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vs 알리 ‘쩐의 전쟁’…이커머스, 요동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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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vs 알리 ‘쩐의 전쟁’…이커머스, 요동친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4.04.03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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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1.45조 투자에 쿠팡 3조 맞불…전국 100% 무료 로켓배송
국내 이커머스 위기감↑…물류 투자 늘리고 셀러 혜택 강화 나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중국계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공습이 거세지면서 국내 이커머스업계도 반격에 나섰다. 특히 쿠팡은 알리익스프레스에 맞대응해 대대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어서 또 한 번의 ‘쩐의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중위권 이커머스 업체들은 출혈경쟁 속 쉽지 않은 생존 경쟁을 이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알리 K-베뉴 판매 상품과 쿠팡 물류 인프라 확충 인포그래픽 ⓒ홈페이지 캡처·쿠팡

 

알리 1조 원대 투자에 쿠팡 3조 ‘맞불’


쿠팡은 최근 3년간 물류 인프라 확충에 3조 원 이상을 신규 투자해 오는 2027년까지 도서산간을 포함, 전 국민 100% 무료 로켓배송을 추진한다.

쿠팡은 오는 2026년까지 경상북도 김천, 충청북도 제천, 부산, 경기도 이천, 충청남도 천안, 대전, 광주, 울산 등 8곳 이상 지역에 신규 풀필먼트센터(FC) 운영을 위한 신규 착공과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다. 광주와 대전은 올해 물류시설 투자를 마무리하고 운영을 시작한다. 부산과 이천 FC는 올 2분기, 김천 FC는 3분기 착공 예정이다. 충북 제천 FC는 올 4분기 착공 계획이며, 앞으로 순차적으로 신규 FC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다.

이 같은 투자 확대를 통해 쿠팡은 전국에 로켓배송 지역을 순차적으로 늘려 2027년까지 사실상 ‘전국 인구 100% 무료 로켓배송’을 목표로 한다. 현재 쿠팡은 전국 시군구 260곳 중 182곳(70%)에 로켓배송을 시행 중이다. 내년부터 ‘쿠세권’이 점차 확대되면서 2027년부터는 약 230여 개 시군구에서 로켓배송이 가능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경북 봉화, 전남 고흥·보성, 경북 의성·영양·청송, 경남 합천 등 고령화(65세 이상) 비중이 40%가 넘는 지역들에 로켓배송이 도입된다. 전남 구례·곡성, 전북 진안·장수·임실·순창, 경북 영양, 대구 군위 등 지방소멸의 마지노선으로 뽑히는 ‘인구 3만 명’이 붕괴된 지역들도 포함된다. 쿠팡은 경남 거창·남해·하동, 전남 화순·함평·영광, 충북 괴산·단양, 충남 청양, 강원 철원 등을 비롯해 행정안전부에서 지정한 여러 인구 감소 지역들에 진출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알리의 한국 물류센터 설립 예고 등 공격적인 투자에 쿠팡이 맞불을 놓은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알리를 운영하는 알리바바그룹이 한국 시장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1조4500억 원의 2배가 넘는 투자를 집행, 확실한 기선제압을 하겠다는 의도다. 쿠팡은 지난 10년간 6조2000억 원 가량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 개 이상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했는데, 이번에 발표한 투자 금액은 연간 기준으로 하면 지난 10년간 쏟아 부은 규모보다 더 크다.

특히 알리가 ‘초저가’를 무기로 신규 소비자를 유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물류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늘려 로켓배송을 확대, 이에 뒤따르는 멤버십 혜택까지 제공해 충성고객을 그만큼 더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G마켓 신규 셀러 물류 지원 강화, 롯데온 수수료 인하 이미지 ⓒ각 사

 

“우수 판매자 뺏길라”…수수료 내린다


알리와 쿠팡 간 전운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위권 이커머스 업체들의 물밑 움직임도 활발하다. 자금력으로 맞서긴 힘들지만, 입점 수수료를 내리고 물류 지원을 강화하는 등 입점 판매자 혜택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는 모습이다.

최근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판매수수료 인하 등을 내세우며 판매자 모시기에 집중하고 있다. 수수료율이 낮아지면 입점에 대한 부담이 낮아지는 만큼 우수 판매자들의 신규 입점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으로 롯데온은 지난 3월 모든 판매자를 대상으로 카메라와 게임기·휴대폰 등 디지털가전 3개 카테고리 판매 수수료를 9%에서 5%로 내렸다. 우수 판매자 확보를 위해 판매 수수료 인하 혜택을 기획한 것. 롯데온은 연내 해당 카테고리 셀러 수를 현재 수준에서 최대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G마켓은 이달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3개월간 스마일배송 신규 가입 셀러를 위한 지원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각종 물류 비용 지원부터 상품 경쟁력을 높여줄 할인 쿠폰 지급까지 총 4종 혜택을 제공한다. 신규 스마일배송 셀러의 물류 비용 부담을 덜고, 초기 판매 촉진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는 최근 알리의 수수료 면제 정책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알리는 한국 상품 판매관인 ‘K-Venue(케이베뉴)’ 입점사의 수수료 면제 정책을 오는 6월까지 지속하고 국내 판매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알리의 입점사 수수료 면제 정책은 지난달 말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쿠팡의 대규모 투자 계획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면제 정책 연장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커머스 기업들의 판매자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서비스도 강화되고 있다. 11번가는 오픈마켓 판매자를 대상으로 하는 자체 풀필먼트(Fulfilment) 서비스 ‘슈팅셀러’를 지난달 20일부터 시행했다. 이는 판매자가 물류센터에 제품 입고만 하면 보관, 포장, 배송, 재고관리, 교환·반품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특히 슈팅셀러는 익일배송이 가능해 판매자는 기존 대비 배송 기간을 앞당겨 배송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생각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자금을 앞세운 쿠팡과 알리가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면서 나머지 이커머스 업체들은 더욱 생존경쟁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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