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유류사고 피해보상…삼성 시간끌기(?)에 팔 걷어붙인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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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유류사고 피해보상…삼성 시간끌기(?)에 팔 걷어붙인 국회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3.08.08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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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표, 삼성중공업에 신속 · 적절한 수준의 보상 촉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기름은 사라졌지만 상처는 남았다. 지난 2007년 일어난 태안 기름유출 사고 피해주민들의 이야기다. 가해 당사자인 삼성중공업은 6년째 만족스러운 보상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가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충청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피해 대책위원회(이하 유류피해특위)가 피해보상을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정쟁을 잠시 접어두고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 

▲ 현장을 방문한 국회 태안유류피해대책특별위원회 위원들 ⓒ뉴시스

 특위 출범 … 문제는 보상규모

지난해 19대 국회가 열린 후 6월 천안에서 개최된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충남 보령과 서천이 지역구인 김태흠 의원은 “지도부는 반드시 당내에 특위를 설치해 피해주민들에 귀를 기울이고, 정부가 특별법에 명시된 책임과 의무를 철저히 이행토록 해야 한다”고 ‘서해안 유류피해특위 구성을 제안했다.

이후 국회 본회의에서 구성안이 가결된 유류피해특위는 8월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위원장인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은 같은 당 김태흠 의원과 민주당의 박수현 의원을 간사로 각각 선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특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보상수준을 놓고 벌어진 삼성중공업 측과의 의견차였다. 주민들이 주장한 보상액은 5000억 원이었고, 삼성 측에서 내놓은 액수는 1000억 원 이었다. 특위 회의에 증인으로 참석한 삼성중공업 관계자들은 “(증액을)검토 중이다”, “협의를 통해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특위회의에서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이 '협의체를 구성해 내놓는 안을 무조건 따를 것인가'라는 질문에 삼성중공업 노인식 사장은 “합리적인 판단이 되면 모두 수용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액수에 대해서는 “조만간 답을 내 놓겠다”며 답변을 미뤘다. 

▲ 정부의 유류피해 해결을 촉구하는 태안군유류피해대책위연합회 회원들 ⓒ뉴시스

 허베이법 시행과 ‘정부역할론’

2012년 국회특위가 일괄 폐지될 때 잠시 사라졌던 유류피해특위는 2013년 1월 임시국회에서 명칭을 ‘허베이스피리트호유류대책특별위원회’로 바꾸고, 활동을 재개했다.

4월 소위 ‘허베이법’ 이라 불리는 유류피해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에는 피해보상시기를 앞당기기 위한 특례규정이 신설됐다. 진행 중인 재판을 신속히 처리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이다.

또한 기념사업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국민의 힘으로 국가적 재난을 극복한 것을 기념하고, 교훈을 남기겠다는 취지다. 홍문표 위원장은 “기념사업회를 통해 피해주민과 그 자녀들을 위한 복지사업과 장학사업 등을 벌여 지역의 회복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홍문표 위원장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을 했어야 했는데, 지금까지 정부차원의 위원회가 실질적인 노력을 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박수현 간사도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특별대책위원회는 2011년 1월 이후 개최되지 않고 있고, 해양수산부 장관이 위원장인 조정위원회는 8회중 6회를 서면회의로 대체하는 등 유명무실한 상태다.”라며 “정부가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태안 · 서산이 지역구인 성완종 위원은 7월 2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을 향해 “어떤 경우든 9월 말까지 해결이 되어야 한다”며 “140만명의 피해자가 장관님 말 한마디에 마음을 달랠 수도 분노할 수도 있다. 이를 유념하셔서 강력한 의지를 보여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 삼성중공업의 보상안을 개봉하는 새누리당 성완종 의원(왼쪽)과 같은당 김태흠 의원(가운데)과 민주당 박수현 의원(오른쪽) ⓒ김태흠의원 페이스북

6년간의 줄다리기 ‘결판’낼 수 있나

지난달 23일 삼성중공업이 보낸 보상안이 특위에 도착했다. 밀봉상태로 보내진 보상안은 1일 성완종, 김태흠, 박수현 의원이 대표로 개봉했으나 결국 다시 되돌려 보냈다. 삼성의 보상안에서 제시한 금액이 피해주민들의 보상하는 액수와는 괴리감이 너무 크다는 판단에서였다.

특위 위원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후 협의체를 통해 조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중공업 지역발전기금 출연관련 협의체는 7일 회의를 열고 새로운 최종안을 13일까지 제출할 것을 삼성중공업에 요구하기로 했다.

특위의 활동기간은 공식적으로는 9월 30일까지다. 홍문표 위원장은 “그날까지 보상 및 후속조치에 대한 결론이 날 것으로 생각하고 그 목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특위의 입장을 전했다.

특위기간이 끝난 뒤에도 위원들이 개별적인 활동이 이어질 수도 있다. 민주당 박수현 의원은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는 각오로 유류피해에 대한 완벽한 배 ·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주민들의 건강, 환경복원 상황 등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겠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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