전변경 모델의 신차효과를 지속하는 데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중 프리우스는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가 주관한 '2024 대한민국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2관왕(올해의 하이브리드 크로스오버, 디자인)에도 오르며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렉서스는 효자 모델인 ES300h의 견고한 판매 흐름을 이어가는 데 집중한다. 올해 1월 첫 출발은 성공적이다. ES300h는 BMW와 벤츠 사이에서도 수입차 1월 기준 판매 4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인기 모델의 저력에 힘입어 토요타와 렉서스는 지난 1월 각각 786대와 998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2~3배 가량의 증가세를 이뤘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2024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올해의 하이브리드 세단’ 부문을 수상한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모습. ⓒ 혼다코리아

혼다코리아의 경우에는 지난해 55.9%의 판매 감소율을 보이며 일본차 중 나홀로 부진했지만, 올해 본격 만회에 나선다. '2024 대한민국 올해의 차-올해의 하이브리드 세단'으로 선정된 어코드 하이브리드 모델을 전면에 내걸고 프로모션에 돌입하는 등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신차 부재 부담을 안고 있긴 하지만, 상품성을 입증받은 CR-V와 어코드 하이브리드 모델 등의 판매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도 하이브리드카 시장 성장은 지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하이브리드카 시장의 오는 2030년까지 연 평균 성장률은 7.3%로 추산됐다. 

업계는 이같은 시장 흐름을 고려해 일본차 브랜드들의 판매 확대세가 지속될 것이란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년 내 불어올 전기차 대중화 흐름을 막을 수 없겠지만, 그전까지 하이브리드카 시장의 성장세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전기차 시대로의 과도기 과정이 길어지면서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시장 전망은 밝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 역시 "중저가 전기차가 나오더라도 경쟁력을 제대로 갖추려면 3~4년 이상을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최고 수준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갖고 있는 일본차, 특히 토요타와 렉서스의 약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올해는 아니더라도 2~3년 내 온전한 판매 회복을 이룰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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