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강남 좌파'의 진화…정몽준, ´흔들´
스크롤 이동 상태바
심상치 않은 '강남 좌파'의 진화…정몽준, ´흔들´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5.15 1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서 인구 많은 강남3구…강남 표심, 차기 서울시장 결정?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강남 3구에서 박원순 후보가 정몽준 후보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 뉴시스

“박원순 뽑으려고. 내가 강남에서 15년, 서초구에서 5년 살았거든. 이 쪽(강남)은 예전같았으면 무조건 한나라당인데, 좀 달라졌어. 나도 달라졌고."

서울시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에서 20년 동안 살았던 이모  씨(남, 54세)는 6.4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후보에게 한 표 던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강남3구에 거주하며 50대로 적지 않은 나이는 전형적인 ‘보수층’을 대변하는 환경이다. 하지만 그는 박원순을 지지했다.

이 씨는 왜 변했냐는 질문에 “예전 같았으면 한나라당, 새누리당이 무조건 좋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것 같아. 자녀가 있으니까 생각이 좀 현실적으로 바뀌더라고”라고 대답했다.

강남이 변하고 있다. 15일 코리아 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강남권(서초.강남.송파)에서 박원순 후보는 45.6%를, 정몽준 후보는 36.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고학력, 고소득 계층이 많이 사는 강남 사람들이 진보적으로 변하는 것을 두고 ‘강남 좌파’라고 부른다. 강남 좌파라는 용어는 2005년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386세대 인사들의 자기 모순적 형태를 비꼬는 말로 처음 사용했다. 하지만 최근엔 ‘신개념 지식인’을 지칭하는 목적으로 쓰인다.

이처럼 강남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일이 아니다. 지난 2012년 대선 때도 강남 3구에서 문재인 후보는 53.14%를, 박근혜 후보는 46.46%의 득표율을 보여 문 후보가 박 후보를 앞섰다.

이와 관련,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강남3구 사람들이 이젠 무조건 보수 정당만 따른다고 볼 수 없다”고 언급했다.

박 박사는 이어 “강남 3구의 계층을 보면 지식인이다”면서 “이들을 사회적으로 기득권 계층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번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주도층이 가만히 있어선 안된다’, ‘정부를 호되게 비판해야 한다’, ‘양심과 소신을 가지고 심판자 역할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지금 강남 3구는 기존 정파, 계층, 이념 등을 추구하는 낡은 정치에서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려고 하는 내부 갈등이 심하다”면서 “그래서 진보, 보수라고 하기 보다는 합리적으로 소신을 가지고 투표하려는 성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상병 박사의 말대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기 전인 3월, 정몽준 후보의 지지율은 50%를 육박했다. 세월호 참사가 난 후 정부의 대처 미흡이 여당 책임으로 번지면서 정몽준 후보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인구 많은 강남 3구, 서울시장 당선에 가장 큰 영향 끼쳐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후보와 한명숙 후보가 맞대결을 펼쳤다. 당초 15%이상 차이난다던 여론조사는 보기좋게 빗나갔고, 3%가 안 되는 표 차로 오세훈 후보가 당선됐다.

당시 오세훈 후보가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강남3구의 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오세훈 후보는 서울 25개구 가운데 8개구에서만 한명숙 후보를 앞섰다. 다른 지역보다 인구가 많은 강남, 서초, 송파구에서 ‘몰표’를 받아 당선된 셈이다.

이렇듯 인구가 많은 강남 표심이 어디로 향하는지에 따라 서울시장 판도 바뀐다. 때문에 서울시장에 나선 후보들이 강남 3구를 가장 눈여겨 보고 있는 상황이다.

여권 내 한 관계자는 1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사실 정몽준 후보가 박 시장을 상대로 이기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지금 이렇게 강남 3구마저 변하니까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