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승현 기자]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가 최근 시공사 선정을 성공적으로 마침에 따라 여의도 재건축사업이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여의도 재건축사업은 단지별로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업무지구 용도에 따라 종상향이나 용도변경을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앞으로 공공기여 방식과 분담금 계산 결과가 여의도 재건축을 좌우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준주거·상업지역으로 종상향…업무·상업기능 복합

---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여의도 한양아파트 시공사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내세우고 시공비로 입찰당시 설계원안 기준 3.3㎡당 881만원, 대안기준 824만원을 제시했다. 동일평형 세대에 입주하면 100% 환급해 소유주들의 자산 가치를 높이고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약속도 내걸었다.

'여의도 한양' 재건축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주요인은 용도상향이다. 대개의 재건축사업은 주거용도 범위내에서 종상향으로 용적률 상한을 높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한양은 재건축으로 용도를 3종일반주거에서 일반상업으로 바꾸기로 했기 때문이다. 일반상업으로 용도가 바뀌면 법정상한 용적률이 600%까지 올라간다.

이에따라 '한양'은 재건축을 통해 상업기능이 포함된 주상복합 형태로 탈바꿈할 수 있게 됐다. 공동주택 1000세대와 오피스텔 210세대가 들어서며 주거시설뿐아니라 상업시설과 오피스, 문화시설 등을 포함한다. 대신 용적률 상향을 위한 공공기여로 현재 한양상가가 있는 1900㎡ 부지에 신설역사 출입구와 대중교통 환승시설을 기부채납하게 된다.

'한양'이 상업용도로 용도기준을 변경하는 이유는 여의도가 금융의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한양아파트 신통기획 계획원칙으로 △금융중심지에 어울리는 특화주거 및 융·복합적 토지이용 △활기와 휴식이 있는 상업․업무 가로 조성 △신설 역세권 대중교통 연계체계 구축 △도시와 한강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조화로운 경관을 꼽았다.

같은 맥락에서 인근 단지들도 재건축을 통해 준주거 또는 상업지역으로 용도를 상향할 계획이다. 장미·화랑·대교·시범 등 여의도 북동쪽에 모여있는 특별계획 2·4구역은 1·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로 상향해 재건축하고 나머지는 일반상업지역으로 전환한다. 준주거나 일반상업으로 토지용도가 바뀌면 상한용적률이 각각 400%, 800%로 높아진다. 다만 서울시는 여의도 아파트구역에서 일반상업으로 토지용도가 바뀔 경우 600%까지만 높일 것을 권장했다. 시범아파트의 경우 신속통합기획안을 통해 60~65층 2500세대 내외 규모로 지어진다.

지은지 40년 넘어…20년전에도 재건축 추진·무산 나타나

---

여의도 일대 다른 단지들도 재건축 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여의도 아파트들은 1971년 시범아파트를 시작으로 1970년대 입주돼 40년이 넘었다. 여의도 아파트지구는 1976년 지정됐다.

현재 여의도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 18곳중 조합을 설립한 곳은 한양, 공작, 대교, 시범, 광장3~11동, 목화, 삼익 등 7곳이다. 광장1~2동을 비롯한 다른 곳은 안전진단이나 사업추진위원회가 승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

공작아파트는 지하 7층~지상 49층 3개동 570세대 규모로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 업무 ·판매시설을 포괄하는 건축물을 지을 예정이다. 이곳은 단독입찰로 2차례 유찰된 후 대우건설이 수의계약을 통해 지난해 12월 시공사로 낙점됐다.

대교아파트는 지난 1월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뒤 지난 20일 설계안 주민열람을 마쳤고 광장아파트는 지난해 6월 유현준건축사사무소가 설계자로 선정된후 같은해 10월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조합을 설립했다.

오래전에 이미 재건축을 마친 아파트도 있다. 백조아파트와 미주아파트는 2005년 롯데캐슬로 탈바꿈했고, 한성아파트는 여의도자이로 2008년 새로 지어졌다.

대신 최근 공공기여를 두고 서울시와 조합의 의견차가 커 재건축 추진이 더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현행 규정에 따라 용적률을 지구단위계획 기준보다 높여 법정 상한선에 가깝게 확보하거나 용도를 상향해 기준 상한선을 높이려고 기부채납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서울시도 노인돌봄센터 건립을 통한 기부채납을 시범아파트에 제의했지만 조합원들이 반대하며 용적률 조정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현 NH투자증권 부동산 수석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여의도 재건축은 아직 초기 단계로 향후 구체화될 (공공기여를 위한) 기부채납과 초고층 재건축에 대한 시행주체의 원활한 추진 여부와 속도가 사업성을 판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며 “단지별 사업 방식, 실거주 없이 취득이 가능한지 여부, 추정 분담금 수준 등 향후 변수가 다양해 단기보다는 중기 또는 장기간 사업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