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성장세 '디지털 보험사'의 뒤안길…문제는 적자야
스크롤 이동 상태바
가파른 성장세 '디지털 보험사'의 뒤안길…문제는 적자야
  • 우한나 기자
  • 승인 2024.03.25 17: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카오페이손보, 운전자보험 1주일만 1만명
캐롯, 퍼마일車보험 2월 기준 누적 170만건
매출은 증가 추세지만 흑자 기록한 곳은 없어
인력·시스템 등 계획된 비용 투자 발생 단계
“사용자 기반 갖춰지면 수익구조 따라올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하나손해보험·신한EZ손해보험·캐롯손해보험·카카오페이손해보험·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CI. ⓒ각 디지털 보험사
하나손해보험·신한EZ손해보험·캐롯손해보험·카카오페이손해보험·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CI. ⓒ각 디지털 보험사

디지털보험사들이 비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상품판매를 가속화하며 고객수, 매출 등에서 양적성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보험사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디지털보험사로는 하나금융그룹이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해 설립한 하나손해보험과 신한금융지주가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해 설립한 신한EZ손해보험, 통신판매전문보험회사로 운영되는 디지털손해보험사로 캐롯손해보험,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있다. 또한 국내 유일 디지털 생명보험사로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 있다.

디지털보험사는 비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모형을 갖는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과 캐롯손해보험은 CM채널 판매비중을 90%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하나손해보험의 비대면 채널 비중은 2022년 73.3%로 특히 CM채널 비중은 2020년 9.7%에서 2023년 3분기 16.2%까지 증가했다.

또한 디지털보험사들은 디지털기술을 바탕으로 일상과 관련한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을 출시하거나 소비자의 편의성을 제고하는 부가가치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례로 하나손보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필요할때마다 간편하게 가입하는 1일 단위의 자동차보험 및 레저보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귀가안심보험 등 실생활과 밀착된 간단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신한EZ손보도 운전자, 아웃도어, 자전거, 금융, 골프, 국내여행 케어 등으로 구성된 라이프케어 레저보험을 출시한 바 있다.

캐롯손보와 카카오페이손보는 사물인터넷이나 애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부가가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캐롯손보의 경우 주행거리 측정을 위한 캐롯플러그를 이용해 상품을 판매하고 보험가입 절차를 간편하게 하는 앱도 출시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비행기 지연시 알림을 제공하거나 카카오톡을 이용해 소비자가 쉽게 피보험자를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디지털보험사들의 고객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페이손보는 운전자보험 판매 개시 일주일만에 가입자 1만명을 돌파했다. 온라인 운전자보험 시장에서 역대 빠른 속도로 이룬 성과다. 특히 카카오톡 추천을 통한 가입자가 전체 계약의 49%를 차지할 정도로 플랫폼을 통한 빠른 입소문이 강점이다.

캐롯손보 퍼마일자동차보험은 지난 2월 기준 누적 가입 170만건을 돌파했다. 퍼마일자동차보험이 첫선을 보인 2020년 2월이후 만 4년만에 달성한 쾌거다. 퍼마일자동차보험의 지난 1월 기준 재가입률은 91.5%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도 올 1~2월 실적 마감 기준으로 신규 계약 건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41% 증가했다. 특히 보장성 보험 비중이 증가했다. 고객의 상황에 맞춰 쉽고 편리하게 보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보험진단서비스인 ‘바른보장서비스’ 시스템을 개선하고 DIY 형태의 ‘내게맞춘건강보험’ 상품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대신 문제는 디지털보험사중 지난해 흑자를 기록한 곳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디지털보험사들은 사용자 기반이 보다 확대돼야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디지털 보험사 관계자는 “지금은 인력·시스템·마케팅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계획된 비용 투자’가 발생하는 시기”라며 “단기간에 수익을 창출하는 것보다 사업 초기에는 일상속 위험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생활 밀착형 보험을 통해 보험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가며 사용자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사용자 기반이 갖춰지고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수익구조도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디지털 보험채널이 보험시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정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지털 손보사들은 저렴한 가격과 가입 편리성을 차별성으로 내세우며 인바운드 영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으므로 수익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보험사의 디지털 전환이 매출 및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위원은 “소규모이거나 위험 노출이 낮은 회사가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나갈 수 있도록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보험산업의 다양한 사업모형을 위해 인슈어테크의 소액단기전문보험회사 인가를 통한 시장진입을 촉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실질적인 운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규제 완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보험·저축은행 담당)
좌우명 : 아는 것이 힘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