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의 찜찜한 해외 순방…지지율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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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통령의 찜찜한 해외 순방…지지율 ´주목´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3.11.07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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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상승의 견인차 구실 했지만 민심 향방 ´미지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서유럽 순방 중 내치는 들끓었다. 책임 회피 논란이 있는 가운데 순방 후 지지율 향방에 주목해 본다.

6일 오후 2시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NLL대화록 실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공개 소환됐다. 전날은 법무부가 전례 없는 사상 초유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안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두 사안 모두 어느 정도 예고된 일이긴 하나, 정치적으로 큰 파문을 불러올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대통령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사투를 다투듯 처리된 것 자체가 시기적으로 찜찜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들이 많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의원 검찰 소환과 통진당 해산 심판 청구안을 들며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순방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미리 준비됐던 것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특히 문 의원에 대해서는 "검찰은 서면조사로도 충분한 참고인 조사를 위해 범죄 혐의자 다루듯이 공개 소환했다"라며 "정치적 의도가 조금이라도 개입돼 있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상적이지 않다"

곽동수 정치평론가는 한 뉴스에서 통진당의 사태와 관련, "통상 대통령이 나갔다가 들어오면 무슨 일이 터지는데, 박 대통령 경우는 정반대"이라며 "누가 봐도 대통령에 갈 수 있는 부담을 덜게 하려고 시기적으로 맞춘 측면이 있다. 정홍원 국무총리의 지나친 대통령 감싸기 아니냐"고 비판했다.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도 이에 대해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일종의 심기보좌를 한 게 아닌가 싶다"며 "대통령 부재중에 무슨 작전 하듯이 처리한 것처럼 보인 것은 국민들로 하여금 불신을 낳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문재인 의원에 대한 소환 통보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부재중, 부담을 덜 주기 위해 11월 2일 국정감사가 끝났으니까 소환하는 거 아니냐. 뭔가 정상적이지 않다"라고 의아해했다.

▲ 5일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과 마차에 오른 박근혜 대통령.ⓒ뉴시스.

그간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정치적 대형 사건과 묘하게 겹쳐왔다는 점에서 자주 도마에 오르곤 했다.

국정원의 댓글 조작 사건이 불거졌던 지난 5월에도 박 대통령은 미국 순방 중이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노숙 투쟁 및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찍어내기 논란이 한창 일던 9월에도 박 대통령은 러시아와 베트남 순방을 다녀왔다.

이에 따라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내치 문제에는 정치적 거리를 두면서 해외 순방을 통해 국민의 눈을 외부로 돌리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따라 붙었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두고 어떤 일에도 상관치 않는다는 뜻의 오불관언(吾不關焉)이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대통령에게는 골치 아픈 국내 정치에서 벗어나는 일종의 힐링 여행"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소통의 이중 잣대? 
해외 언론 시각은 기대 못 미쳐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대한 씁쓸한 시선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박 대통령은 프랑스의 한 유력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계속 악화하기만 했던 남북 경색을 전환할 수 있는 중요한 언급인데도 불구하고, 한국 언론은 정작 알지 못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국내 소통보다 해외 소통에만 무게감을 두는 게 아니냐는 기우가 잇따랐다. 박 대통령이 국내 언론과 가진 인터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던 데 반해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도 이를 반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취임 이후 박 대통령의 불통 문제는 끊이지 않고 제기돼 왔다. 우리나라의 골치 아픈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되도록 침묵하다시피 일관하거나, 정 해야 할 말이 있으면 국무회의에 기자들을 불러 받아 적게 하는 정도로 그친다는 게 대다수 평가다.

얼마 전 복지 공약 후퇴 논란이 정국을 강타했을 때도 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직접 전하는 담화문 형식을 취하는 대신 국무회의 자리에서 5분가량의 시간을 할애해 간접 사과하는 정도로 그쳐 화끈함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쓴소리를 들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에 대한 해외 언론의 시각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게 일각의 판단이다. 지난 4일 정상추 네트워크의 글을 번역한 한 인터넷 신문 보도로는 영국의 BBC와 르몽드, RFI 등 프랑스 언론들이 박 대통령이 서유럽 순방 중임에도 불구하고 상대국 대통령을 소개하는 글에서 "독재자의 딸", "국정원 스캔들"을 언급하거나 유럽에서 안 좋은 의미로 사용되는 "철의 여인"으로 비유하는 등 부정적 기사를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율 하락세, 해외순방 약효는?

박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10월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국정수행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박 대통령은 전주 대비 0.7%포인트 하락한 56.2%를 기록했다.

이 같은 하락세는 여타 기관의 조사 결과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 예로 모노리서치가 10월 31일 전국 성인남녀 1152명을 대상으로 벌인 정기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지지도는 지난 10월 16일 조사 때보다 5.5%포인트 떨어진 53.9%로 나타났다.

때문에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서유럽 순방이 지지율 상승 국면의 견인차 구실을 해주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하고 온 직후에는 지지율 면에서 크든 작든 상승세를 보였던 까닭이다. 고운 한복을 입고 그 나라 언어로 인사하며 국빈 환대를 받는 박 대통령의 국가 지도자로서의 모습이 눈길을 끌면서 지난 9월 둘째 주 한국갤럽 정례조사 기준 국정수행 지지도는 67%까지 치솟은 적도 있다.

하지만 눈에 띄는 경제 협력 성과가 있지 않고서야, 여러 번 반복되는 해외 순방을 통한 약효가 여전히 클는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또한 통진당 해산 심판 청구부터 문재인 의원 검찰 소환 등 중대 사한 정치 현안이 박 대통령 해외 순방 중에 긴급 처리된 점은 여전히 석연찮은 일이다.

여기에 재점화된 불통 논란까지 일련의 행보를 두고 질책하는 목소리들도 만만치 않다. 소폭 상승은 기대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은 어렵지 않겠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다수를 이루는 이유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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