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감독 강화, 이제는 실천할 때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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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감독 강화, 이제는 실천할 때 [기자수첩]
  • 우한나 기자
  • 승인 2024.05.10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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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의 관리·감독 소홀” 지적 잇따라
행안부→금융당국 감독권한 이관 제기도
‘감독 강화’ 말 대신 행동 보여야 할 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MG새마을금고 이미지. ⓒ연합뉴스
MG새마을금고 이미지. ⓒ연합뉴스

새마을금고의 부실경영을 개선하기 위해 행정안전부가 건전성 관리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새마을금고의 감독기준을 개정해 타 상호금융업권과의 규제 차이를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행안부와 새마을금고가 경영혁신안을 발표하는 등 신뢰회복에 나섰지만 금융사고가 줄지 않자 보다 강화된 규제를 가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잇따른 대책에도 불구하고 불법대출과 유사범행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으면서 행안부의 관리·감독 역량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행안부는 지난해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위기와 올 자산건전성 관리문제에 직면하자 새마을금고 감독 강화 방안을 담은 '새마을금고 감독기준 일부개정안'을 지난 9일 행정예고했다. 핵심은 내부통제 강화다. 

최근 새마을금고는 전직 임원이 중고차 매매단지의 담보 가치를 부풀려 700억원대 불법대출에 가담한 정황이 드러났는가 하면 지난 4.10총선에서는 양문석 경기 안산갑 당선인의 자녀가 새마을금고로부터 편법 대출을 받은 의혹이 제기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또 지난해 6월에는 서울 청구동새마을금고에서 1500억원대 부당 대출이 적발되기도 했다. 

문제는 해당 새마을금고와 새마을금고중앙회, 행안부가 이러한 사실을 1년이 넘도록 모르고 있는 등 내부통제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지난해 발표된 경영혁신안에도 불구하고 불법대출 사기 가담 정황, 정치인 자녀 편법 대출 의혹 등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비난의 화살은 감독기관인 행안부로 쏠리고 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행안부가 예방대책 마련에 소홀하고 유사한 범행이 반복되도록 방치하고 있다”며 행안부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행안부의 부실 감독체계에 대한 지적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문제 해결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그동안 새마을금고와 같은 상호금융기관은 상업금융기관에 비해 다소 느슨한 규제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자산규모 확대, 고위험 대출 증가 등을 고려할 때 지금부터라도 외형과 실질에 맞는 정교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상호금융간 동일 규제 원칙이 적용되지 않을 경우 이에따른 풍선효과로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상호금융기관으로 특정자산이 쏠려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상호금융의 감독기관은 △새마을금고(행안부) △신협(금융위) △농협(농축산식품부) △수협(해수부) △산림조합(산림청) 등 제각각이다.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 보고서에서 “금융시장은 리스크 전파속도가 상당히 빠른 특성이 있어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상호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이 급속히 악화되면 감독기관이 신속히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 차이로 형평성과 불공정 경쟁 이슈가 나오는 만큼 체계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따라 이제는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야 할 때인 것 같다. 만약 앞으로도 새마을금고를 둘러싼 뒷말이 나온다면 감독기관을 행안부에서 금융당국으로 이관하는 초강수를 둬야 하지 않을까.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행안부와 관계기관들이 힘을 합쳐 새마을금고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아울러 새마을금고 자체적으로도 건전성 강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역 밀착형 금융이라는 특성상 지역 금고 차원에서 깜깜이 대출을 하더라도 감독이 쉽지 않은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감독 강화를 넘어 새마을금고의 자체적인 내부통제 강화 등 경영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서민금융기관으로 출범한 새마을금고. 상호금융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본연의 정체성을 되찾길 기대해 본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보험·저축은행 담당)
좌우명 : 아는 것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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